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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혹은 두려움 - 우리시대의 여성작가 15인의 신작소설
박완서, 윤명혜, 노순자 외 지음 / 동아일보사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여성동아 장편 공모에서 입상하신 분들의 글을 모아 놓은 것이다. 같은 관문을 통해 문단에 나오신 분들이 친목회처럼 만남을 가지면서 함께 작품집을 내신 모양이다. 15분이나 되는 분들의 글을 실려 있어서 각 작가분들의 다양한 취향을 느낄 수 있어서 지루하지는 않았다. 박완서 님의 작품은 다른 책에서 본 일이 있는 고모부 이야기라 또 한번 읽기에 잘 넘어갔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 중 '결혼에 관한 솔직한 검색'의 영애만 씩씩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의 세상살이로 가슴앓이를 하는 많은 주인공들 중 이반으로서 살기가 힘들어서 어린 이반의 사랑을 거부했던 사람, 교통사고를 당한 후 낯선 사람들에게 가족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나도 모르게 힘든 과거 속으로 다시 걸어가는 사람,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줄도 모르고 하염없이 남편만 기다리다가 아이는 굶어 죽이고 자기는 정신을 놓아버린 여인, 지금은 한정식집으로 바뀌어 버린 외가집을 찾아 과거를 회상하는 여인이 내 마음 속에 와 닿았다.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들을 하나하나 꼬집어서 말하면 다 미운 사람들 투성이다. 애라도, 가정집도, 아저씨도... 그러나 작가분들이 그들 하나하나를 애정어린 눈으로 안쓰러운 눈으로 보고 그려놓으신 것처럼 나도 그들을 안쓰럽게 사랑스럽게 보기로 했다. 그들 하나하나가 지금 나와 같이 이 세상을 힘들게 살고 있는 이웃들의 모습으로 느껴졌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