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며 이 이야기의 시대 배경을 언제쯤으로 생각하면 좋을까 궁금해하며 책을 읽었다. 작가 선생님의 사진으로 봐서는 오래된 이야기들은 아닐텐데 싶었다. '너는 아무 걱정하지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라는 부모님의 말에 세상 물정 모르고 공부만 하는 철없는 아이들의 모습을 자주 보다가 부모님과 함께 집안의 일을 같이 하며 부모님의 고생을 보며 철이 드는 아이들을 모습을 보니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고, 이래야 정상인데 싶은 생각도 들었다.투기로 농사를 지으면 서로 망한다는 것도,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도 부모님과 함께 느끼며 보며 자라는 동안 아이들의 생각도 얼마나 클 것인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도 수경이라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린 조카를 사랑하는 마음을 깨닫게 된 수경이, 자진해서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수경이의 커가는 마음을 보며 내 마음도 한뼘은 자라지 않았나 싶다. 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는 착하고 소박한 아이들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 나오는 세 명의 주인공의 나이가 초등학교 4학년과 6학년으로 설정된 것은 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만화책이라 주인공을 초등학생으로 설정했는지는 모르지만, 화산이 폭발한 상황에서 온갖 지혜를 발휘해서 탈출하는 모습이 초등학생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삼촌과 이모, 나이차가 나는 누나와 누나의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고 해도 별 무리가 없었을 성 싶은데 왜 초등학생들이라고 했는지 서운하다. 초등학생들이 통나무를 도끼로 찍어서 임시 뗏목을 만들 수 있는 힘과 지혜와 요령이 있을까 의심된다. 화산이 폭발한 현장에 주인공들을 떨어뜨려 놓아서 화산 폭발 현장의 생생함을 보여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어린이들이 모두 맥가이버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이 책은 요즘 읽은 과학상식만화중 제일 마음에 드는 책이다. 부모님과 함께 요트로 태평양을 횡단한다는 설정도 좋고, 항해 전문가인 엄마의 의연한 모습과 해박한 상식이 많은 것을 알게 해주었다. 항해에 대해 잘 모르는 아빠가 엄마보다 더 물을 무서워하는 것은 인지상정. 엄마든지 아빠든지 자기가 잘 아는 전문분야가 있고, 그 분야에 관해 확실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아이들에게 재미도 줄 수 있고 요긴한 과학상식도 줄 수 있는 만화여서 마음에 든다.
작가의 신변잡기적 이야기같기도 하고 소설같기도해서 아리송하기는 하지만 재미있고 유쾌하고 쌉싸름하다. 짧은 이야기들이 이어져서 지루하지도 않고... 게다가 중간 중간에 눈이 번쩍 뜨이게하는 구절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내 친구의 초등학교 동창 고모의 사촌동생의 아랫집에 살던 사람의 사돈'이라는 관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게다가 친구의 친구의 친구라니... 한동안 사돈의 팔촌보다 먼 관계를 명시한 구절때문에 혼자 실실 웃을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제목처럼 읽는 중간중간에 눈이 번쩍 뜨이고 웃음이 실실 나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통해 성석제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인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디에서고 신디가 장애우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신디가 뭔가 정상인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으며 기분이 묘해졌다. 정상인은 아니지만 사랑을 나눠줄 줄 아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불쌍한 강아지를 보살펴주려는 배려하는 마음도 가지고 있는 신디가 마음에 들었다. 오히려 정상인이라면 먹고 사는데 바빠서 길 잃은 불쌍한 강아지를 돌봐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신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신디를 위해 강아지를 다시 데려와 주어서 정말 기뻤다. 이제는 진짜 더이상 외모로, 자신과 다른 모습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배척하지 말고 진정한 마음의 눈을 떴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