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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에서 1 ㅣ 미도리의 책장 6
기시 유스케 지음, 이선희 옮김 / 시작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천년 후의 미래, 모든 사람들이 주력이라는 초능력을 갖고 태어나며 평화와 안녕만이 깃든 목가적인 환경의 세계에서 자라게된다. 기스 유스케의 '신세계'는 그렇게 시작된다. 하지만 그 평화와 안녕이 상상하기도 힘든 잔인한 사회 시스템을 바탕으로 얻어진 것이라는 걸 주인공들 자라며 서서히 깨닫게 된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어릴 때 영화로 본 적이 있다. 인간의 출생을 통제해서 각 계급별로 나눠 세뇌를 통해 불만을 느낄 수 없도록 길들여진 세상. 슬픔이나 불안을 느끼면 '소마'라는 약을 통해 행복을 선사하고 늙지 않는 끔찍하게(!) '멋진 신세계'를 디스토피아적으로 그려낸 영화였다.
기시 유스케의 '신세계' 역시 겉으로는 목가적고 모두가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 같으나 개개인이 가진 주력의 가공할 위력으로 인한 공포가 사회 전 시스템을 짓눌러서 '썩은 사과'를 도려내듯 철저하게 위험 요인이 발견되거나 뒤처지는 경우 어릴 때부터 배제(!)시켜 버리는 가혹한 디스토피아적인 신세계였다.
그리고 또 한 축을 담당하는 '요괴쥐' 역시 2부 말미에서 충격적인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했는데 소설을 읽어보니 1부의 내용까지는 원작에 충실하게 그려진듯하다. 일본에서는 원작이 워낙 완성도 높고 인기가 있어서 애니메이션이 호불호가 엇갈리는 평이다.
미래를 그려냈기에 SF물이라고 해야겠지만 내용은 거의 판타지에 가깝다. 하지만 이야기의 설정이나 배경, 그리고 소재 만큼은 작가의 상상력에 깜짝 놀라게 된다. 애초에 초능력이라는 '오컬트'적인 소재로 SF물을 쓴다는게 모순되지만, 초능력이라는 설정을 받아들이고 나면 왜 그렇게 사회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했는지가 논리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잘 짜여져 있음을 느끼게 된다. 과연 일본에서 SF 대상을 수상할만한 작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