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다보면 스토리의 속도감에 따른 호흡이 느껴질 때가 있다. 명작의 반열에 오른 장편소설들을 읽어보면 시종일관 이 호흡의 속도가 일정함을 느끼게 된다. 한편으로는 스토리가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마치 명상의 달인처럼 일정하게 유지되는 호흡은 이야기의 서사를 끝까지 안정감있게 이끌어 낸다. 반면 단편이나 신인작가들의 경우 호흡에 강약을 주어 반전이나 강조를 이끌어 내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스티그 라르손은 그런 면에서 일정 경지를 넘은 명상가와 같은 안정된 호흡으로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장편에 매력적인 캐릭터를 부여하여 흥미진진하게 서사를 이끌어 가는 힘을 지닌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10부작으로 기획된 밀레니엄 시리즈를 3부까지 밖에 집필하지 못하고 출간 직전에 사망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겠지만, 계속 집필을 해서 10부작을 완성시켰어도 대단한 작가로 이름을 알리지 않았을까 싶다.아쉽게도 4부부터는 유족과 출판사의 동의로 후배 기자인 라게르크란츠가 연작으로 계속 소설을 이어가게 되었다. 3부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된 스토리를 가진 이 소설이 후배 기자에의해 어떻게 진행되어 갈지 기대된다.다만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을 남긴 고인에 이어 연작으로 이어가야 하는 라게르크란츠의 입장에서는 그리 편하지만을 않을 것 같다.
전자도서관을 통해 대여해서 E-Book으로 2시간만에 독파했다. 요코미조 세이지(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했다는 책소개에 걸맞게 첫 시작부터 한 방 크게 날리고 시작하는 맛깔스런 스토리가 일품이었다. 처음에는 SF물인가하는 착각을 불러왔지만 SF를 미스터리로 뒤집는 반전과 종반까지 유지하는 속도감에 간만에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느꼈다. 우연히 수사팀에 전달된 이메일이 결정적 단서를 제공한다는 설정 등 몇가지는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아쉬운 대목이어서 별 4개를 주고 싶었지만 이만한 반전과 몰입감을 유지하면서 속도감을 잃지 않는 글솜씨에 별 5개를 쾌척!
빨간 표지에 검은 색 타이포그라피의 단순한 디자인과 손안에 들어오는 크기. 무엇보다 '창간호'라는게 구매욕을 자극했다.
머스크의 화성 식민화 계획은 오랜 역사를 갖고 되풀이되는 하나의 사회문제를 보여주는 신호이다. 부유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일상의 관심사로부터 단절시킬 때 어떤 일이 생길까? 머스크는 지구를 돌보거나 고쳐서 이곳에 남는 대신 혁신을 통해 지구를 떠나기를 원한다. 파괴적 혁신 계층에 속한 수많은 동료들과 마찬가지로, 머스크는 지금 이곳의 세계에서 완연히 동떨어진 환상과 과학소설 속에 사는 것을 더 좋아한다. 머스크는 유토피아적이다. 이 용어의 원래 그리스어 뜻인 ‘어디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말이다.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세계에 혐오감을 느낀 그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를 꿈꾼다.
지금은 굳건한 지식뿐 아니라 그것과 대조되는 비지식의 출현 배경을 이루는 사회, 정치, 법률, 문화의 심층 구조에 천착하는 과학기술학 말이다. 우리에게는 왜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지속적 반성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비로소 우리는 집단적 앎을 튼튼하게 하고 심지어 더욱 강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우리가 공공적 지식 생산이라는 어려운 임무를 맡겼던 인간 제도들을 해체하려는 사람들에 맞서 반격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망설이고 있는 질문이야. 알파 센터우리로 출발한 초대형 우주선은 불의 사고로 정지했고 탑승자들은 전부 죽었어. 우리가 마지막으로 수신한 통신에 따르면 그래....한편 지구에 남아서 그 사람들을 원망하고, 인공지능에게 보살핌을 받으면서 실시간 방송으로 자존감을 유지해가는 너희가 있지. 알파 센타우리로 가다가 죽은 사람들의 소식을 공표하면 희망이 생길까? 아니면 더 큰 절망만 안겨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