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했다. 나무 다섯 그루가 우리집에 살러 왔다. 친구가 가져다 준 작은 산시베리아까지 여섯이다. 안방에 큰 산시베리아와 작은 산시베리아가 있다. 눈을 뜨면 보이는 그 아이들에게 산새와 들새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렇게 이름을 지어주고나니 새소리에 눈을 뜨는 기분이다. 행운목은 그냥 행운이라고 부른다. 친구가 행운목 흉을 봐서 우리집에 온 날부터 좀 우울해한다. 그래서 행운이에게는 특별히 미소를 더 보내준다. 파키라와 폴리셔스와 마즈나타는 아직 이름을 지어주지 못했다. 이름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아직 낯을 좀 가린다. 새친구들이 예쁘다. 집에 있던 난들은 화원에 보냈다. 그곳에서 전문가가 생기를 불어넣어주기를 바랄 뿐이다. 그 아이들도 몹시 지쳐있다. 걔들은 화원에서 살고, 또다른 난들을 주문해 두었다. 이번 주에 들러 데려올 생각이다. 언니가 만들어준 화병에도 꽃을 꽂을 생각인데 이 근처에서 꽃집을 찾지 못했다. 집은 마음에 든다. 오늘 아니면 수요일엔 언니에게 들를 생각이다. 이번엔 꽃을 가져갈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