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은 정 몽주의 시 중에 〈태평소>라는 시가 있습니다.

봉황 새긴 관에 금으로 입을 꾸미니

맑은 상조가 여기서 나네

한 소리 높이 솟아 달을 흔들고

여섯 구멍 공교롭게 별을 팠네

가고 멎고 하는 군령 엄하고

낮았다 높았다 나그네 정 움직이네

북정의 날을 본다고 생각하니

오랑캐 왕의 뜰에 불어서 뚫어주리


포은 정몽주의 시에도 등장하고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시조에도 등장하는 날라리라는 악기가 있습니다. 원래 중국에서 건너온 악기인데요, 크기가 작지만 음색이 높고 강한 악기입니다. 소리가 크고 높으니까 통이 크고 눈에 띈다는 특징이 있구요, 날라리 소리의 곡조가 아무래도 북소리나 징소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까부는 쪽이라 경박함이 느껴다고 합니다.

요즘 소위 노는 학생들을 날라리라고 부르는 이유도 그 악기의 특징에서 유래하지 않나 싶네요. 날라리라는 악기의 크기가 작으니까 아이와 연관지을 수 있구요, 날라리가 군중(軍中)에서 어떤 신호가 필요할 때는 어느 곳에서든지 아무 때나 불기에 남과 다르게 좀 튀는 학생들을 뜻하는 은어로 쓰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큰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하고나니 초등학교와는 다른 느낌도 들고, 아이를 잘 이끌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에 책임감이 더 커졌습니다. 초등학교 때와는 다르게 여자 아이들끼리만 모아 놓은 학교에서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며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아이가 입학식과 함께 새 반이 정해지자 여러가지 말들이 제 귀에 들립니다. 저는 입학식 날 담임 선생님 얼굴을 뵙고 아직 성함도 외우질 못했는데 동네 선배 어머님이 전화를 주셔서 "담임 드럽게 걸렸다. 담임 복도 없다"고 힌트를 주시기도 하구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아이의 친구 엄마가 제 아이에게 "몇 반이냐?"고 물은 후, 제 아이를 딱하다는듯이, 속으로는 좀 고소하게 생각을 하는지, "그 유명한 반이냐?"는 말로 저를 당황시키기도 했습니다. 제 아이가 속한 반에 소위 날라리라고 불리우는 학생들이 대거 포진해 있기는 합니다. 과반수가 넘는 아이들이 날라리라고 한다니 그 어머니의 말씀에 토를 달지는 않았습니다. 그 어머님의 지나친 반응에 기분이 얹짢아진 제가, "왜요?"라고 되물었더니 제 표정이 심상치 않았는지 "아뇨, 하도 유명한 아이들이 많은 반이라고 해서요."라고 말을 돌리더군요.

엘리베이터가 일 층에 멈추고 걸어가는 도중에 아이가 말하더군요.
"엄마, 유명한 애들이라는 말이 뭐겠어? 날라리 반이라는 뜻이잖아."라고 말입니다.

그래요, 저도 눈 있고, 귀 있어서 압니다. 제 딸아이와 한 반인 아이들중에 소위 튀는 애들이 많다는 것을요. 처음에는 저도 "하필이면~!"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어쩌나요, 일 년동안 아이들이 잘 지내기를 바랄 수 밖에요. 그 아이들도 자기 집에서는 소중한 아이들인데 좀 튀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선입견을 가지지 말자고 제 자신에게도 열심히 암시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오히려 어른들에게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서로의 영역을 건드리지 않고 잘 지내는데 오히려 선생님들이나 학부모들이 드러내놓고 날라리 반이라 공부도 못한다, 날라리 반이라 그런 것도 모르는 꼴통들이라는 표현을 합니다. 아닐 말로 듣는 날라리 기분 나쁘면 어떻게 하려고요?

날라리라는 악기는 높고 강한 음색때문에 군인들이나 군중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게 딱 좋은 악기이구요, 목청껏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고 난 것같은 후련한 느낌을 주는 악기라고 합니다. 군인들의 행렬, 임금님의 행차 시에도 날라리 소리를 드높인 것만 봐도 그 악기의 독특하고 멋진 음색을 알만하지 않나요?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은 이순신 장군의 애를 끓어오르게 한 일성호가도 바로 날라리 소리입니다.

