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리고 대답은 짧게, 얼버무리지 말고.
그는 알지 못한다. 그녀가 입을 열면, 소리를 내면...... 입 속에서 너울거리는 나비의 날갯짓을 해금해버리면. 그가 알아서는 안 되고 알 필요 없는, 그러나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마음이 불현듯 튀어나올까 두려움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그건 아마 흘러나오거나 새어 나오는 고요하고 점잖은 방식이 아니라, 얼기설기 서툴게 꿰맨 자리가 잡아채어 뜯기면서 비집고 나오는 모습일 것이다. 그 자리엔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이, 찢긴 나비의 날개처럼 흩어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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