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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꿍 - 저학년 너랑나랑 장편동화 7
이상현 지음 / 삼성당아이(여명미디어)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큰아이를 임신했을때부터 조카의 옷을 미리미리 얻어다 놓은 나. 아이가 9살인 지금까지도 조카의 옷이나 학용품, 책을 얻어 온다. 처음에는 내가 언니,오빠들 옷 물려 입은 것도 지겨운데 내 자식까지 얻어다 입혀야 하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나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언니, 오빠 옷을 물려 입음으로써 유대감이 더 생겼다는 생각도 든다.
지금은 기쁜 마음으로 전화해서 조카가 쓰던 것 모두 챙겨놓으라고 올케언니에게 당부하는 내 모습! 새 것도 좋지만 언니,오빠가 쓰던 것을 같이 쓴다는 유대감이 훨씬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 새별이는 엄마가 해맞이네 집에서 얻어 온 옷을 입어서 자존심이 상했다고 하지만 그럼으로써 해맞이라는 좋은 친구를 얻게 되었으니 더 잘된 일은 아닐까?
속상하고 창피한 새별이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려운 형편에 내가 시장에서 싼 것 사는 것보다 더 좋은 옷이라면 갖다 입히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 옛말에 왕년에 집에 금송아지,금돼지 없다는 사람 못봤다라는 말이 있다. 어려서 아무리 호강하고 살아도 그것이 커서까지 유지되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는 일, 비록 남의 옷을 얻어다 입었더라도 새별이가 학생으로서 맡은 바 일인 공부 잘하고, 엄마를 공경하고 배려하는 착한 아이로 자란다면 어려서 호강한 애들 못지 않게 잘 살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해맞이가 새봄이를 만난 것을 계기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되어서 정말 좋았다. 하긴 해맞이 엄마가 올바른 사람인데 자식 잘못 키우진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에게도 꼭 읽으라고 하고 싶고, 자식 가진 엄마들도 한번씩 읽어보면 좋을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