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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하나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
조성자 지음, 이종미 그림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나는 모범적이지 못한 나쁜 천주교 신자인데, 그런 내가 성당에서 올리는 기도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 있다. 난 그 말을 너무 좋아한다.
"내 영혼이 곧 나아지리다..."
언제 내 영혼이 철이 들어서 역지사지 따지고, 남을 위해 희생하고, 원수를 사랑하고,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까지 내주는 경지에 오를지는 모르지만, 내일은 오늘보다는 좀 더 나은 내가 있기를 바라고 기도하는 마음이 크기에 이 기도를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이렇게 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솔직한 내 심정이다. 글을 쓰신 조성자님이 보시면 나쁜 사람이라고 하실 지는 모르겠지만, 역지사지하고, 원수를 사랑하면서 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차라리 원수를 만들지 말라고 말하고 싶고, 왠만하면 무시하고 참고 넘어가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 어릴 적에는 어르신들이 무거운 것을 들고 가시면 들어드리는 것이 예의이고 옳은 일이라고 배웠지만 요즘은 어른이 길을 물어봐도 섣불리 대답해주고 길 안내를 해주면 안된다고 가르치는 세상이다. 뭔가 남에게 쓸모 있는 것이 되고 싶다. 저도 남을 도우며 함께 살고 싶다고 기도를 할 수는 있고 그렇게 사는 것도 옳은 일이나 이왕이면 원수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굳이 살라고 가르치고 싶지는 않다. 뭐든지 삶은 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착한 일도 내가 하고 싶어야 하는 것이고, 나쁜 일도 그렇게 하면 안되는 것이니까, 착하게 살기 위해서 나쁜 짓을 하지 않지만 더 중요한 것은 법에 저촉되는 일은 하지 말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자신을 산비둘기의 몸에서 떨어져 나오게 한 까치, 그 까치 부부의 아기 까치의 이불이 되어주는 것이 진정 행복한 일이고, 남과 함께 하는 좋은 삶인가? 그렇게 함께 살 필요는 없는 것이다. 나는 나다워야 하는 것이고, 뉴스는 뉴스다워야 하는 것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이 책의 결말을 다른 것으로 하나 더 말해 주었다.
"음, 있잖아, 그 깃털은 아기 까치가 건강해진다음 바람을 따라 날아가다가 어느 작가의 멋진 펜을 장식한 깃털이 되어서 작가와 함께 하는 삶을 살았다"고 말이다. 어른도 쉽지 않은 역지사지, 아이들에게까지 벌써부터 강요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