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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안드로메다 성운
이반 예프레모프 지음, 정보라 옮김 / 아작 / 2017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1960년대는 미소 양국이 치열하게 우주경쟁을 펼쳤던 시대이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SF물이라면 당연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라고 하고 싶다. 영화는 워낙 명작이라 더 말할 필요없고, 대학 때 처음 읽었던 동명의 원작(?)소설은 아직도 줄거리가 기억날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었다. 아마도 해적판이 아니었나 싶은데 함께 읽었던 속편인 '2010 스페이스 오딧세이'도 역시 영화화되어 VOD로 봤었다. 그리고 최근 러시아 혁명 100주년, 최초의 인공위성이었던 스푸트니크 발사 60주년을 맞이한다는 거창한 마케팅 문구와 함께 이름도 생소한 소련 작가가 쓴 이 소설을 읽게 되었다.
두 소설이 모두 1960년대에 쓰여진 소설 임에도 서로 다른 체제의 영향인지 두 소설은 같은 듯 다른 면이 많이 보인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는 우주로의 여행 범위가 태양계로 한정되는데 (목성까지 몇 개월이 걸렸다) '안드로메다성운'에서는 성운선을 타고 이미 다른 별까지의 여행이 가능한 것으로 나온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우주선은 당연히 현실성 있는 우주속도로 운행되나, '안드로메다성운'에서는 거의 빛에 가까운 속도로 성간운행을 한다. 아이러니 한 것은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는 '할9000'이라는 현재의 기술을 뛰어넘는 A.I.
에 의해 우주선의 궤도운행이 관리되지만 , '안드로메다성운'에서는 전자계산기가 워낙 구식이다보니 크기가 너무 커서 성간선에 싣지 못하기 때문에 궤도운행을 위한 계산을 여러 사람이 모여 직접한다는 점이다.
몇 년의 차이가 있지만 거의 같은 시대인데도 현실과 상상의 결이 너무도 달랐다. 외계인의 경우도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거의 신의 능력에 필적한 존재로 묘사되지만, '안드로메다성운'의 경우 문명 발달의 정도가 인간의 이해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그려진다. 게다가 '유토피아 소설'로 분류될 정도로 미래의 사회는 개인부터 조직에 이르기까지 이성과 지식에 기반한 합리적 사회를 꾸려가고 있다. 말 그대로 '계몽된 인민'의 세상이라고 할까.
너무도 완벽하게 조화로운 인간들의 세계를 그려낸 점이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이 판치는 오늘날에는 조금 촌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지구를 벗어나 태양계 너머, 그리고 다른 별을 향한 여정을 위해 나아갈 꿈을 꾸는 인류라면 마땅히 이뤄내야할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영화 E.T.의 외계인이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