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필로소퍼 2018 2호 - Vol 2 : 상품화된 세계 속의 인간 뉴필로소퍼 NewPhilosopher 2
뉴필로소퍼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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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을 위한 철학잡지, 뉴필로소퍼 두번째 판의 주제는 '상품'이다. 현대는 과거 어느 때보다 '상품'에 집작하여 '소유'에 대한 욕구가 강한 시대이다. '소비'의 필요와 속도를 넘은 '소유'에 지쳐 '무소유'를 외치게 만든다.

'소유'함으로 '충만함'을 느끼게 될까? '무소유'에서 '자유함'을 얻게 될까? '소유'하고 싶어하면서도 처지곤란의 잉여에 지쳐 '무소유' 를 꿈꾸는 나. 합리적 소비라는 미덕은 이미 예전에 잊어버렸다.

'상품화된 세계 속의 인간'이란 부제로 꾸며진 기사들 중 인상 깊었던 건, '사물에도 내면이 있다'였다. 인공지능이 내장된 상품들에 대한 짧은 글이었는데, 아무래도 프로그래밍을 주업으로 삼고 살다보니 예사롭지 않게 읽혀지나보다. 패턴을 만들고 반응을 강화해서 인간과 소통을 흉내내는 상품이 인성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런지, 그리고 어느 날 우리와 근접한 내면의 경험을 상품이 갖게 되었을 때 부딪히게 될 윤리적 문제들. 어쩌면 이미 익숙한 상황인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장남감을 통해 이미 무생물에게 감정을 공유해봤기 때문이다.

수집가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나 또한 심하지는 않지만 수집벽이 있음을 깨달았다. '책', 특히 시리즈에 가끔 사족을 못쓰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고전을 읽게되더라도 '전집'류를 선택해서 어느덧 컬렉션을 만들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당연히 '소비'를 뛰어넘어 '소유'하게 되고 책읽기에 대한 '부채'만 늘어가게 된다. (이 순간에도 뉴필로소퍼 잡지를 계속 모아 컬렉션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에 사로잡히고 있는 나. @.@)

긴 호흡으로 생각하는게 힘든 세상이다. 책을 읽고 생각하기보다는 영상물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게 편하고, 심지어 영상물조차도 스토리가 있는 장편보다 유투브와 같은 광고같이 강렬하고 짤막한 컷에 중독되다시피하는 세상이다.

긴 호흡으로 읽고 생각하게 하는 읽을꺼리가 더욱 필한 세상이다. 다행히 분기별 발행되는 잡지라 정말 긴 호흡으로 읽을 수 있는 읽을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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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스프롤 3부작 (전3권)
윌리엄 깁슨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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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말하기는 그렇지만 유명(어쩌면 전직?) 정치인이 거론해 유명해진 ‘뉴로맨서‘로 시작되는 연작물. 대표적인 ‘사이버펑크‘ 작품으로 ‘공각기동대‘와 ‘매트릭스‘의 모태가 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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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터라이프 2018-06-23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뉴로맨서네요. 저는 열음사판으로 읽었는데 아직도 서가에 있습니다. 역자가 달라서 황금가지 판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문득 반가운 마음에 댓글 남깁니다
 
[eBook] [세트] 견인 도시 연대기 (전4권) 견인 도시 연대기
필립 리브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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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영화로 만나게 될 SF소설. 도시 자체가 거대한 이동시설물인 움직이는 도시라는 독특한 소재가 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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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듄 시리즈 (총6권)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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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계의 명작! 드디어 듄이 eBook으로 재출간되었다. 사파이어가 아니라 스파이스에 감응되어 파랗게 빛나던 눈과 거대한 벌레를 타고 사해를 가로지르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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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3424 2024-03-04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파이어가 아니라 스파이스에용. 향신료 ㅎㅎ. 워프용 우주선 연료로 쓰인다는 설정으로 매우 귀중한 자원입니다.
 
픽션들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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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를 현대문학의 거장 반열에 오르게한 작품이라는 <<픽션들>>. 짧지만 쉽지 않은 단편들. <<불한당들의 세계사>>에 이어 두번째로 읽고 있는 단편집이다. 여전히 말장난처럼 이어지는 허구와 사실에서 언어라는 실을 자아내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서 옷을 지어내듯 한 편, 한 편 창조해내는 솜씨는 어렵지만 특별함이 묻어난다.


문득 '이상'의 <<건축무한육면체>>라는 시가 떠오른다.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의내부의사각형."이라는 문구로 기괴하게 시작되는 시는 개인적으로 언어만으로 회화적 조형미의 극한을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시'였음에도 미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까지 했으니.


보르헤스의 작품은 수수께끼와 같은 언어들의 나열과 구성을 통해 토끼 굴을 통해 '이상한 나라'로 향하는 '앨리스'와 같은 심정이 되게 한다.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은 1940년대에 쓰여진 작품임에도 하이퍼텍스트의 개념이 나온다. 독자의 선택에 의해 달라지는 결말을 가진 가상의 작품이 등장하는데 바로 PC통신 시절 '천리안'을 통해 소개된 MUD 게임 '주라기공원'의 소설판이랄까? 텍스트 기반의 이 게임이 등장한게 1994년이니까 50년 전에 이미 이런 개념을 소재로 작품화했다는게 놀라울 뿐이다.



'필립 K. 딕'의 소설도 정도 이상으로 난해한데, 보르헤스의 작품들을 읽으면서 '이상'과 '필립 K. 딕'을 떠올리게 되는건 나뿐인가?


덜컥 '보르헤스 전집' 5권을 구매해둔 내 자신을 탓하게 될런지, 새로운 문학의 지평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런지... 아직은 수준높은 글을 읽고 있다는 뿌듯함만 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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