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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펠슈틸츠헨 ㅣ 베틀북 그림책 17
폴 젤린스키 글 그림, 이지연 옮김 / 베틀북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씩씩하고 건강하게 생긴 방앗간집 딸의 모습이 참 아름답게 느껴지고, 난장이가 해리포터 2편에서 나온 요정과 닮아서 서양 사람들이 느끼는 요정이나 마법사를 느낄 수도 있어서 좋았다. 짚으로 황금실을 뽑아내는 마법도 신기하게 느껴졌고...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읽고 나서 생각이 너무 많아졌다.
그런 허황된 거짓말로 딸을 궁지에 몰아 넣은 아버지가 밉기도 하고, 딸을 왕에게 시집보내고 싶은 마음에 왕이 딸을 만나 볼 기회를 잡기 위해 거짓말을 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왜 난장이 요정이 딸에게 나타났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황금실을 만들어 내는 아가씨가 세상에서 제일 가는 부자라는 생각에 결혼을 할 마음을 먹은 왕의 심리도 의심스럽고, 만일 난장이 요정이 아기를 데려갔다면 아가씨는 왕비의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결혼을 한 후에는 왕이 왜 황금실을 계속 만들어 내라고 하지 않았을까 궁금하기도 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집안일을 하면서도 계속 그 생각만 했다.
요즘 상식으로는 좀 통하지 않는 옛날 이야기이지만 시녀가 밤중에 난장이 요정을 찾아나선 과정이 그림으로 펼쳐진 것이 참 마음에 들었다.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었다고 표현하면 맞으려나? 내용보다는 그림이 참으로 아름다운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