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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고무신과 검정군화의 사랑얘기 - 더불어 사는 세상의 시 28
김대식 지음 / 청해 / 2001년 10월
평점 :
품절
제목만 보면 꽃고무신과 검정 군화가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속삭이고 다짐하는 책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검정 군화가 글을 쓰고 다른 검정 군화가 그림을 그려 넣은 책이다. 꽃고무신은 등장하지 않는다. "군인 아저씨"가 이렇게 덤덤하고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해서 쓸 수 있다는 것에 박수를 치고 싶다. 군인의 생활을 살짝 엿볼 수 있고 군생활을 하면서 검정 군화가 얼마나 멋진 남자로 커가는지도 알 수 있는 책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 부모님에 대한 마음도 잘 나타나 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 어머님들이 읽으시면 위로가 될 만한 책이다. 우리 아들도 '이렇게 철들어서 오겠지...'하는 생각을 하실 것이다. 얼마 전 서울에 갔을 때 지하철에서 '군인 아저씨'가 손으로 일일이 접어 만든 장미꽃을 채워 넣은 하트 장식품을 두 개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월급이 쥐꼬리만한 군인 아저씨들이 어버이날 공통적으로 하는 선물인 줄 알고 있던 나는 그래도 기특한 마음에 쳐다 보고, 잘 접었다고 칭찬을 해주었다. (모르는 군인아저씨지만 동생도 한참 동생뻘이고 나는 아줌마니까...) 그런데 포장 비닐이 찢어질까봐 소중하게 들고 있는 작품이 2개였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고... 나는 염치 불구하고 물어 보았다. 왜 두개냐고? 그랬더니 그 군인 아저씨 말씀, "큰 것은 부모님 것이고 작은 것은 여자친구 선물"이란다. 나는 참 잘 접었다고 칭찬을 또 했는데 우리 딸은 옆에서 나를 째려보고 콕콕 찌르느라 난리났다. 왜 모르는 사람한테 자꾸 말을 시키냐고... 뭐 어떠냐? 동생도 한참 동생이고 애기같더만... ^ ^ (이래서 아줌마는 아줌마라고 욕을 먹나?) 군인은 어느 한 어머니만의 자식이라기 보다, 우리 모두의 형제고 아들이라고 생각한다. 내 아들도 크면 군에 갈 예정자이고 미래의 내 사위도 군에 갔다 올테니 말이다. 내 동생들도 갔다온 군대이니 말이다. 검정 군화의 씩씩함, 대견함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