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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외투를 입은 아이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9
로런 밀즈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미나의 아빠는 어쩌면 미나 엄마와 자식들을 위해서 일찍 돌아가셨는지도 모른다. 자기만 없으면 미나 엄마의 일도 덜어주고, 미나가 학교에 갈 수 있다고 생각을 했을테니 말이다. 미나 아빠의 마음, 아빠를 잊지 않기 위해 아빠의 까만 작업복 조각을 넣은 미나의 마음이 예쁘고 고맙다. 아줌마들의 수고스러움, 아빠의 말씀을 잊지 않고 용기를 내 교실로 들아간 미나의 용기에 박수를 치고 싶다. 미나에게 들리지는 않겠지만... 고등학교 갈 때까지 (사촌 언니들과 다른 도시에 살게 될 때까지) 사촌 언니 두 명의 유행 지난 옷만 물려 입은 나와 남동생이 있기에 물려 줄 옷도 물려 입은 옷도 없이 제 나이에 맞는 예쁜 옷을 입는 내 딸 중 누가 더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지는 나만 안다. 내 딸은 모를 것이다. 내게는 새옷이지만 남이 볼 때는 헌 옷.. 정말 슬프다.. 그러나 내가 언니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가지고 있듯이 미나의 마음 속에도 좋은 추억이 남을 테니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부분에서 아이들의 소중한 기억을 꺼내 준 미나의 용기에 감사한다. 또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을 말하고 싶다. 어찌 생각하면 퀼트란 것이 입지 못하는 옷조각이나 천조각을 이용해서 만든 재활용품 내지는 여러 조각천들의 아름다움을 살린 생활예술품이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서양인들에게 퀼트란 제법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 온 사람들, 신대륙 미국 내에서도 각자 정착할 곳을 찾아 동으로 남으로 서로 떠나는 사람들끼리 이제 헤어지면 앞으로는 다시 못 볼 것을 알고 있기에 그 아쉬움과 슬픔을 덜고자 서로의 옷자락이나 이불 자락, 천조각들을 잘라 나눠 가지고 그 천을 보며 두고두고 헤어진 사람들을 생각했다는 아름다운 의미가 퀼트에 들어 있다는 것을 알고 이 책을 더 예쁘게 생각하게 되었다. 서평을 쓸 때 문화에 대한 이해, 사람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있어야 더 좋은 서평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게 해 준 책이다. 사람에게 사람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미나 아버지의 말도 기억에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