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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려도 괜찮아 ㅣ 토토의 그림책
마키타 신지 지음, 하세가와 토모코 그림, 유문조 옮김 / 토토북 / 2006년 2월
평점 :
어제 성당 첫 영성체 교리 시간에 수녀님이 아이들에게 말씀하셨다. "인간이 하느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에 바벨탑을 쌓았는데 하느님이 어떻게 하셨을까?" 19명의 아이들 중 내 아들이 혼자 큰 소리로 말했다. "바벨탑을 무너뜨렸어요" 에고, 이런... 어린이 성경 만화 책도 보고, 바벨탑 이야기도 아는 것은 맞는데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 않아서 틀린 대답을 했다. 보조교사로 참석해서 다른 아이들 옆에 서있던 나는 아들이 창피해할까봐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집에 와서 "틀린 답을 말해도 괜찮아. 큰 소리로 대답한 것은 잘했어"라는 말로 위로를 해주었다. 오늘 아침, 이 책을 본 순간, 에고, 이 책 사다 놓고 왜 이제야 읽었나 싶어서 안타까웠다. 어제 아들 녀석이 큰 소리로 말을 했을 때, 수녀님이 정답을 말씀하셨을 때 아들 녀석을 보고 웃어줄 것을, 잘했다고 손짓이라도 해줄것을 내 생각이 짧았다. 에고... 그래, 틀려도 괜찮다. 틀린 것을 알고 고치면 되지 쑥쓰러워 할 것도 없고 창피해 할 것도 없다. 자신감, 이거 진짜 중요한 거다. 그림도 예쁘고 좋고 밝고 명랑하고 글도 좋고 다 좋은 책이다. 엄마들도 읽고. 아이들도 읽고 선생님들도 읽으시면 좋겠다. 다르다와 틀리다를 제대로 구분하지 않는 우리들 보라고 만들어진 책인가 보다.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알고 있는 좋은 구절이 하나 생각났다.
"연습을 통해서, 그 어느 완성된 사람으로 되기는 싫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고 저 상황에서는 저렇게 행동해야 하는 사회가 요구하는 모든 규칙을 통달한 달인이 되기보다는 그저 따뜻한 가슴 하나로 부딪히고 멍들고 비웃음을 받을지라도 그저 못난 그대로 풀 한 포기 햇살 한 조각의 아름다움에 가슴 아련해지는 그대로의 나이고 싶습니다."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고, 사랑을 주고 미소를 줄 수 있는 책이라 고맙게 또 고맙게 읽었다.
참, 혹시 바벨탑 이야기를 모르시는 분이 계시다면 궁금해 할 수도 있으니, 정답은 바벨탑을 쌓던 사람들의 언어를 갈라 놓아 서로 뿔뿔이 흩어지게 만드신 것이랍니다. 결국 바벨탑은 완성되지 못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