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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때 ㅣ 미래그림책 35
트리나 샤르트 하이만 그림, 바바라 슈크 하젠 글, 이선오 옮김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5년 5월
평점 :
절판
나 혼자 살 때랑 결혼을 하고 나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자꾸 변한다. 아가씨의 눈으로 보는 세상과 며느리의 눈으로 보는 세상, 엄마의 눈으로 보는 세상은 큰 차이가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안쓰러움과 미안함을 함께 느꼈다. 좋은 것만 주고 싶고, 맛있는 것만 주고 싶고, 마음 같아서는 세상을 다 주고 싶은데 그것이 뜻대로 안될 때 부모의 마음을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 엄마, 아빠의 눈치를 보며 알건 다 아는 아이들의 마음도 안쓰럽고 애틋하지만 부모의 절망감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을 그린 트리나 샤르트 하이만은 주로 흑백의 그림을 그리다가 1974년에 처음으로 컬러 그림을 그린 분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림이 참 독특하게 느껴진다. 깔끔한 맛도 있으면서 뭔가 애잔함, 쓸쓸함도 느껴진다고 말해도 좋을까? 딱 까놓고 돈이 없어서 돈을 아끼느라 작은 상자에 든 시리얼 대신 양이 많고 값싼 '왕푸짐표' 시리얼을 먹는 다는 것, 학교가 끝났을 때 엄마가 데리러 와주면 좋은데 엄마가 직장에 나가느라 보모 아줌마가 와 준다는 것, 환한 낮에 집에 온 아빠가 보모 아줌마에게 무슨 말을 하자 아줌마가 집으로 가버렸다는 것... 딱 까놓고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어른들도 어떤 상황인지 느껴지는 이야기이다. 지금 이런 환경에 처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슬픈 느낌이 덜 하겠지만 만약 엄마, 아빠의 실직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느낌이 어떨까? 에고, 생각하기 싫은데... 그런 아이들은 이 책을 나중에 나중에 기쁠 때 읽었으면 좋겠다. '그 땐 나도 이런 기분이었는데..'라고 회상하게 말이다. 그림도 좋고, 글도 좋은 책이라 고맙게 읽었다. 맨 마지막 문장, "강아지가 콩도 좋아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부분이 애교스럽게 느껴져서 좋고, 해피앤딩으로 끝나는 느낌이라 더 좋았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는 말, 우리 모두 잊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