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배송] 이상한나라의 토끼담요 Vol.2 - 핑크
디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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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얇은 듯한데 걸치니까 생각보다 따뜻하네요. 너무 귀여워요!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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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1-19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걸 걸치고 지냅니까, 요즘? ㅋㅋㅋㅋ 이거 걸친 이매지님 보고 싶습니다!!

이매지 2011-01-19 13:10   좋아요 0 | URL
어제 막 받았지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집이 너무 추워서 당췌 견딜 수가 없어요! ㅠㅠ
착샷은 부..부끄러워서...
대신 나중에 고기 한 쌈 싸드릴께요 ㅋㅋ

stella.K 2011-01-1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걸치는 담요가 있단 말입니까?
사진 좀 웃겨요. 이지매님도 저럴 걸 생각하니까...ㅎㅎㅎ
하긴 따뜻하면 장땡이지 뭘 가리겠슴까?
저의 집도 너무 추워요.ㅠㅠ

이매지 2011-01-19 13:35   좋아요 0 | URL
겔겔겔. 차마 회사에서는 못하겠..ㅋㅋㅋㅋ
좀 더 두꺼웠으면 싶기도 한데, 뭐 이만하면 됐지 싶어요 ㅋㅋ
저희 집은 지금 찬물이 안 나와요 ㅠㅠㅠ

stella.K 2011-01-19 14:08   좋아요 0 | URL
그러실 것 같아요. 아무리도 회사는 좀 그렇겠죠?
이매지님네 찬물이 안 나온다고 하셔서 순간
어, 그럼 뜨거운 물은 나오나 보지? 했다능.ㅋㅋ
미안해요. 동파군요. 다음 주도 또 한파라니 걱정입니다.
일단 이 춥지 않은 며칠을 좀 즐겨야할 것 같아요.
힘내십쇼!

이매지 2011-01-19 14:14   좋아요 0 | URL
네, 뜨거운 물은 나와요 ㅋㅋㅋㅋㅋㅋㅋ
물 한 방울씩 떨어뜨리는 걸 온수쪽으로 해놨더니
온수는 나오는데 냉수는 먹통 ㅋㅋㅋㅋㅋ
그냥 밤새 커다란 솥에 물 받아놓으면 다 냉수로 변해서 -_-;;
그거랑 온수랑 섞어서 쓰고 있어요.
뭐 저야 집에서 씻을 수만 있으면 크게 불편한 게 없어서 ㅋㅋ
스텔라님도 조심하세요!

stella.K 2011-01-19 14:53   좋아요 0 | URL
아, 그런 거였군요.ㅎㅎㅎ
그런데 오늘 이매지님이랑 주고 받는 댓글
최고로 재밌었던 것 같아요.^^

진주 2011-01-19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귀엽군요!!!!!!!!ㅎㅎㅎㅎ

이매지 2011-01-19 18:41   좋아요 0 | URL
진주님도 하나 장만하세요.
어깨가 따뜻해요 ㅎㅎ
 
죽음을 연구하는 여인
아리아나 프랭클린 지음, 김양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가만 생각해보니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장르소설이 제법 많다. 얼핏 떠오르는 것만 해도 캐드펠 시리즈, <장미의 이름>, 최근에 읽은 <대지의 기둥> 정도가 있으니 배경 자체만으로는 그리 신선하지 않다. 배경보다는 중세시대 법의학자가 여주인공이라는 말에 끌려 읽게 된 책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여기 의학으로 유명한 살레르노 출신의 여의사 닥터 베수비아 아델리아 라헬 오르테즈 아길라가 있다. 중세 케임브리지에서 일어난 연쇄 아동 살인사건 조사를 위해 이곳에 도착한 아델리아. 살레르노에서였다면 직접 나서서 부검도 하고 사인을 규명했겠지만, 중세 잉글랜드에서 여의사는 마녀라 불렸기에 아라비아인 만수르와 유대인 시몬의 도움을 받아 사건의 실체를 조사하기 시작한다. 눈꺼풀이 도려진 채로 처참하게 발견된 아이들. 그리고 시체 주위에 남겨진 다윗의 별과 비슷해 보이는 물건이 남아 있었기에 유대인이 범인으로 몰린다. 하지만 헨리 2세는 자신의 수입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유대인을 쫓아내고 싶지 않았기에 그 또한 사건의 조사를 위해 사람을 파견한다. 반 유대 감정 속에서 쫓고 쫓기는 조사.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십자군, 마녀사냥, 반유대, 남녀차별, 왕과 대주교의 다툼 등 중세는 실로 혼란의 시기였다. 이런 혼란의 시기 속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은 분명 '자극적'이다. 하지만 배경만 중세다 뿐이지, <죽음을 연구하는 여인> 속 이야기는 여성 법의관이 주인공인 <스카페타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돼지가 부패해가는 모습을 통해 시체의 부패 정도를 공부했다는 부분을 읽으며 <시체농장>이 떠올랐고, 좀체 속을 알 수 없지만 어쩐지 매력적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나 일과 사랑 중에 고민하는 모습도 스카페타를 떠오르게 했다. 

