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먼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9살짜리 큰 아이가 책을 펴놓고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뭘 그리 열심히 적었나 나중에 살펴보니 이 책에 나와 있는 거북이 기르는 방법을 열심히 옮겨 적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봄, 석달 정도 기르던 거북이 두마리가 차례로 죽었을 때 거북이를 묻으러 가는 동안 온 동네가 떠나가게 울었던 큰 아이는 우리 거북이의 증세와 비슷한 것들이 나오자 열심히 적어 놓은 모양이다. 다음 번에는 거북이를 죽이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말이다. 우리 거북이 두 마리는 한 마리는 등껍질이 말랑말랑해지더니 죽었고, 한마리는 장님이 되더니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느림보라고 놀림을 받던 겨레가 교실에서 관찰하던 거북이를 집으로 데려와 키우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다. 훈이와 함께 거북이를 기르면서 용기를 얻어서 진짜 탐정이 되기로 결심하고 운동부터 시작하는 겨레의 모습이 기특하다. 거북이 기르기에 대한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며 한가지 배운 것이 있다. 지구에서 본 하늘은 파랗게 보이지만 달에서 본 하늘은 검은데 그 이유가 달에는 대기가 없어서 빛의 산란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 우주를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나 만화의 우주 모습이 검게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구나 하는 생각에 한가지 배우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 이 책은 우주깨비의 도움으로 태양계의 여러 행성들을 탐험하고 연구 관찰한 이야기들이다. 지구가 속해있는 태양계의 여러 행성들의 특징을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퀴즈가 계속 나오면서 그 퀴즈의 답을 가르쳐주며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어려운 과학을 쉽게 느끼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우주복에 대한 설명과 우주인의 생활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어렸을 적에 심한 꾸중을 듣거나 내 뜻대로 어른들이 해주시지 않을때면 줏어온 자식인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우리 집보다 더 좋은 환경의 집에서 살고 싶은 것도 사실이다. 어른이 된 지금도 능력있는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어른들을 보면 부러운데 아이들이야 오죽 할까... 그런데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생각이지만 막상 새엄마를 찾는다거나 친엄마를 찾으러 나설 용기는 없는 법인데 팔순이는 엄청 용기가 많은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철딱서니가 무지 없는 것이겠지... 게다가 멋진 아줌마를 만나서 일이 잘 풀렸으면 서울까지 갈 뻔하지 않았는가... 성격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말이 있다. 팔순이의 조심성없고 와일드하고 생각없는 성격이 팔순이를 천덕꾸러기로 만든 것 아닐까 싶은 생각에 팔순이가 예뻐보이지 않아서 마음이 무겁다.
그림책처럼 큰 크기에 하드보드 표지를 갖고 있는 속담그림책이다. 만화 작가가 만들어낸 주인공의 지적가치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류의 단순한 만화책들이 멋진 모습으로 시리즈로 태어나는 것에는 좀 불만이 생긴다. 책이 이렇게 멋있어지면 그만큼 값이 오른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을 모든 연령층의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단 만화라 부담없이 읽을 수는 있지만 말주머니를 다 읽어야하니 글자를 아는 아이여야하는데 고학년이 보기에는 좀 단순하기 때문이다. 여러 종류의 비슷비슷한 내용의 책들이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곁에 다가오는 것은 반가운 일인데, 내용이 너무 비슷한 책들은 선별해서 사야하는 엄마들의 고충이 더 커져서 마음이 좀 무겁다. 원숭이 몽이를 통해 속담의 뜻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사진과 그림이 합성되어서 꾸며진 꼴라쥬 기법의 독특한 책이다. 동생을 재우려고 노력하는 오빠의 모습을 보며 만약 오빠가 그 허황된 투정을 다 받아주지 않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빨리 해'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대신 오빠가 동생을 잠자리에 들도록 챙겨주는 것을 보니 엄마는 진작에 포기를 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자꾸 쓸데없이 토를 다는 동생을 너그럽게 받아 준 오빠가 참 대견스럽다. 나같으면 어림없다. 이 인내심이 대단한 오빠를 유엔대사로 추천합니다!!! 이 책을 읽은 우리집 아이들은 반응은 역시나... '우리집 같으면 너는 반은 죽었다....'였다. 후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