날라리라는 은어가 건방지게 통이 커서 남의 이목을 집중시키거나 아무데서나 눈에 띄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고 하지만 사랑스런 아이들을 굳이 날라리라는 이름으로 부를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날라리라는 악기, 태평소라고 불리우기도 합니다. 태평소라는 말의 뜻은 평화로운 시대를 구가하는 악기라고 합니다. 날라리 소리가 튀는 것처럼 어딘가 마음 한 구석이 외롭고 힘든 아이들이 자기를 좀 봐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날라리라는 이름으로 그 아이들을 매도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다정한 눈빛, 정겨운 말 한마디에 그 아이들의 예쁜 눈과 마음이 따뜻해지고 편안해질 수 있도록 날라리라는 말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이 먼저 말조심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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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만들어 멋지게 드는 가방 43 My Utopia 1
채경림 지음 / 세마치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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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와 있는 가방 다 갖고 싶다. 원래 퀄트 백이 비싸다. 독특하기도 하고~! 작년에 젤리백이 엄청 유행이었다. 난 안 샀다. 너도 나도 가지고 다니니까 짜증나서~!  남들과는 좀 다른 백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 책에 나오는 가방들은 정말 마음에 든다. 내가 갖기도 좋고, 선물했을때 효과도 확실한 가방들이라고 생각한다. 남과는 다른, 멋스런 백이야말로 패션 리더가 되는 것 아닐까? 너도 나도 똑같은 명품 가방 가지도 다니는 것보다 이런 가방이 훨씬 멋지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모양의 가방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원단도 너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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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밀리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22
모리스 샌닥 그림, 그림 형제 지음, 랄프 만하임 엮음,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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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자는 우리나라 어머니들의 모성애가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나 사랑하는 딸을 전쟁에서 구하기 위해 숲 속으로 들여보내는 어머니... 아이에게 사흘이라는 개념은 너무 아득하게 느껴진다. 사흘만 있다가 오라고 했는데 어쩌자고 30년이나 있다가 왔는지...  딸을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보고 죽고 싶다는 어머니의 소망은 이루어졌지만 딸에게도 어머니에게도 30년은 너무 아까운 시간이다.  인생의 황금같은 시기를 아이의 모습으로 지내고 죽어야 했으니 딸이 안전했는지는 몰라도 행복하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물론 어린 딸은 사흘로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성 요셉이 그렇게 한 것인지, 아이의 운명이 그러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가혹한 운명이다. 30년 동안 딸을 찾고 기다린 엄마의 마음을 어땠을까? 에휴~!  슬픈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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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유행에 뒤졌어! 그림책 도서관 19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사라 K 글, 윤미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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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즐겁게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흑표범이 등장하는 순간 분위기가 흥미진진해집니다. 흑표범의 늘씬하고 멋진 모습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호랑이보고 잠옷바람이라고 하다니요, 정말 재미있네요. 호랑이의 멋진 가죽을 얻기 위해서 많은 사냥꾼들이 사냥을 했는데요, 그런 호랑이의 무늬를 보고 파자마라고 하다니... ^^ 흑표범의 센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올해는 민무늬가 유행이라며 걱정하는 무당벌레, 말벌, 얼룩말, 기린의 모습이 정말 재미있습니다. 천진난만하기도 하구요. 아이들이 재미있고 행복하게 읽을 수 있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읽게 되어서 기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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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머리에 껌 붙었잖아 - 온도의 변화 좋은 수가 있어 1
한선금 지음 / 비룡소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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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껌이 붙으면 베이비 오일로 닦아냅니다. 또한 껌을 얼려서  빗으로 쓸어내는 방법도 있구요, 껌을 녹여서 닦아 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조그만 생각해보면 껌을 쉽게 떼어낼 수 있는데 일단 아이가 껌을 머리에 붙이면 순간적으로 열이 좀 받아서 머리카락을 잘라내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지요. 제 딸아이도 어릴 적에 여러 번 머리 잘랐습니다. ^^;;   쉽게 아이들과 과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도 감정적으로 처리하는 저의 성급함에 반성을 하게 되는 책입니다.  마지막 장면도 참 좋습니다. 잉검이가 껌이 붙은 츄츄의 머리를 마구 잘라 놓았는데 반대로 잉검이의 머리에 붙은 껌은 쉽게 떼어내게 되자 잉검이는 츄츄에게 더 미안해집니다. 잉검이가 츄츄에게 미안하다고 했지만, 머리를 망쳐 놓은게 사과로만 해결되지는 않지요, 잉검이가 츄츄에게 제안한 방법, 아주 좋습니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 아니라서 더 좋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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