  또한, 중세만의, 아델리아만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전문적인 요소가 너무 부족했다. <장미의 이름>과 CSI의 결합이라는 문구에 대한 만족은 둘째치더라도, 적어도 아델리아라는 캐릭터 자체가 매력이 있었더라면 그 점에라도 만족했을 텐데, 독특한 외모에 별 고생 없이 자라 세상 물정에 약간 어두운 왈가닥, 하지만 의학에 있어서는 최고인 캐릭터는 그리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나 마지막에 그 인정에 호소하는 모습은 인간적이라기보다는 되려 고집적으로 보였다.) 주인공인 아델리아보다는 되려 주변인물로 등장하는 질사나 시몬, 로울리 경에 호감이 갈 정도로 주인공에 대한 몰입이 약했다. 후속작인 <죽음의 미로>에서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갈 지 모르겠지만, <죽음을 연구하는 여인>으로만 보기에 이 책은 의외로 높은 평점에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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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ofu 2011-02-09 0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충분히 즐겁게 읽긴 했는데 아델리아 캐릭터가 너무 도드라지더군요. 나쁜 의미로요. CSI부검실에서 일하는 현대여성이 옷만 바꿔입고 그대로 중세로 타임워프 한 느낌이랄까. 아델리아라는 캐릭터가 개성적인 걸 넘어서서 지나치게 현대적이에요. 아델리아의 생각이나 행동, 사상은 그냥 현대여성이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이 할 법한 것들이 절대 아니죠.

아델리아의 생각이 주인공만이 가질 수 있는 특수한 개성이자 능력이라고 생각하려고 해도 작가는 최소한 캐릭터에게 그런 고민의 흔적이라도 줬어야 한다고 봅니다. 보는 내내 주인공이 능력자라는 느낌보다는 히스테리 부리기 일보 직전처럼만 보이더군요




이매지 2011-02-09 09:22   좋아요 0 | URL
roofu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저도 이야기 자체는 즐겁게 읽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아델리아라는 캐릭터의 다음 이야기에는 큰 호기심이 생기지 않네요. 말씀 듣고 생각해보니 정말 캐릭터가 현대여성과 크게 다르지 않네요. 그래서 저도 스카페타가 떠올랐던 건가봐요 ㅎㅎ
 
