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정유정 작가는 '28'(은행나무 2013)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라디오에서 개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이라며 그 소설을 쓰기 위해 특별히 동물심리학까지 공부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구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독특한 소재였지만 강렬하다는 느낌까지는 받지 못했던터라 정유정 작가의 또다른 대표작인 '7년의 밤'은 계속 버킷리스트일뿐이었다. 그러다가 '7년의 밤'이 영화로 개봉되었길래 더이상 미뤄둘 일이 아니다 싶어서 eBook으로 구매를 했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오늘 밤 새겠구나(!)하는 낭패감에 손을 뗄 수 없이 단숨에 읽어나갈 수 밖에 없었다. 인간 내면에 깊이 뿌리 박은 상처와 그로인해 무너지고 파괴되는 자아가 점차 확산되어 주위의 모든 이들에게까지 질병이 퍼지듯 파괴의 손을 뻗어가는 과정이 '세령호'를 덮은 한 치 앞도 안보이는 자욱한 안개와 함께 나조차 뻐져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소설 속 주요한 장치들인 잠수사의 잠수 과정이나 세령호의 물관리 시스템 등은 마치 내가 전문가라도 된듯 세부적이고 자연스럽게 기술되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한 취재가 깊음을 느끼게 한다. 정유경 작가에게 세계문학상을 안겼던 '내 심장을 쏴라'(은행나무 2009)와 '종의 기원'(은행나무 2016)도 짬내서 읽어봐야겠다.



소설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받기란 드문 경험인데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은 간만에 내게 다음 날 피곤함에 대한 걱정조차 잊고 밤을 지새우게 만든 소설이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prenown 2018-05-01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기작은 간호사 출신이라는 경력을 살려 의료와 관련된 내용많아 사실감이 있고,재치있는 서술이 신선했지만 갈수록 진부해지더군요.
 
[eBook] 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꽉짜여져서 실밥하나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은 군더더기 없는 스토리라인. 정유정 작가가 친 거미줄에 붙들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prenown 2018-05-01 1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 이 소설이 정유정 작가의 최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데 이후의 작품들은 기대에 많이 못미는것 같습니다.
특히 ‘종의 기원‘에서 한계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eBook] 자기 통제의 승부사 사마의 WISDOM CLASSIC 9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년에 중화TV에서 방영했던 '사마의: 미완의 책사'라는 드라마를 통해 사마의라는 인물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사마의를 주제로 다룬 책이 있을까 살펴보다가 중국 CCTV에서 TV 교양강좌로 '백가강단'을 통해 방영되었던 강의를 정리한 책이 있어 선택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인물 평전의 성격보다는 사마의라는 인물의 처세를 돌아보는 경영과 자기개발서의 성격이 강한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에서 그려졌던 모습과 비교하는 재미와 함께 직장에서의 처세를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되새기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사마의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호불호가 갈리는 듯하나 처세에 있어서만큼은 신중함과 인재를 구별할 줄 아는 안목과 더불어 높이 평가받고 있는 듯하다. 조조와 조비 그리고 조예 등 어느 한 사람 쉽지 않은 3대에 이은 오너 밑에서 항상 최고의 직함을 가지고 실패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사마의의 처세는 오너를 만족시키고 자신의 가치를 펼쳐야 하는 오늘에 있어서도큰 의미와 가치를 주고 있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필립 K. 딕 걸작선 12
필립 K.딕 지음, 박중서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블레이드 러너'는 극장판을 DVD로 구매해서 봤었고, 후속작 '블레이드 러너 2049'도 IPTV로 봤던터라 이 영화의 원작을 진작부터 읽어봐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원작은 영화와는 상당히 달랐다. 종교적인 요소가 가미-아니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영화가 제작되었으니 영화에서 제거되었다고 해야 맞을까?-된 거의 다른 내용이었다. 영화는 쇠락해가는 인류 문명의 모습을 낡고 스모그와 먼지에 덮인 문명의 자취 속 잔해의 모습과 다음 세대를 잉태할 능력을 상실하여 성적 욕구만 남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그려내고 있다면 소설은 새로운 세대를 잉태할 능력을 상실한 인류가 자기 도피적이며 고행적인 요소가 강한 가상현실을 매개로 한 종교에 매달려 그 속에서 타인과의 유대감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어 형이상학적이고 종교적인 면이 강했다. 하긴 폴라북스에서 출간한 필립 K. 딕의 장편소설들 모두 현실과 꿈, 가상의 경계가 모호하고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영화는 원작을 거의 따르지 않아 변형적 각색을 하여 모티브만 따와서 다른 작품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다. 심지어 영화를 감독했던 리들리 스콧은 원작을 읽지 않았다고 하며, 원작자 딕 역시 본인의 소설이 영화화 되는 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기사를 통해 알게되어 초반에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각색된 시나리오에 불만을 표출했다고 한다.

