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안영규는 본인이 오혜정에게 말한 대로 고국으로 돌아갈 때 세면도구만 가져갔을 것 같다. 그렇기에 이런 난장판에서 무사히 살아남아갈 수 있었겠지... 반면 토이는 안영규를 따라다니며 욕심을 키운 모양이다. 결국 동족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하고 만다. 토이, 왜 욕심을 부렸는지... 토이가 말한대로 자기도 자기 자식들도 영원히 베트남에 살 거면서 왜 욕심을 부렸는지... 고고한 사람도 욕심이 가득 찬 사람도 지뢰밭을 걸어가는 것 같은 상황은 마찬가지였나 보다. 팜 꾸엔과 팜 엔 형제를 봐도 그런 것이 느껴진다. 남의 나라 전쟁에 가서 억울한 죽음을 다한 꽃같은 청춘들, 자기 나라의 비극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려고 한 사람들, 국민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한 마음은 있었지만 어려운 길을 택한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가 실려 있는 책이다. 오혜정이 팜 민을 좋은 청년이었다고 기억하는 것처럼 안영규도 토이를 좋게 기억하고 있을까? 언제 시간이 나면 소설로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책장이 꿀떡꿀떡 잘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무기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흥미를 느낀 적이 있었다. 이 책에는 장태라는 것이 등장한다. 대나무로 만든 큰 엄호물로서 총알을 막아준다. 농민군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것을 만들어내다니... 참 정이 많고 머리도 좋은 조상님들이다. 동학군은 보리밭 하나 밟지 않고 백성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는데 급조된 관군들은 백성들에게 횡포를 부리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어서 동학군이 진정으로 백성을 사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봉준 장군이나 다른 접주들의 군대 관리가 철저했는가 보다. 민비가 청나라 군대를 불러 들이고 일본군이 동학군과 싸우는 모습을 보며 힘 없는 나라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답답하다. 그 당시에 살던 분들의 심정은 어을꼬... 동학군, 농민들, 전봉준 장군에 대해 잘 알려주고 있는 이야기이다.
작가의 상상력이 기발하다. 요즘 과민성 대장증상으로 인한 변비나 치질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은데 대신 똥을 누워줄 수 있다니... 그리고 똥을 대신 싸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삶을 말하다니... 작가가 말하고 싶은 대로 황금만능주의 시대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돈으로도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런 회사가 생길 수도 없고 생길 일도 없지만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깨닫고 재미있게 쓴웃음을 지으며 읽었다. 화장을 하고 난 부인의 유골을 맡길 곳이 없어서 자기가 일하는 대변회사의 변기에 뿌려 버리는 박씨의 모습이 결말 부분을 잘 이끌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을 베스트 극장으로 만들려면 좀 어렵겠다.
이 이야기를 소설로 읽으라고 했으면 나의 딸이 거부를 했을 수도 있겠다. 그런데 만화로 읽을 수 있어서 아이가 무사히 읽어낼 수 있었다. 전봉준 장군의 이야기이지만 전봉준 장군과 동학군들의 생각,말,행동을 통해 그 당시 우리나라의 사회상, 백성들의 삶까지 알수 있어서 고맙게 읽은 책이다. 믿었던 부하에게 배신을 당한 전봉준 장군... 운이 다했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일동이의 말처럼 왜놈들을 찔러야할 창으로 우리 농민군들을 죽였다는 것이 딱하고 안쓰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옥분이와 만수, 일동이의 사랑이 결말을 맺지 못한 것을 보면 이들의 운명이 어찌 될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모양이다. 힘없는 나라의 백성들이 당하는 고통을 잘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안영규라는 인물이 점점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돈을 많이 벌려고 돈에 질질 끌려 가는 것도 아니고, 맺고 끊는 것도 확실하고 인정도 있는 인물이다. 게다가 양놈들이 한국군을 무시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서 작전을 펼치는 그의 모습도 좋게 느껴진다. 한국에 와서도 의식있는 젊은이로 잘 살았을 것 같다. 전쟁터에서 한쪽에서는 전투를 치르며 사람이 죽고 사는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데 후방에서는 돈을 벌고 먹고 먹히는 요지경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이중성, 인간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어서 인상적인 책이다. 팜 꾸엔과 팜 민 형제를 통해 과연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는지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고 있다. 머나먼 쏭바강과 함께 월남전에 대해 알 수 있는 문학작품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