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 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고려불화대전'이 열렸다. 불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일명 '물방울 관음'이라 불리는 <수월관음도>가 전시된다고 해서 일부러 <수월관음도>의 전시일인 전시 마지막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찾은 전시회에서 <수월관음도>의 아름다움보다 나를 잡아 끈 것이 있었으니, 바로 <시왕도>였다. 흔히 그림을 두고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말하지만, 불화에 대해서는 거의 백지상태로 갔던 터라 그림에 담긴 의미나 그 깊은 맛을 느끼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었다. 부족한 대로 전시장에 붙어 있는 설명을 읽고 있는 내게 같이 간 남자친구가 네이버 카툰에 연재중인 <신과 함께>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얼핏 들어보니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싶어 <신과 함께>를 정주행하려는 찰나 이렇게 단행본으로 만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신과 함께>는 우리 문화에 대한 이야기다. 평생 남한테 싫은 소리도 한 번 못하고 살다가 노총각으로 죽은 김자홍이란 인물을 통해 죽음 이후 저승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준다. 49재, 저승사자, 노잣돈, 삼도천 등 우리가 저승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실에 대해 풀어나간다. 아무래도 내용 자체가 김자홍이 저승에서 7명의 시왕을 상대로 재판을 벌이는 것이 주가 되기 때문인지 시왕에 대한 부분만큼은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배울 수 있었다. 진광대왕의 칼로 이루어진 산인 도산지옥에서부터 펄펄 끓는 거대한 무쇠솥이 랜드마크인 초강대왕의 화탕지옥, 얼음감옥인 송제대왕의 한빙지옥, 잎사귀가 칼인 숲속에 있는 오관대왕의 검수지옥, 입으로 지은 죄를 심판하는 염라대왕의 발설지옥, 강력범죄 전문 심판관인 변성대왕의 독사지옥, 상법 전문 심판관인 태산대왕의 거해지옥. 일주일에 한 명의 재판관(시왕)을 만나기 때문에 49재가 생기는 것. 이 심판 결과에 따라 지옥에 떨어지느냐, 가축 또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느냐가 결정된다고 하는데, 차근차근 재판을 받는 모습을 보면 정말 죄 짓고는 못 살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지극히 교훈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작가는 이야기를 고루하게 풀어가지 않는다. 중간중간 잘 녹아들어간 유머가 저승에 대한 지식 외에도 재미만 봐도 여느 만화에 뒤지지 않았다. 네티즌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요소들을 대사에 녹여내기도 하고("페이퍼 타올이 여기 있네") 다양한 패러디(헬벅스, Joogle, 호텔 헬리포니아 등)와 유머가 <신과 함께>에는 담겨 있다. 이야기 서술 방식도 하나의 이야기만 다뤘다면 지루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를 텐데 두 가지 이야기를 교차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변화를 준 점도 좋았다. 죽도록 일하다가 술병 때문에 죽은 김자홍이 저승삼차사의 손에 이끌려 초군문 행 기차를 타고 저승에 입국해 진기한 변호사와 함께 재판을 받는 이야기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는 말년병장 유성연이 말년 휴가를 하루 앞두고 사고로 총에 맞아 죽은 뒤 원귀과 되어 저승삼차사의 추적을 받는 이야기. 전혀 다른 삶과 전혀 다른 두 개의 이야기가 그려지지만 거기에 담긴 '죽음'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메시지는 읽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저마다 목표하는 바는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인간답게 살고 싶어한다. 무엇이 인간답게 사는 것인지, 무엇이 우리 삶에서 중요한 요소인지. <신과 함께>를 통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고 나니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에도 절로 신중해졌다. 새해부터 네이버 웹툰에 <신과 함께-이승편>도 새롭게 연재되기 시작했다. 이승편에서는 초반에 가택신들이 등장하던데,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펼쳐갈 지 궁금해진다. 저승편, 이승편, 신화편. 내년까지 이어질 <신과 함께> 3부작을 통해 우리 문화를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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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1-16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요새 급관심 둔 책이에요. 서평단도 신청했는데 경쟁률이 쎄요. 요새 보충수업하는 학생도 이 책 사겠다고 막 자랑질 하던걸요. 제가 짐작했던 것보다 더 전문적인 이야기가 나오네요. 반짝반짝+_+

이매지 2011-01-16 15:45   좋아요 0 | URL
연재에는 없는 이야기들도 마지막에 실려 있더라구요.
<시왕도>도 수록되어 있고, 지장보살에 대한 내용 등.
저승에 대해 쉽게 이해하기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헬벅스 텀블러가 몹시 탐이 나더라구요 ㅎㅎㅎ

웽스북스 2011-01-16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재에 없는 이야기도있군요. 저는 턴님 추천 덕에 추석에 네이버에서 정주행했지말입니다 ㅋㅋ 이승편 시작해서 너무 기뻐요 ㅎㅎㅎ

