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부터 남의 선한 일을 보면
성취하거나 성취하지 못하거나 오래하거나 오래하지 못하거나를 막론하고 기뻐할지니라.
가령 일념이나, 잠깐이나, 일시나, 일각이나, 일월이나, 반년이나, 일년만 하더라도
벌써 선을 짓지 않는 이보다는 휼륭하느니라.
그러므로 법화경에 말하기를
"만일 어떤 사람이 탑 속에 들어가서 산란한 마음으로라도 한번 '나무불'하고 외우기만 해도
모두 불도를 이루리라"하였거늘
하물며 어떤 이가 이러한 큰 마음을 세우고 복과 선을 부지런히 닦는 것을 보고
따라 기뻐하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그러면 성현들이 슬프게 생각하시느니라.
저희들이 생각컨대 무시이래로 나고 죽으면서 오늘에 이르도록
이미 한량없는 나쁜 마음으로 남의 선한 일을 방해하였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만일 그런 일이 없었으면 어찌하여 오늘날까지 모든 선한 일을 망서리기만 하고,
선정을 익히지 아니하고 지혜를 닦지 아니하며,
잠깐동안 예배하고는 큰 고생을 하였다 하고,
잠깐동안 경을 읽고는 문득 게으른 생각을 내며,
종일토록 분주히 악업을 일으켜 이 몸으로 하여금 해탈을 얻지 못하게 하리요.
마치 누에가 고치를 짓듯이 자승자박하고,
나비가 불에 들어가듯이 밤새도록 타게 되나니,
이런 업장이 무량무변하여 보리심을 장애하고, 보리의 원을 장애하고, 보리행을 장애하는 것이
모두 악한 마음으로 남의 선한 행을 비방한 탓입니다.
이제서야 비로소 깨닫고 부끄러운 마음을 내어 머리를 조아리고 어여삐 여기심을 원하여
이런 죄를 참회하나니...
-자비도량참법 제1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