벤델린.... 앞 못 보는 소녀 발렌티나가 만든 눈사람이다. 착한 눈사람은 천사가 나타나서 자기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자, 발렌티나가 눈을 뜨는 것이 소원이란다. 너무 착하다.... 그러나 천사는 마음만을 들어줄 수 있다고 하는 바람에 마술사 할아버지를 찾아간다. 외롭고 지치고 쓸쓸한 마술사 할아버지의 차가운 마음과 자신의 따뜻한 마음을 바꿔달라는 소원을 빈 눈사람. 어쩜 하는 생각마다 그리 착할 수가 있을까.... 복을 받은 눈사람 덕분에 발렌티나는 눈을 뜨게 되고, 마술사 할아버지도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자신의 눈까지 빼주는 착한 눈사람! 눈사람아 올해는 우리 집에도 놀러 오렴. 참, 우리 아이들과 함께 눈사람을 만들어야 올 수 있겠구나... 큰일이네... 대전에는 눈이 별로 안오는데... 아낌없이 주는 나무, 행복한 왕자 이야기와 비슷하지만 착한 눈사람이 공간이동 화장실을 이용해서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이 참 재미있다. 즐겁고 신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라 너무 좋다.
이 책은 삼신 할머니가 아이를 점지해준다는 우리나라 옛날 이야기를 재미있게 보여주고 있다. 삼신 할머니와 용왕의 딸이 서로 자기가 점지한 아이라고 싸우는 것이 드라마틱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 한가지 불만이 있다면 왜 옥황상제님 마음대로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가족을 갈라 놓느냐는 것이다. 아무리 명부에 써 있는 명대로 산다고 해도 그렇지, 죽을 때가 되었을 때 죽으면 데리고 가서 꽃밭지기를 시키던지, 원천강을 지키라고 할 것이니 왜 생이별을 시키느냐 그 말이다. 옥황상제님께 민주주의에 관한 책이나 개인을 존중하는 것에 대한 책을 보내드려야 할까보다. 아이들에게 환상적이면서도 재미있고 신비한 이야기를 보게 해 줄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한락궁이와 오늘이가 불쌍한 시절을 보낸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요즘도 시골 할머니들은 아기를 낳으면 삼칠일이 될 때까지 미역국 세 그릇, 밥 세 그릇을 퍼 놓고 칠일째 되는 날마다 아기가 건강하기를 삼신 할머니께 빈다는 것도 아이들에게 말해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생각을 모으는 아저씨 부루퉁. 부루퉁 아저씨가 생각을 모아서 ㄱㄴㄷ순으로 정리를 해두었다가 꽃밭에 심는다는 것은 이해가 되었다. 아저씨가 화단에 심은 생각들이 갖가지 색의 꽃으로 피어 아침놀이 사라지는 때, 날이 밝을 무렵, 사람들이 잠에서 깰 무렵, 아름다운 알갱이로 변해 멜로디를 만들어 내며 사방팔방으로 흩어져 날아간다. 그리고는 잠자고 있는 사람들의 머릿 속에 내려 앉는다. 그려면 아저씨는 다시 사람들이 생각을 하는 동안 생각을 모으러 다니고.... 아저씨는 생각을 정화시켜주는 사람일까? 생각을 다듬어주는 사람일까? 나쁜 생각을 좋은 생각으로 만들어 주는 사람일까? 신일까? 잘 모르겠다.... 아이들이 읽기에는 좀 어렵다. 나한테도 어렵다. 행복한 청소부처럼 쉬운 내용이 아니어서 아이에게 읽으라고 권해주기가 어렵다. 아이가 좀 더 크면 나도 더 똑똑해지면 그때나 읽을라고 해야할까보다... 본문 중 '생각들이 깃털이나 눈송이처럼 가볍다고 생각하지만 무게가 250그램보다 더 나가는 생각들이 많다'는 말이 사람들이 안고 사는 시름과 걱정 근심을 말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고민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름다운 생각을, 겁이 많은 사람에게는 다부진 생각을 나눠주는 부루퉁 아저씨였다면 더 좋았을 것을...
우리나라의 책 '숲 속에서'와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이 책은 1판 1쇄가 2000년 11월 30일이라고 써있습니다. 숲 속에서 책을 보니 그 책 또한 2000년 11월 30일이라고 써 있더군요. 우리나라 책이 먼저 창작된 것이라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야시 아키코가 우리나라에서는 유명한 작가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작가 소개에 나와 있는 책들 중에서 제가 알고 있는 책이 4권이나 되니 말입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 있던 숲 속의 숨바꼭질 요정 머슴아가 동물들과 함께 민희 앞에 나타납니다. 아마 착하고 예쁜 마음을 가진 아이들 앞에만 나타나나 봅니다. 요정 머슴아와 동물들과 재미있게 숨바꼭질을 하는 민희. 민희가 술래가 되어 동물들을 찾는데 교묘하게 숨어있는 동물들이 나무와 숲과 구분이 잘 안됩니다. 첫번째 장에 있던 동물들을 찾으면 다음 장에 그 동물들이 있던 위치에 확실한 색을 가진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썩은 나무 밑에 숨어있는 부엉이의 고개숙인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요정 머슴아와 아늑하고 포근한 굴 속에 숨어있는데 오빠가 민희를 부르는 소리에 모든 것이 사라집니다. 민희 손에 남아 있는 나뭇가지 하나만 빼고.... 도시화로 없어진 숲, 잃어버린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3차원의 세계로 시간 여행을 간다면 다시 숲 속의 숨바꼭질 요정을 만날 수 있을까요? 만나고 싶습니다.
중국 사람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책입니다. 울보 잼잼이는 이래도 울고, 저래도 웁니다. 나중에는 울음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더 울지요. 어기지를 쓰는 것이지요. 애들도 약습니다. 어느 날 잼잼이는 꽃밭에서 나비를 잡으려고 하는데 제 뜻대로 안되니까 막 웁니다. 잼잼이의 눈물이 빗물인 줄 알고 받아 먹은 세 마리의 개미가 병이 납니다. 색깔도 변했습니다. 잼잼이에게 살려달라고 하지만 잼잼이가 무슨 재주가 있겠습니까? 자기의 심술 섞인 눈물을 먹고 아픈 개미들이 불쌍하게 생각되어서 반성의 눈물을 흘린 잼잼이. 착한 눈물을 받아 마신 개미들은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이기적이고 나쁜 떼를 쓰는 마음이 가득한 눈물은 독이고, 선하고 착한 마음으로 흘린 눈물은 약이 된다는 교훈을 줍니다. 잼잼이는 그 때 눈물이 왜 달콤해졌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지만 책을 읽는 우리는 아마 다 알것입니다. 평범한 그림, 평범한 이야기지만 중국 그림책을 만나게 되어서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