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좋은 경험을 책으로 대리만족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다행히 우리 작은 아이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고구마심기, 캐기 체험을 시켜주시고 기념으로 고구마 몇 개와 고구마 순을 집으로 보내주시기는 하지만 실제로 엄마인 내가 고구마 캐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감자는 캐봤는데... 아이들에게 우리 것의 소중함, 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어야 하는 엄마가 고구마밭조차 본 일이 없으니 우째 이런 일이... 나 역식 한쪽으로 치우친 편협한 삶을 살고 있는가 싶다. 쪽 찢어진 눈의 순박한 얼굴을 한 사람들, 고구마를 고르는 할머니의 거무튀튀한 손과 얼굴이 너무 정겹다. 윗목에 헌 가마니를 깔고 거름흙을 가져다 고구마 싹을 피웠다는 것이 너무 놀랍다. 냄새가 심하지는 않았을까.... 그만큼 고구마를 소중하게 생각했다는 뜻이겠지... 시장에서 고구마순을 사다 먹는 것도 큰 결심을 해야 하는 나, 바쁜데 앉아서 껍질 까기도 힘들고, 까고 나면 며칠 동안은 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잡을 수 없이 까매지는 손끝때문에 여름에 몇 번 못 먹는 고구마 순... 그러나 엉키설키 끝도 없이 펼쳐진 고구마밭에서 그것을 일일이 길이에 맞게 잘라서 한단한단 묶어내는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니 너무 죄송하다. 내년에는 나부터 고구마 밭에 가서 고구마 캐는 자원봉사하고 와야겠다.
전라도 음식이 맛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 보았지만 오밀조밀한 음식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보는 재미도 맛있었다. 여러가지 요리책을 보다보면 다 비슷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 책은 굉장히 독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설명 한가지 한가지가 좀 색다르고 특이하다고 해야 할까? 음식이 전라도 음식이라는 특색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설명이 독특하고 맛깔스럽다. 무심코 죽죽 읽다가 내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설명이 나와서 재미를 한층 더해주었으니 말이다. 순두부찌개에 들깻가루를 넣는 것, 홍어탕을 끓일 때 겨울에는 곰방나물이나 보리나물을 넣는 것, 소아새탕이라는 말, 고사리로도 국을 끓이는 것, 씨레기 없이 하는 붕어찜이 내 시선을 끌었다. 사찰 음식에 대한 소개도 나와서 재미있었다. 차를 우려내고 난 녹차 찌꺼기를 가지고 무침을 하는 것이 특이했다. 콩나물조림의 사진이 나와 있는데 조리법은 나오질 않아서 너무 궁금하다. 먹어보고 싶다. 백양사 천진암에 가면 누구나 먹어 볼 수 있을까? 여러가지 요리에 대해 나와 있는 것을 읽으며 나의 요리 태도를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일단 김수미씨의 요리법을 보면 바지락도 하루 전날 물에 담궈 해감을 해놓고 감자도 껍질을 까서 미리 물에 담궈 놓는 준비가 필요한데 슈퍼에서 사오자마자 잠깐 소금물에 담궈 두고 요리하는 나의 성급함 반성을 하게 되었다. 또한 맹물에 끓이고 맹물을 넣어서 익히는 것보다는 육수를 준비해 놓고 육수를 가지고 맛을 우려내는 것이 훨씬 좋은데 미리미리 준비를 해놓지 않고 대강 해먹는 나의 무식함에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런 책을 보고 만만치 않는 재료비때문에 그대로 해 먹을 수는 없지만 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드는 자세만이라도 배운다면 큰 소득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책의 표지에 내용을 짐작하게 할 만한 힌트들이 많다.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선물한 자연과학 동화라고 나와 있으니 내용은 괜찮을 것이고, 관찰력이 뛰어난 개구리의 성장 일기라고 나와 있으니 똘똘한 개구리가 자기의 이야기를 할 것이라는 것도 예상할 수 있다. 리더스 다이제스트라는 이름에 걸맞게 자유스럽고 형식적이지 않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겨울잠을 자고 양서류를 대표하는 개구리, 해부를 하는데 있어서나 동물을 연구하는데 무지 중요한 존재이니만큼 어려울 수도 있는 개구리 이야기를 어렵게 하지 않으려고 무척 노력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책을 찢어 준 것을 붙여 놓았다는 것이나 꽃이나 낙엽을 붙여 놓은 것, 겨울잠을 잔 동굴에서부터 연못까지의 지도를 붙여놓은 것, 단순하고 재미있는 죠크를 사용한 것들이 아이들을 무지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한 것처럼 보인다. 연못 근처에 사는 동물들도 소개하고, 먹이를 소개할 때 패스트푸드,슬로우푸드라는 표현을 써서 패스트푸드의 뜻을 아는 아이가 눈을 반짝거리고 읽게 해준다. 개구리도 햄버거 먹나 싶어서 말이다. 여러가지 개구리의 모습을 소개해 준것도 재미있었다. 사막에 사는 쉴라를 꺼내 물을 꾹 짜먹는다는 표현이 나와서 좀 징그럽긴 했지만 말이다. 가볍고 심각하지 않게 어렵지 않게 개구리의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서 재미있었다.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러 갈 때나 연못으로 올 때 이틀에 걸쳐서 먹어가며 오고 간다는 사실을 알고는 개구리에게 좀 미안했다. 사람은 한달음에 성큼성큼 걸어갈 거리를 그렇게 힘들게 가다니... 역지사지... 정말 필요하다...
enjoy your life! 요즘 내가 우리 딸한테 하는 말이다. 선천적으로 공부에 취미있고 공부쪽 머리를 가진 아이는 공부하고, 옷에 관심있는 아이는 옷에 대해 연구하고, 옷을 즐겨 입어 보고, 야구 좋아하는 아이는 야구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생각한다. 대학도 그렇다. 남보다 좀 늦은 나이에 대학 가면 어떠냐? 꼭 고등학교 3학년 마치면 대학가야 하는 법이라도 있는 것인가? 늦게 배운 애들이 더 열심히 공부한다. 왜냐하면 필요성을 알고 공부하니까 말이다. 획일적인 사고, 획일적인 행동, 단체적인 사고 속에 아이들을 가둬 놓을 것이 아니라 자기 개성을 맘껏 발휘할 수 있는 열린 사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방종과 자유의 개념은 구분해 주고 말이다. 남들 눈에 이상해 보이는 소피가 사실은 훨씬 개성있고 창의성 있는 아이라는 심리 치료사의 판단, 퍼펙트하다.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적대시할 것이 아니라 모두 각자 창의성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 중에도 소피같은 아이가 많이 나와서 우리 나라를 빛내 주기를 바란다.
자기는 수영도 못하고, 자기 남자 친구가 다른 여자 아이랑 노는 것을 보고 샘이 나서 수영장에 가기 싫은 로리타, 엉뚱한 거짓말로 수영장을 갈 수 없게 만들지만 선생님의 도움으로 수영을 배우게 되자 로리타가 더 가고 싶어 난리다. 로리타가 거짓 전화 한 거 탄로날 뻔 했네... 아이다운 발상과 과감하게 거짓말을 실천한 로리타의 용기가 대단하다. 나 같으면 상상만 하고 끝냈을 일을... 그렇게 용감하고 멋진 로리타이니만큼 수영을 배우기만 하면 물개보다 헤엄을 잘 치겠지..... 아이들도 엄마들도 읽으면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자기 입장에서, 엄마는 깜찍한 거짓말에 재미있어하며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