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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노래
신경숙외 44인 지음 / 조선일보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어릴 적이나 지금이나 나는 남 앞에서 노래를 하지 않는다. 학교 다닐 때 조회 시간이나 음악시간에 합창을 할 때는 립싱크만 했지 노래를 하지는 않았다. 음악 시험 보는 날이나 노래를 했을까... 지금도 나는 노래방 가서 다른 사람들이 노래를 할 때 열심히 번호 눌러주고 음료수를 챙겨준다. 노래를 하지 않기 위해서... 남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것이 쑥쓰럽고 싫어서...
그런데 이 책의 앞 부분에서 김다은 님의 어머니가 숫기 없는 딸을 위해 당신이 몸소 모범을 보여 노래를 하는 이야기를 읽으며 머리가 띵했다. 그것이 바로 어머니의 마음이기에... 남 앞에서 노래하는 것이 죽기만큼 싫으나 그것이 자식 앞이라면, 자식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내가 싫은 것도 참아내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기에 말이다. 나라도 내 딸이 쭈삣거리고 있다면 같이 노래를 불러 줄 것이기에 말이다.
이 책에 나오는 어머님들은 노래 한자락에 자신들의 근심과 걱정, 눈물을 실어 보내고 속으로 삼키며 자식을 위해 당신들보다는 자식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사셨기에 훌륭한 자제분들을 두셔서 이런 좋은 책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강냉이를 한움큼씩 집어 먹는 것 같은 질리지 않는 정겨운 이야기들이 들어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