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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꿈을 빚은 건축가, 가우디 ㅣ 위대한 도전 4
김문태 지음, 박종호 그림, 고정욱 기획 / 뜨인돌어린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네모 반듯한 아파트에서 벗어나 타워식 아파트, 끝라인의 발코니를 둥글게 만들어 놓은 아파트등 멋스럽고 남과 다른 멋을 추구하는 아파트들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한동안은 아파트 단지 이름을 멋지게 짓는 것으로 남과 다른 차별화를 내세우더니 언제부터인가는 그 아파트에 사는 것만으로도 나를 돋보일 수 있다는 선전이 주를 이루고 있지요. 과도한 선전은 좋지 않게 느껴지지만 남과 다른 차별화를 꿈꿔본다는 것은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외관이 멋지고 독특한 건물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가우디에 대한 평가도 새로워지고 많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얼마 전 가우디 평전을 읽었는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가우디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가우디에 대한 책은 많은데요,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괜찮은 면이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가우디가 차사고로 죽었는데, 가우디가 사고를 당한 후 죽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졌다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사고로 죽었다, 걸인의 행색이어서 가우디의 명성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고 말하고 끝내는 책들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가우디의 사고 후의 상황까지 잘 보여주고 있어서 가우디의 불행했던 인생을 보며 손을 꼭 잡아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 해주고, 평생 동안 가우디를 시샘하고 비난하던 비야베키아가 가우디를 찾아와 용서해달라고 화해를 청하는 모습도 좋아보였습니다. 속이 밴댕이 속알지인 제가 볼 때는 '진작에 좀 잘해주지, 다 죽어가는 마당에 와서 화해는 무슨 화해'라는 생각도 들지만 , 그런 비야베키아의 행동마저도 아이들에게 어떤게 진리인지 알려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참!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모차르트를 자신이 죽였다고 외쳤던 살리 에르 있잖아요? 살리 에르의 행동과 비야베키아의 행동을 비교해서 보는 것도 생각의 폭을 넓히는데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번째로, 이 책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가우디가 설계한 건물들의 사진이 실려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인터넷 검색을 하면 가우디의 작품들을 볼 수 있겠지만, 아이들이 집이 지어지는 과정의 어려움, 진행 상황을 보며 수시로 작품을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었던 것이 좋게 느껴집니다.
세 번째로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가우디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는 석공입니다. 긴 돌들을 가지고 둥그런 아치문을 만드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사람들에게 맞서고, 계속되는 실패에 힘이 빠진 인부들과 조수들을 격려해 작업을 성공시킨 가우디에게 '자기를 예술가 대접을 해주어서 고맙다고, 그동안 갈고 닦은 모든 기술을 동원해 돌을 다듬었고, 자기가 작업한 일이 성공하게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는 석공의 말을 통해서 가우디가 어떤 사람인지 다 드러나고 있어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네 번째로 마음에 드는 것은 중간 중간에 만화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한 챕터 분량을 만화로 꾸며 놓아서 제법 분량이 많습니다. 만화에 익숙해져 있어 글로 된 책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이 읽기에 좋습니다. 글로 된 책으로 가는 과도기에 독서 습관을 바르게 잡아주는 데도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에 드는 구절도 여러 개 있었고 가우디의 소신있는 행동이 마음에 들어 여러 곳 접어 두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을 소개해보라고 하신다면,
"신이 내려다보고, 내 마음이 내려다보지. 그러니 보이지 않는 곳에도 정성을 기울일 수 밖에..."라는 말입니다.
굴뚝이 밑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위에서 누가 내려다 본다고 생각하면 옥상을 대충 만들 수 없다는 가우디다운 말이기에 마음에 듭니다. 소설가 박완서 님의 단편 소설 중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전 그 소설을 읽고 난 이후로 이 말을 잊은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억울하고 답답한 일이 있을 때도 이 말을 생각하며 진실이 이기는 것이라고 믿고 살고 있습니다. 가우디를 통해 내 삶의 소신이 옳다는 생각을 하며 기쁘게 감사하게 읽은 책입니다. 정말 천국이 있다면 가우디가 천국에 가서 멋진 구름 건물들을 짓는 천사가 되었기를 바라고 또 바랄 뿐이 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