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의 구성원들이 열광하는 무언가는, 역설적으로 그 공동체에서 가장 결핍된 요소를 보여준다. 지금 한국 사회가 무해력에 빠져있다는 사실은 어쩌면 우리 공동체가 그만큼 상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는지도 모른다. 실제로 요즘 젊은 세대는 스스로를 ‘긁힌세대‘라고 부르며, 뭔가 자존심이 상했을 때 "긁혔다"라고 표현하곤 한다. 긁히면 상처가 난다. 어쩌면 긁힌 상처를 아물게 해줄 무해한 무언가, 또는 긁어도 상처를 내지 않고 삶의 가려움을 가라앉혀줄 그 무언가가 필요한 시대인지도 모른다.
- P245
철저하게 ‘역사적 원칙‘을 따르는 옥스포드 영어사전은 단어가 어떠한 방법으로 쓰여야 하는지를 규정하지 않고, 그 단어가 지금 어떤 의미로, 또 얼마나 대중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에 주목한다. 끊임없이 수정되고 추가되는 작업을 통해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살아있는 영어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전 국민이 매일사용하는 단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카카오톡‘이나 비대면 화상회의를 일컫는 ‘줌Zoom‘은 물론이고 ‘먹방‘이나 ‘치맥‘ 등도 아직 등재되지 않았다.
(...) 그동안 우리는 한국적인 것에 대해 지나치게
전통과 정통에 집착한 것은 아니었을까? 트렌드의 변화는 생각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라데이션K 트렌드가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대세가 되고 있다면, 나아가 인구 감소로 고민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에 긍정적인 답이 될 수 있다면, 개방적인 태도는 필수적이다.
- P2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