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홍련전의 내용은 그런대로 잘 알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남의 집 가정사지만 배좌수네 집안 일을 만화로 주-욱 읽게 되어서 재미있었다. 재혼을 하는 과정도 재미있고... 나는 장쇠가 새엄마가 데리고 들어온 아들인 줄 알았더니 장화홍련과 이복형제사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새엄마가 장화홍련을 미워한 이유가 전처의 자식이라 미워한 줄 알았더니 집안의 재산이 축나는 것이 싫어서 장화를 죽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같으면 시집 잘 보내주고 말겠다... 똑같은 내용이라도 다른 스타일, 다른 책으로 읽으면 이야기에 살이 붙는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기뻤다. 역시 독서의 길은 멀고 험한 것이야.
예림당 책의 특징은 재미있는 컷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단순한 상식들을 100가지 나열하고 있어서 지루하기도 하지만 군데군데 나오는 작은 상식들도 재미있고 예쁜 그림들이 이 책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내가 알고 있고 일반 상식으로 많이 알려진 사실들이 대부분이지만 액정 화면이나 인터넷, 광우병에 관한 상식은 요즘 시대에 많이 나오는 이야기들이라 눈에 띄었고, 어른이들도 결혼할 수 있나?라는 내용은 뜻밖이여서 재미있었다. 어른인 내가 볼 때는 좀 황당한 질문이지만 이성을 좋아하기 시작한 초등학생 입장에서는 궁금할 수도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아빠한테 물어볼 수 없을 수도 있지.... 꿀밤 맞을 것이 뻔하니까.... 퀴즈 대회에 나가 볼 꿈을 가지고 있는 초등학생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 무시당하기 싫은 나같은 엄마가 읽어도 좋고 말이다.
요즘은 밥 굶어죽는 사람은 보기 드물다. 뭐든지 일을 하면 밥은 먹고 사는 세상인 것이다. 그러므로 빈부를 구분하는 기준의 하나가 얼마나 수준 높은 문화 생활을 누리는가를 보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오페라를 구경하러 가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데 한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한달동안 이 책 한권만을 읽었다는 뜻은 아니다. 조금 보다가 밀어두고 다른 책보다가 또 읽다가 하기를 반복했다. 오페라라는 것이 학교다닐 때 음악 시험을 보기 위해 외웠던 몇 가지 기억밖에 없는 나에게 생소하기도 하고 책의 내용이 쏙쏙 내 머리에 들어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고 좋았던 점은 나중에 오페라를 보러 가기 위해서라도 읽어두길 잘했다는 것이었다. 혹은 오페라를 보고 온 후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고 싶을 때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각 오페라의 줄거리와 주인공의 심리 상태, 의상 도안, 무대 도안, 공연 포스터, 공연 사진 등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을 계기로 한가지 결심한 것은 이 책에 소개된 외국의 오폐라보다는 우리의 오페라를 먼저 보고 외국의 오페라를 보겠다는 것이다. 낯설은 형식의 작품을 만날 때 우리 정서에 맞는 작품을 먼저 본다면 나같은 문외한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아서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어렸을 때 읽었던 개구리 왕자와 다른 것을 두가지 알게 되었다. 일단 첫째는 좋은 것인데, 왕자님을 모시던 신하가 왕자님이 마법에 걸렸을 때 너무 슬퍼서 가슴이 터질까봐 가슴띠를 세줄이나 차고 있었다는 것과 왕자님이 사람으로 돌아오자 가슴띠가 저절로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 재미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두번째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공주는 개구리가 너무 싫어서 개구리가 죽어도 좋다는 속마음으로 벽에 던진 것인데, 단지 마법에서 풀려나게 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왕자가 공주와 결혼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내가 어려서 읽었던 책에는 왕자가 왜 마녀의 저주를 받게 되었는지도 나와 있었고, 공주와 개구리의 일상이 더 길게 나와서 공주가 쬐곰은 개구리를 좋아하게 된 것으로 나와 있었는데 이 책은 좀 이해가 되질 않는다. 공주가 복 받을 짓은 하나도 한 것이 없는데 왜 결혼을 하는지 말도 안된다. 이 책은 그림이 굉장히 독특해서 아이들에게 보여주었지만 꼭 다른 내용의 개구리 왕자도 함께 읽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도의 성자 간디께서 하신 말씀 중에 '세상에는 두가지의 사람이 있다. 생색을 내는 자리에 있는 사람과 일을 하더라도 생색을 내지 못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너희는 그 중에서 뒤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어라'라는 말씀이란다. 나도 이 이야기를 알기 전에는 열받을 때가 있었다. 손에 구정물 묻히고 죽어라 일해도 생색내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여러번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간디님의 이 말씀을 들은 이후로는 뒤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나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니까.... 살수차, 구급차, 사다리차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불이 나서 재산 피해를 입게 된 사람에게는 살수차의 물한방울도 소중할 것을.... 우리 모두 뒤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도록 합시다. 아무도 안 알아주면 어떠리? 내가 알고,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데.... (음, 책 읽은 보람이 나온다....인간이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