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에 고모네 집에 놀러 가면 커텐 빠는 날이 제일 싫었다. 커텐 빨기 전에는 커텐을 걸 때 쓰는 쇠고리를 잘 빼어 놓아야 혼나지 않았고 커텐을 다 빨면 일일이 그 고리를 끼우느라 애 먹었던 기억이 난다. 혹시나 어쩌다 커텐 핀의 아래 위 방향을 잘못 꽂으면 손 찔렸다고 어찌나 잔소리를 하는지 우리집에는 커텐이 업슨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그 때는 또 왜 레이스 커텐을 치고 천으로 된 커텐을 이중으로 쳤는지... 그 때는 커텐 장만하는 것도 한살림 장만하는 일이었다는 기억이 난다. 지금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커텐봉을 사용하고 커텐 위에 거는 부분도 끈으로 하기도 하고 그냥 드르륵 박아서 봉을 넣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 때는 그런 성의 없는(?) 커텐을 쓰면 남사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자취생방 커텐이면 모를까... 난 사람들이 형식이나 체면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한 인생을 살게 된 것이 커텐부터 시작된 일이 아닌가 싶다. 주름 잡고 늘어지게 멋지게 만든 커텐을 맞춰 달던 시대에서 예쁜 천 끊어다가 드륵드륵 박아서 봉에 처척 키우는 커텐은 정말 형식을 파괴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체면, 겉치레 = 커텐...이라는 생각이 든다. 친구가 시집갈 때 혼수로 해갔던 재봉틀을 나에게 준다고 한다. 그 재봉틀을 가져 오면 딸 아이 방에 예쁜 캐릭터 그림이 그려진 천을 끊어다가 드르륵 박아서 압정으로 고정시킨 단순한 커텐을 달아주고 싶어서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 줄까 궁리하려고 보게 되었다. 나는 눈썰미가 없는 편이지만 천을 끊어다 놓고 도전해봐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리본도 예쁘고 실루엣도 예쁜 만들기 쉬운 커텐들이 많이 나와 있어서 보는 동안 내내 즐거웠다. 내년 봄에는 꼭 예쁜 커텐을 만들어서 딸내미 방 창문에 달아주어야지... 아자!
감자, 당근, 양파, 오이, 풋고추는 항상 식재료로 구비를 해 놓으려고 신경쓰는 야채들이다. 마땅한 반찬이 없을 때 써먹을 곳이 다양한 재료들이기 때문이다. 오무라이스를 해먹어도 좋고 된장 찌개를 끓여 먹어도 좋은 재료들이다. 이 책을 보며 감자로 만들수 있는 음식이 진짜 진짜로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진짜 야채의 여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감자 요리도 좋지만 나는 회전 채칼이 너무 너무 마음에 든다. 회전 채칼을 꼭 사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회전 채칼을 사면 난 절대 도마와 칼을 이용해서 감자를 썰지 않겠다. 감자로 어떤 요리를 하든지 이 회전채칼을 이용해서 감자를 썰리라! 이히히! 감자를 회전 채칼로 썰어서 감자국을 끓이면 어떨까? 신랑한테 욕 먹겠지? 감자로 만들수 있는 다양한 요리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고맙게 잘 읽은 책이다. 간식으로도 훌륭하고 손님 접대용으로도 훌륭한 감자 요리가 많이 나와 있다. 포틀럭 파티를 할 때 한가지씩 만들어 가면 참 좋겠다.
