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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쉽게 만드는 떡과 한과
웅진닷컴 무크 편집부 엮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어릴 적의 좋은 기억은 어른이 되어서도 예쁘게 되새김질 되는 것 같다. 어릴 적 우리집의 명절 준비는 왠만한 잔칫집보다 더 바쁘고 복잡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만두를 큰 채반으로 6-7개씩 빚고 찰떡을 만들고, 강정을 만드는 큰 행사였기에 명절 전 준비가 더 복잡하고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설이 되기 한 달 전쯤부터 우리 집에서 왕복 네 시간은 걸리는 용두동에 있는 엿공장에 가서 엿을 말로 사다가 준비를 하고 튀밥을 튀겨 놓고 콩을 튀겨 놓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게 남는다. 깨, 쌀 튀밥, 콩 튀긴 것과 엿을 섞어 버무려 밀대로 밀고 자르고 했던 기억들이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 나의 시어머님은 한과를 잘 튀기셨다고 하는데 지금은 준비하는 기간이 힘들어서 못 만드시겠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어서 아쉬웠다. 내 나이 또래는 어릴 적에 다양한 떡과 한과를 먹으며 컸는데 요즘 아이들은 몇 가지 떡과 한 두가지의 한과로만 우리 떡문화를 평가하는 것 같아서 좀 아쉬울 때가 있다. 나의 아들 녀석처럼 꿀떡은 좋아하지만 다른 떡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이도 있고, 나의 딸처럼 떡은 쳐다도 안 보는 아이들도 꽤 많으리라고 생각된다.
이 책은 좀 평범한 떡을 벗어나서 뭔가 전통적이고 독특하고 다양한 떡을 찾아보기 위해서 보게 된 책이다. 내가 직접 만들어서 선물을 하고 싶어서 말이다. 나는 내가 만든 음식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내 돈 주고 사먹기는 아깝고 부담스럽지만 남이 선물해주면 진짜 고맙게 잘 먹을 것 같은 것이 떡 아닐까 싶다. 이 책에 소개된 대추단자도 선물용으로 참 좋을 것 같다. 얼마 전 친구 오빠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고 오는 길에 친구 어머님이 식당 입구에서 하객들에게 일일이 떡이 든 팩을 나눠주셨다. 피로연 메뉴가 스테이크 였기 때문에 식사를 제대로 못 드신 분들을 위해 준비하셨다고 하는데 예쁜 색색의 경단들이 다섯 종류나 들어 있었다. 친구는 귓속말로 '다른 건 다 애들 줘도 대추 묻은 것은 너 먹어라, 제일 비싸고 맛있는 거다'라고 언질을 주었다. 내가 딱 보니 채 친 대추와 밤이 묻어 있어서 아이들이 먹지는 않겠지만 굉장히 예쁘고 독특하고 색다른 느낌을 주는 경단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기차 안에서 먹어 보니 첫 맛은 입에서 당기는 맛이아니었으나 먹고 나면 또 먹고 싶은 담백한 맛이었다. 아마 그 대추 경단을 먹어 본 기억이 나서 이 책을 손에 잡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책에 소개된 떡과 한과들 중 웃지지라는 예쁜 떡과 치즈 떡 케이크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보기에도 너무 예쁘고 정성이 듬뿍 느껴지는 떡이라 만드는 나도 기쁘고 선물 받는 사람도 좋을 것 같다. 집에서 미니 믹서기나 분쇄기를 이용해서 쌀을 ?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어서 더 좋게 느껴진 책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어릴 적의 할머니의 손 맛, 강정도 소개되고 있어서 고맙게 감사하게 잘 읽은 책이다. 내 주변의 지인들이여, 기다리시라, 올해는 나의 멋진 떡 선물을 받게 되실 것이니... (희망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