소설은 화성 식민지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불법적으로 지구로 도망 온 앤디(안드로이드)의 퇴출을 담당하는 경찰 소속 현상금 사냥꾼인 주인공이 최신형 기종인 넥서스-6 기종의 앤디 6기를 퇴출시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주인공은 너무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그들에게 인간적 동질감을 느끼고 혼란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결국 개별자로서는 인간보다 월등한 능력을 보이지만 연민이나 공감의 감정이 결여되어 인간과 구별이 될 수 밖에 없고 본질적인 인간은 될 수 없다는 결말을 통해 작가가 갖는 인간에 대한 마지막 자존심을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최근에도 A.I.에 대해 경계심을 갖는 작고한 스티븐 호킹 박사나 팀 버너스 리, 엘론 머스크, 빌 게이츠와 같은 분들이 갖는 우려는 연민과 공감이라는 걸 모르는 논리적 지성체의 탄생에 대한 필립 K. 딕의 생각에 맞닿아 있다고 생각된다.

주인공은 키우던 양이 죽자 남들이 알아볼 수 없도록 대체물인 '전기양'을 키운다. 소설 속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피와 살로 이뤄진 진짜 반려동물을 갖는 것이며 동물에게 애정을 쏟는 행위를 통해 스스로 다른 존재에 공감할 수 있는 '인간'임을 자각한다. 그에 반해 안드로이드는 흉내는 낼지언정 타자에 공감하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안드로이드는 양의 꿈을 모방할 수 있지만 결코 피와 살로 이뤄지고 애정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양을 꿈꿀 수는 없는 것이다.

원작소설을 읽었으니, '블레이드 러너'와 '블레이드 러너 2049'를 다시 한 번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진 - 과학잡지 에피Epi 3호 과학잡지 에피 3
이음 편집부 지음 / 이음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 호의 키워드는 ‘지진‘이다. 기사에 따르면 지진은 통계적으로 표준편차가 너무 크고 시간적 패턴으로 봐도 주기성이 없기 때문에 예측이 불가한 재해로 대비가 중요하다고 한다. 최근 경주와 포항 지진의 경험은 이웃 일본처럼 우리도 지진에서 안전할 수 없다는 경계심을 갖게 하고 있다.

재난과 재해를 대비함에 있어서 예측을 통한 예방에 주력할 것인지 재난이후 대비에 주력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기사였다.

책속의 서평으로 ‘고고심령학자‘라는 책을 소개한 내용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 특히 ˝그가 보지 않으면 인류 전체를 통틀어 그 별을 들여다보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을지 모른다.˝는 책 속 주인공의 자각은 과학자에게는 숙명이자 운명같은 정언명령(定言命令)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사소하고 무익하게 보일지라도 그 연구나 발견이 다른 누군가 혹은 어떤 상황에서는 큰 역할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큰 역할이 아니면 어떤가. 인류 전체를 통틀어 무언가를 찾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을까.

포켓사이즈에 다양한 생각과 주제을 담아 과학적 사고로 한걸음 더 끌어주는 흔치 않은 잡지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갱지 2018-04-23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좋은 책 알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