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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활동 117가지 - 글자많은 책도 그림책만큼 좋아하게 만드는
권미숙.조정연 지음, 강창래 기획 / 바다출판사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사실 나는 알라딘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분들에 비하면 초라한 서재를 가지고 있다. 사진도 올리지 않고, 멋진 그림이나 글도 올리지 않는 바보라고나 할까... 내가 서평을 쓰는 것은 내가 읽은 책에 대한 작은 기억을 적어 놓고 싶어서이고 그것이 독후감 공책이나 수첩이 아닌 인터넷 알라딘 서점을 이용하는 방법인데 가끔은 내가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같아서 좀 주춤거릴 때가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요즘 아이들이 모든 면에서 다 행복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좋은 책의 감동을 마음 속으로 간직하고 두고두고 곱씹기만 하면 안될까? 꼭 이렇게 다양한 독후 활동을 해야하고 내 생각을 표현해야 하는 것일까? 요즘은 독후감도 글로만 쓰는 것이 아니라 그림, 편지, 기사문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독후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을 보고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보다는 참 힘들게 산다 싶다. 학교 방학 숙제를 위해 미술학원이나 문화센터를 다니며 미술 활동을 하고, 개학할 때는 그동안 만들어 놓은 작품들 중 하나를 가져가는 아이들을 보며 씁쓸한 웃음을 지은 적이 있는데 이 책 또한 좀 씁쓸하다.
책을 읽고 들려주기, 만들기, 체험활동, 견학, 여행, 매체활동, 글쓰기와 마주이야기, 말하기와 토론등 다양한 독후 활동을 소개해주고 있고, 아이들에게 어떤 면에서 효과가 있었다는 것도 말해주고 있고, 많은 책의 사진과 함께 그 책들의 줄거리, 그 책을 가지고 해볼수 있는 독후활동들을 알려주고 있는데, 독서 선생님이나 문화센터나 도서관에서 독서 지도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많은 정보를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곳에 내 아이들을 보내지 않는 내 입장에서 보면 돈 벌 때 도움받으라고 정보를 주는 책같다.
꼭 무슨 책을 읽고 독후 활동을 해야 하고, 꼭 교과서에 나오는 유적지나 사적지를 놀러 갔다 와야 할까? 그냥 이유없이, 문득 가보고 싶어서 가면 안될까? 요즘 아이들은 너무 바빠서 '그냥', '무심코'라는 말에 해당 사항이 없는 것일까?
어릴 적 우리 집 책꽂이에 꽂혀 있던 많은 책들 중 나에게 좋은 느낌으로 기억되는 책들도 있고, 내가 사람을 두려워하고 믿지 않게 만드는데 일조를 한 책들도 있다. 그 중 펄 벅의 대지가 내게는 가장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난 어른이 된 지금도 키가 크고, 뼈대가 굵고, 광대뼈가 도드라진 여인을 보면, "오란이 저런 모습이었을까? 저런 여인을 오란 역으로 캐스팅해서 '대지' 영화를 찍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 대지 작품을 읽었을 때 오란이 가장 기억에 남았는가 보다. 가슴 속에 묻어 두고 곰곰히 곱씹으며 책에 대한 느낌을 소화하면 안될까? 홀딱 벗은 여인의 몸보다 살짝 베일에 가려진 여인의 몸이 더 아름답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요즘 사람들도 그 말의 맛을 알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