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5 - 2부 1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5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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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토지 1부 4권을 읽고 잠시 숨돌린 뒤 읽기 시작. 무대는 평사리를 떠나와 만주 용정촌. 용이와 월선, 임이네가 첫 장을 시작하는데 인정사정없는 삶에 대한 집착으로 똘똘 뭉친 임이네. '지옥이구나. 지옥, 이기이 지옥이다!'라고 속섞은 한탄을 내밷는 용이. 악역마저도 애닲기만 한 토지의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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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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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얇은 분량으로 화보집처럼 생긴 단편 수필집을 10,000원이 넘은 금액의 책으로 만들어 낸 출판사의 용기에 살짝 충격을 받았다. (카트 멘시크라는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은 솔직히 내게는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 이유가 크다.) 스무 살 생일을 맞이한 주인공이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경양식 집에서 겪은, 마법에라도 홀린 듯한 노인과의 짧은 만남을 간결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이야기. 주인공이 회상하고 있는 시점에서는 소원의 내용이나 성취 여부 등은 알 수 없지만 원하는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는 노인과 스무 살 생일에 생각할 수 있는 범상치 않은 소원을 내놓는다는 주인공의 이야기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독자를 몽환 속에서 현실을 잠시 비껴가게 만든다. 대중적인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하루키의 작품은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던 '노르웨이의 숲'과 '해변의 카프카', '스쿠푸니프의 연인', 그리고 최근에 '1Q84'와 '기사단장 죽이기' 정도만 읽어봤을 뿐이다. '상실의 시대'를 분실해서 작년에 사놓고 책꽂이에 꽂힌 채 읽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노르웨이의 숲'부터 다시 한 번 시작해서 올 해에는 제대로 하루키의 작품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단편과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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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들 2 - 조운선 침몰 사건 백탑파 시리즈 4
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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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잃은 백성을 정성을 다하여 잊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옵니다. 앞장서서 망각을 찢어야 하옵니다."

셜록과 홈즈처럼 명쾌한 추리로 호탕한 결말을 만들어 온 김진과 이명방. 소설 속 이명방의 또다른 소설인 백탑파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은 잠시나마 잊고 있었던 불행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제도가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지켜내어야 할 주체인 국민이 뒷전이 되어 제도를 지키기 위해 구조의 손길로부터 외면당해 안타깝고 허망하게 차디찬 물속에서 생을 마치게 된 세월호 희생자들.

지난 12일 단원고에서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당시 2학년이었던 학생들의 졸업식이 열렸다.

대구 지하철 화재. 경주 체육관 붕괴, 서문시장 화재, 용산 철거 화재,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성수대교 붕괴 사고 등 온 국민에게 끔찍한 고통의 기억으로 남긴 사고가 잊을 만하면 반복되지만 우리의 제도는 아직도 지워내고 덮어쓰기에 급급한 느낌이다.

잊고 싶을만큼 뼈아픈 사고였기에 더욱 사실대로 밝히고 기억하여 되새기는게 진정한 반성과 재발방지의 의지가 아닐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재난 속에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이다.

소설 속 주인공의 외침처럼 이 모든 사고와 희생을 기릴 '기억의 마을'이 정말 우리사회에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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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 : 이성의 목소리 위쳐
안제이 사프콥스키 지음, 함미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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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제작 예정이라는 '위쳐'. 단순한 게임소설인가 했는데 생각 외로 '어시스의 마법사'에 버금가는 탄탄한 스토리와 개성있는 주인공이 등장. 알고보니 원작자의 모국인 폴란드 외에 동구권에서는 이미 베스트셀러였고 게임으로 더욱 유명해졌다나. 원작자와 게임제작사 간의 저작권 신경전도 대단했던 모양.
엄연한 자신의 원작소설이 '헤일로'나 '워크래프트'와 같은 게임소설로 치부되는 것에 꽤나 신경이 쓰이는 모양새이나 저작권료 분쟁을 주도한 원작자의 과도한 요구로 일부 순수성마저 의심을 받을 정도.
게임은 안해봤지만 인터넷 검색과 유튜브를 통해 찾아보니 게임의 완성도와 재미가 상당한 모양이다. 게임소설을 주로 출간한 제우미디어를 통해 접하다보니 나같이 게임을 안해본 독자도 당연히 게임소설이라 생각하고 지나칠 수 밖에. 차라리 황금가지같은 출판사에서 출간했었다면 진작에 읽어봤으리라. (아, 출판사를 비교하는 건 아니다. 다만 취향의 문제랄까)
'위쳐 : 이성의 목소리'는 옴니버스식으로 주인공 게롤트의 여정을 담고 있는데 초반 언급했던 '어시스의 마법사'와 '7번째 아들'과 같은 느낌이었다. 동화같은 판타지가 아니라 좀 더 현실에 기반한 느낌이랄까. 단순히 짠!하고 모자에 토끼를 꺼내보이는게 아니라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보이는 마술을 보이기까지의 준비와 노력. 그리고 마술이 숙달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낸다고 하면 느낌이 오려나.
'반지의 제왕'이나 '나니아 연대기'가 큰 세계관과 교훈이 담긴 동화같은 판타지라면, '어시스의 마법사' 시리즈나 '7번째 아들'과 같은 판타지는 상대적으로 생활밀착형 판타지라는 느낌이 들어 또다른 재미가 있다.
'위쳐' 시리즈를 다 읽을 즈음이면 넷플릭스의 드라마도 구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한다. 하지만 게임은 내 취향이 아니니 그냥 유튜브를 통해 구경만 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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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세트] 댄 시먼스의 일리움 + 올림포스 (전2권)
댄 시먼스 / 베가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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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호의 악몽'을 재미있게 읽고 작가의 다른 소설을 찾아봤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공포소설과 환상소설을 아우른다'는 평을 받아 '히페리온'을 통해 휴고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아쉽게도 '히페리온'은 절판되어 (eBook으로 꼭! 재판해주길) '일리움'과 '올림푸스'를 합본으로 묶은 eBook을 기대감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트로이 전쟁과 이를 둘러싼 그리스신들의 암투를 다룬 판타지 대체 역사물인가 했더니, 목성을 중심으로 모라벡이라는 휴머노이드가 등장하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오마주인 듯한 디스토피아적인 미래의 지구 상의 구 인류와 후기 인류들까지. 그 두꺼운 분량의 '일리움'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3가지 별개의 이야기가 뒤섞여서 스토리를 따라가기가 좀 힘들었다.

초반 분리된 각각의 스토리만으로도 흥미로운 소설이 될 것 같았는데, 판타지 대체 역사물과 SF물이 잡다하게 뒤섞여 있고 타임루프적인 요소와 평행우주 이론, 소프트 SF와 하드 SF 장르도 혼합되어 뭔가 엄청난걸 뒤섞어 놔 세숫대야에 비빕밥을 말아놓은 것 같았다.

두 번째 이야기인 '올림포스'에 이르러 3가지 이야기가 정리되고 하나의 결론으로 묶여져서 그나마 집중력이 흐트러짐없이 한 호흡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

두꺼운 책에 두 가지 이야기를 합본으로 묶었는줄 알았는데 전편과 후편이었고, 판타지물이나 소프트SF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하드SF적 요소가 발목을 잡을테고, 하드SF물을 좋아하는 사람은 판타지에 소트프SF적 요소가 거슬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흥미로운 경험이었지만, 한가지에 집중한 '테러호의 악몽'에 훨씬 못미친 느낌. 오히려 절판된 '히페리온'에 기대를 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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