이매지 2011-01-16 19:36   좋아요 0 | URL
책에는 강림도령의 4컷만화도 있지말입니다 ㅋㅋㅋ
이승편 그 김자홍이 내복 사준 할머니 얘기인 것도 같던데 어떻게 흘러갈 지 궁금해요 ㅎㅎ

루체오페르 2011-01-17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이 작품으로 잘되는것 같아 다행입니다.^^

이매지 2011-01-17 09:53   좋아요 0 | URL
재미도 재미지만, 소재 자체가 좋은 거 같아요.
저는 뒤늦게 <짬>도 찾아볼까 하구요 ㅎㅎ

하이드 2011-01-17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동에서 요즘 이 책 유행인가요? ㅎ 해라님 포스팅 보고 다 봤어요. 헤헤

이매지 2011-01-17 09:56   좋아요 0 | URL
해라님도 포스팅하셨군요 ㅎㅎㅎ
저는 책 나오자마자 보고, 리뷰 쓰기 전에 다시 한 번 봤는데
정말 깨알 같은 재미가 가득한 이야기!
이승편도 어여 보세요~~

하늘바람 2011-01-17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전 만화책 잘 몰랐는데 궁그ㅡㅁ하네요

이매지 2011-01-17 09:57   좋아요 0 | URL
일단 맛뵈기로 저승편 1화 한 번 읽어보세요 ㅎㅎ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119877&no=2&weekday=mon

다이조부 2011-01-20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호민 좋아하는데 반갑네요 ㅋ

이 사람이 짬 시리즈 같은것만 그리다가 짬(?)될줄 알았는데

진화해서 스토리텔러의 가능성을 보여준 무한동력을 거쳐

재능을 꽃 피우기 시작한 이번 작품까지 동년배 로서 응원하고 싶어지네요 ㅎㅎ

이매지 2011-01-20 09:41   좋아요 0 | URL
주호민 작가님은 응원하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더라구요 ㅎㅎㅎ
오랫동안 지켜보신 분들이 <신과 함께>의 성공에 더 기뻐해주시는 듯^^

무스탕 2011-01-2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다 봤어요. 이매지님 소개로 말이지요. 으.. 무섭기도 하고 작가의 다음 작품도 무척 기대도 되고 말입니다. 좋은 작품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D

이매지 2011-01-20 13:54   좋아요 0 | URL
오오, 무스탕님도 다 보셨군요^^
정말 무섭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이야기^^
이제 이승편 시작됐어요. 한 편 한 편 보려니까 감질나네요 ㅎ
 
가만히 거닐다 - 교토, 오사카... 일상과 여행 사이의 기록
전소연 지음 / 북노마드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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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왜 여행을 할까? 사람마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관광지를 눈도장 찍듯 보고 왔다고 해서 우리가 그곳을 '안다'고 이해할 수 있을까? 걷는 건 좋아하지만 딱히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몇십 년째 살고 있는 서울도 때론 낯선데, 국외로 떠난다고 해도 풍경이 바뀌는 것 말고 달라지는 게 있을까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그렇기에 해외여행에 대해서도 다소 심드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언젠가 한번 이렇게 외국에서 일상을 보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품게 됐다. 일상을 벗어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일상을 거닐 기회. 그런 기회를 여행에서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졌다.

  이 책은 어떻게 보면 여행 에세이가 아니다. 물론, 교토와 오사카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니만큼 금각사 같은 관광지에 대한 언급도 등장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고, 무엇을 느꼈는지에 대한 감상이 주가 되지 않는다. 그보다는 발길 닿는 대로, 때로는 지나가는 아무 버스나 잡아타보기도 하고, 때로는 낯선 커피숍에 들러 차 한잔 마시기도 하면서 가만히 거니는 나날에 대한 이야기가 주가 된다. 일상을 담은 사진과 감성적이지 않은 글. 이 두 가지 요소가 과하지 않게 어우러져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교토를 편안한 도시로 만든다. 

