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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내 뱃속에서 ㅣ 사계절 저학년문고 22
권오삼 지음, 사석원 그림 / 사계절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분의 서문을 읽고 이 책의 동시들이 재미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왜냐 하면 작가분이 동시를 한번에 다 읽으려고 하지 말고 재미없는 부분이 나오면 그냥 넘어가고, 다음에 또 읽어라, 그래도 재미없으면 책을 아까워하지 말고 용감하게 버려라! 라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신이 있으시니까 그러셨겠지, 설마... 어쨌든 연세도 있으신 작가분이 그렇게 멋지고 파격적인 말씀을 해주셔서 시를 읽기도 전에 호감이 갔다. 책을 읽어보니 일상적인 내용들을 글감으로 한 동시들이 많아서 재미있었다. 꼬르륵 꼬르륵 배고프다는 신호를 고양이가 야옹거린다고 표현한 것도 재미있었고, 잔소리하는 엄마를 다른 엄마와 비교하며 엄마도 신경질 나지? 그러니까 다른 아이들이랑 비교하지 마 하는 부분에서는 양심이 찔렸다. 나도 그런 잔소리 맨날 하는데....
시골 할머니와 함께 살았으면 하는 부분에서는 시골에서 혼자 사시는 시어머님 생각이 나기도 했다. 윗집 아기, 감기, 빗방울, 우표 등 주로 실생활에 밀접한 이야기들을 동시로 쓰셔서 현실감도 있고 재미있었다. 귀신 이야기를 길게 쓰신 것을 보면 작가분이 아직 어린 마음을 가지고 계신가보다 아이들이 무서워하면서도 관심있어하는 귀신 이야기를 길게 쓰셨으니 말이다. 동양화로 표현된 그림도 독특하고 순한 맛을 주고 있어서 좋았다. 검은 먹선으로 테두리를 그리고 연하게 색을 칠한 그림이 부드럽고 편하게 느껴져서 좋았다.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동시를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동시를 많이 써보았으면 하는 바램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