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대장 존 비룡소의 그림동화 6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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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넘기면 존이 쓴 반성문이 보인다. 왜 반성문을 쓰게 되었을까? 존은 아침마다 학교 가는 길에 방해꾼을 만나서 지각을 하게 된다. 악어, 사자, 파도... 그러나 선생님은 한번도 존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벌을 준다. 벌도 점점 늘어나서 300번 반성문 쓰기, 400번 반성의 말 외치기, 500번 쓰기로 말이다. 존의 말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다 아는 일, 그러나 선생님이 좀 너그러운 마음으로 존을 받아들이면 안되는 것일까? 존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은 선생님도 황당한 일을 당한다.

커다란 고릴라에게 붙잡혀서 천장에 매달리게 되는 일을 말이다. 존에게 구해달라고 하지만 존은 눈으로 보는 상황도 믿지 않는다. 선생님이 진작 존을 믿어주었더라면... 상상력이 풍부한 똑똑한 아이들이 오히려 학교에 적응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존같이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을 좀 너그럽게 대해줄 수 있는 어른들이 많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선생님이 믿어 주든지 아니든지 이 책은 아이들이 볼 때 학교 가는 길에 재미있는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도 있다고 숨통을 틔여주고 있어서 좋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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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24
캐시 헨더슨 지음, 패트릭 벤슨 그림, 황의방 옮김 / 보림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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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페이지에 걸쳐 크게 그려진 그림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펜으로 일일이 섬세하게 그린 그림이 인상적이다. 큰 유조선과 작은 스티로폼 배가 선명하게 비교되고 있어서 아이들 시각적인 자극 효과가 만점이다. 하늘은 모기장 무늬(체크)로 바다는 일자로 섬세하게 펜으로 그려 놓은 것이 굉장히 강한 느낌을 준다.

그림은 선,면,점의 조화라는 고등학교때 들은 풍월까지 생각나게 할 정도로 선의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물고기가 작은 배를 물고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간 그림에서는 바다색이 너무 아름답다. 그 중 눈에 잘 띄지도 않는 하얀 해파리 그림도 눈에 쏙 들어온다. 작은 배가 깊은 바닷속에서 다시 물위로 떠오르는 장면은 밑에서 위로 쳐다 본 그림인데 물고기의 배부분을 검은색으로 처리하고 빛이 들어오는 물 위를 흰색으로 표현한 것이 대조를 이루어서 보기 좋다.

처음에 배를 만든 소년의 한 마디 말, '우린 가라앉지 않아. 내 배랑 나는' 이라는 말이 끝 부분에 긴 여행을 마친 작은 배를 거둔 소녀의 혼잣말과 일치해서 시작 부분과 끝 부분이 매듭이 잘 지어진 느낌을 받는다. 그림을 그린 패트릭 밴슨이 이 책으로 1996년 영국에서 가장 뛰어난 그림책에 주는 상인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최종심사에 올랐다는 설명이 있는데 상을 받았는지도 궁금하고, 이 책의 그림이 너무 좋아서 그의 다른 작품을 원본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 버드나무, 억척스런 공주,작은 펭귄도 꼭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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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결혼식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76
가스 윌리엄즈 글, 그림 | 강무환 옮김 / 시공주니어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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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멋진 토끼가 나오는 그림책은 내 생애 처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귀엽고 예쁘고 복실복실하다 등등 토끼에 붙일 수 있는 온갖 찬사를 다 붙여도 좋을 듯 싶다. 거기다가 멋진 사랑이야기라니... 연인 사이인 두 마리의 토끼가 있었다. 남자 토끼는 맨날 생각할 것이 많다. 놀다가도 밥을 먹다가도 여자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묻자 고민을 털어 놓는데 너랑 영원히 함께 있는 것을 바란다고 한다. 멋진 프로포즈... 그런데 한 술 더떠서 여자친구는 자기의 마음을 표현하기를 더 어려운 것을 바라지 그러냐고 한다. 그러자 남자 토끼가 네가 나의 모든 것이 되어주면 좋겠어라고 한다. 보나마나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너무 예쁜 토끼 그림과 행복이 사라질까봐 고민하는 사랑에 빠진 토끼의 모습이 너무 잘 어울린다. 요즘은 여자가 더 씩씩하다고 하더니 토끼 사회에서도 여자토끼가 더 멋지다. 한숨 쉬고 고민하는 토끼의 모습이 너무 예쁘다. 여자아이들이 보면 너무 예쁘다고 홀딱 반할 것 같다. 토끼사회의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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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있는 집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9
마틴 워델 지음, 장미란 옮김, 안젤라 바렛 그림 / 마루벌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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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잔잔한 꽃무늬가 그려져 있는 예쁜 천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책의 표지를 넘기면 그려져 있는 꽃무늬가 보티첼리의 그림 속에 나오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작은집에 사는 외로운 할아버지가 뜨개질을 하는 인형, 삽을 든 인형, 가방을 맨 인형을 만든다. 내 짧은 생각에는 이 인형들이 할아버지의 소망을 대변하는 것 같다. 삽을 든 인형은 할아버지 자신, 뜨개질을 하는 여인은 부인, 가방을 맨 인형은 아이... 현실에서 가지지 못한 식구(밥을 같이 먹는 한집에 사는 가족)를 가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세 나무 인형은 창턱에 앉아서 할아버지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를 들어준다. 인형은 말하지 못했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있어서 행복했을 것이고, 어느날 할아버지가 다시 돌아오지 않아서 거미줄이 얽혀 창 밖이 보이지 않아서 쓸쓸했을 것이고, 오랫만에 찾아 온 나그네가 다시 그 집을 찾겠다고 해놓고 오지 않아서 슬펐을 것이고, 그가 다시 가족을 데리고 찾아와서 집을 고치고 인형들을 새것처럼 손질해 주어서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살아있는 사람이 느끼는 것처럼 말이다. 만약 나그네의 어린 딸이 그 인형을 버렸으면 새로운 공포영화 사탄의 인형이 되면 어쩌나 싶어서 어찌나 조마조마했는지 모른다. 그림도 좋고 내용도 따뜻한 책이어서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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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의 산책
다카하시 미치코 그림, 루리코 듀아 글, 박문성 옮김 / 창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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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전체적으로 주는 느낌을 말하자면 하늘색의 밝고 깨끗한 느낌이다. 파란색이라면 씩씩한 느낌을 많이 받았을텐데 너무 여리고 깨끗한 하늘색이라 예쁘면서도 마음이 아팠다. 지오디의 하늘색 풍선 노래도 생각나고 절망은 희망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말한 박진식씨 생각도 나고 작고 예쁜 그림책 한 권을 읽는데 어찌 그리 떠오르는 생각이 많은지 읽고 또 읽고 만져보았다.

장애아를 둔 부모의 마음을 100% 이해한다고 큰 소리 칠 수는 없지만 자식을 키우는 부모라면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아픈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내가 아픈게 낫겠다는 부모의 마음을 말이다. 아이와 함께 어려운 나들이 길에 나선 엄마의 마음이 어떨까 싶으니 어찌나 안쓰러운지...

엄마가 나이가 들면 아이의 도움을 받아 아이과 같이 걷고 싶다고 하는 대목에서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 다른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는지 의식하고 살아야하는 엄마의 아픈 마음이 느껴져서 남의 일같지 않았다.

동그한 머리와 단순한 몸으로 표현되어서 단순하기 그지없지만 작은 책 한권에 성치 못한 자식에 대한 애절한 사랑과 부모에게 의지하는 작은 새 같은 아이의 모습이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예쁘기도 한 좀 속상하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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