  교토나 오사카 여행에 앞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여행 정보 차원에서는 적절치 않을 지 모른다. 하지만 여행에 임하는 자세 또는 여행의 목적을 생각해보는 데 있어서는 분명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정하고서야 여행은 의미를 갖는다고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며, 나도 이렇게 느긋한 여행을 즐기고 싶어졌다. 빡빡한 일상 속에서 잠시 여유를 찾고 싶을 때. 서울에서도 가만히 조용히 함께 거닐어줄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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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1-12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행에 앞서~

언제나 님이 읽는 책을 따라 읽고 싶어요

이매지 2011-01-12 16:34   좋아요 0 | URL
올해는 한번 여행을 떠나보려구요^^
기웃기웃 달력을 넘기며 간보고 있어요 ㅎ

아이리시스 2011-01-15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금각사도 등장한단 말이죠?
일본중에 유일하게 좋아하는 건데요, 금각사.
그 스산함과 신비감이 일본스러움이라고, 미시마 유키오를 처음 읽을때 생각했었거든요.
리뷰 잘 읽었어요.^^

이매지 2011-01-15 14:26   좋아요 0 | URL
금각사에 대한 이야기는 그리 많이 등장하지는 않아요 ㅎㅎ
저는 금각사 예전에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다가 반납해서 아직 끝까지 못 읽었어요. 올해는 마저 읽어야 할 텐데 ㅎㅎㅎ


2011-01-15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15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을 훔친 위험한 冊들 - 조선시대 책에 목숨을 건 13가지 이야기
이민희 지음 / 글항아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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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국방부에서 불온서적을 지정해 논란이 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불온도서 선정은 비단 오늘날에만 있는 일이 아니었다. 조선시대를 뒤흔든 책들. 새로운 시대를 바라보는 눈이 되어주었던, 현재의 폐단을 바로잡을 수 있었던 조선시대의 불온서적. 그런 책에 관한 이야기가 <조선을 훔친 위험한 冊들>에 담겨 있었다.

  <조선을 훔친 위험한 冊들>에는 시대를 잘못 타고나 찢겨지고 불태워진 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역사에는 '만약'이란 게 있을 수 없지만 이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그 '만약'을 떠올렸다. 한 권의 책이 과연 역사의 커다란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만약 어득강의 상소처럼 서점이 전국에 설치되어 독서가 일부 계급의 전유물이 아닌 가난한 선비들의 지적 목마름을 해소해줄 수 있었다면, 만약 『연병지남』 같은 병서를 받아들여 화차를 이용한 전술을 발전시켜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막을 수 있었더라면, 소현세자가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가 기록한 『심양장계』를 인조가 불길한 징조로 보지 않았더라면 조선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론에서는 진지하게 조선시대 위험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갔다면 조선의 책 이야기에서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배치되어 있어 완급을 조절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지금으로 말하면 독서 대여점이라 할 수 있을 세책점에 대한 이야기나 책을 빌려달라는 사람도, 빌려주는 사람도, 읽고 돌려주는 사람도 바보라는 삼치설에 대한 이야기, 일종의 독서휴가라 할 수 있는 사가독서제, 천여 권의 책을 쌓아놓은 이에게 책을 팔아 아들을 장가보내라고 하자 차라리 자손이 없는 게 낫다며 거부한 이야기 등을 통해서 책을 사랑한 이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다양한 사진 및 그림 자료였다. 사실 이 부분은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을 듯하지만, 본문과 연관되는 이미지를 통해 본문의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오늘날의 불온서적과 비교해 여러 모로 비슷하게 느껴졌던 조선의 위험한 책들. 책을 덮으며 어쩌면 이런 위험한 책이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힐 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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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1-01-12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이런 종류의 불온 서적들도 있네요.전 조선시대 금서라고 해서 금병매와 같은 음서를 생각했네요^^;;;
어느 책에서 보니 흔히 중국에서 말한 음서란 책들이 조선시대에도 상당히 은밀히 들어왔다는 자료를 본적이 있읍니다.유학을 숭상하던 조선시대에서 사람 사는것은 다 매한가지 였나 봅니당^^

이매지 2011-01-12 23:26   좋아요 0 | URL
말씀하신 것 같은 소설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그보다는 사회 변혁적인 내용을 담은 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어요 ㅎㅎ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건 다 매한가지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