얼마 전부터 KBS '하나 둘 셋'에서 토요일에 '재동이' 만화를 한다. 나의 아이들이 학교갈 준비를 하면서 너무 재미있게 보길래 나도 잠깐씩 쳐다보게 된다. 만화가 끝나고 나면 주제가가 나오는데 가사 중에 "나는 1학년 3반 한재동..."하는 가사가 있다. 앗 1학년 3반? 웃찾사의 개그맨이 자기는 1학년 3반 박규선이라고 하던데? 이 만화에서 힌트를 얻은 개그인가? 그 주제가를 들은 이후론 나도 재동이 만화를 열심히 본다. 개그맨들에게 아이디어를 준 만화인가 싶어서 나도 아이디어를 좀 얻으려고... ^ ^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좀 실망했다. 짱구 만화랑 비슷한 부분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일단 재동이 만화에 재동이가 좋아하는 TV 만화 주인공 '아바맨'이 있다는 것, 짱구네 흰둥이를 연상시키는 솜사탕이라는 개가 있다는 것, 재동이가 깜찍한 말썽을 잘 부린다는 것등이 짱구 만화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재동이 만화에서 재동이보다 눈에 띄는 존재는 황보군이다. 재동이를 '형님'이라고 부르는 이 녀석이 더 눈에 띈다. 짱구 만화를 많이 본 아이들이라면 짱구 만화와 재동이 만화의 공통점으로 논술을 쓰라고 해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좀 섭섭했다. 재동이 만화 화려하고 멋진 스토리가 계속 나오기를 바란다.
단 것을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글이 해맑은 아이같이 느껴진다. 그 유명한 박제가 선생이 이덕무 선생의 약과를 가로채어 드시고 이덕무 선생을 약올렸다는 이야기가 너무 예쁘게 부럽게 느껴진다. 나이 마흔이 다 되어가도록 어렵게 뜻을 세웠다 하더라도 세운 뜻을 펼쳐 보일 데가 없었다는 그의 마음이 내 맘같다. 세상일의 어느 것에도 흔들림이 없다는 나이, 불혹의 나이에 생각만해도 마음이 흔들리고 몹시 어지러웠다는 말씀이 내 마음 속으로 스며든다. 다행히 서른 여덟의 나이에 세상 속으로 들어가실 수 있었다고 하니 이덕무 선생은 대기만성이었는가 보다. 연경 여행기, 정조 대왕에 관한 느낌들을 기록한 글이 소중하게 느껴져서 조심스럽게 꼼꼼하게 읽었다. 이 글을 통해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덕무 선생은 다정다감하고 학자다운 맑고 순수하다는 것이다. 이덕무 선생이 누구인지도 모를 때 내가 어느 책에서 발견한 글귀가 나의 싱크대 찬장에 붙어있다. "어릴 때 반듯하게 앉는 몸가짐을 익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라서 뼈가 굳어 앉는 것을 견디지 못하여, 두 다리를 쭉 뻗고 앉거나 한쪽으로 기우뚱하게 앉게 된다. 그렇게 되면 행동이 거칠어지며 마음 또한 삐뚤어지고 생김새가 흐트러질 것이니.."라는 글이다. 이렇게 좋은 책으로 만나려고 이덕무 선생의 글이 내 싱크대 찬장에 붙어 있는가 보다. 내가 만일 타임머신을 타고 이덕무 선생이 살던 시대로 갈 수 있다면 머쉬멜로, 초코파이, 쫀쪼니, 쭈쭈봉같은 닷맛나는 맛있는 것들을 잔뜩 가져 가서 드리고 싶다.
고려 시대나 지금이나 있는 사람들은 그래도 살기 좋은 세상이었고 없는 사람들만 살기 힘들고 전쟁에 희생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 당시에는 자본주의라는 것도 몰랐을텐데 어찌 이리도 세상돌아가는 이치는 한결같은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고려 시대의 사회상, 전쟁의 피해, 전쟁을 극복하고자 한 의지, 문화등 다양한 사실들을 알 수 있어서 고맙게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삼별초의 멸망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고, 고려 시대에는 이혼이나 재혼도 자유롭고 여자의 재산도 보장되고 상속권도 인정되었다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여자들에게는 지금보다 더 살기좋았던 시절 아닐까? 공녀로 끌려간 우리의 어린 딸들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다. 요즘 드라마 속에서 주목받는 인물, 기황후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고려시대는 찬란한 문화, 훌륭한 신하들도 많은 나라였지만 전쟁때문, 먹고 살기 힘들어서 서민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조상들의 힘들고 험난했던 삶을 들여다보며 "민초들의 생명력'이라는 말을 다시금 곱씹어볼 수 있었던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