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부메의 여름 백귀야행(교고쿠도)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 손안의책 / 2004년 3월
구판절판


 일상과 비일상은 연속되어 있어. 분명히 일상에서 비일상을 들여다보면 무섭게 생각되고, 반대로 비일상에서 일상을 들여다보면 바보처럼 생각되기도 하지. 하지만 그것은 별개의 것이 아닐세. 같은 것이야. 세상은 늘, 무슨 일이 있든 변함없이 운행되고 있네. 개인의 뇌가 자신의 형편에 맞추어 일상이다, 비일상이다 하고 선을 긋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아.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당연하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당연한 걸세. 되어야 하는 대로 되고 있을 뿐이야. 이 세상에 이상한 일 따윈 아무것도 없어.

-6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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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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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낙 많은 이들에게 추천을 받은 영화인 <일포스티노>. 그 영화가 이 책을 영화화한 것이라는 점에 영화와 만나기전에 우선 책으로 접해보았다.

 칠레의 한 어촌마을에서 살고 있는 마리오. 그는 빈둥빈둥 놀다가 일자리를 구하는데 그것을 바로 그 곳에 와 있는 유명한 시인 네루다에게 우편물을 전달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뭐 개인전용 우체부랄까. 마리오는 베아트리스라는 소녀에게 반하고 그녀의 마음을 사고자 네루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런 마리오에게 네루다는 '메타포'에 대해서 알려준다. 뭐 말하자면 물고기를 잡아주는 대신에 낚시하는 법을 알려줬다고 할까?! 어쨋든 네루다가 알려준 '메타포'덕분에 마리오는 베아트리스와 결혼까지 하게 되고 이후로도 네루다와 마리오의 우정은 이어진다.

 책 속에는 네루다와 마리오의 우정이나 베아트리스와의 사랑이야기뿐만 아니라 칠레의 혼란스러웠던 시대적 이야기(혁명시대)도 나온다. 하지만 그런 모든 혼란함보다는 사실 재미가 더 강했다. 더불어 '메타포' 에 대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어쨋든 각각의 캐릭터가 주는 매력도 뛰어났거니와 '메타포'로 사용된 것들도 감칠맛났고, 라틴의 춤처럼 솔직한 표현들도 흥미로웠고,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한 네루다의 순탄하지 않은 인생에 대해서는 왠지 안쓰러움이 느껴졌다. 아. 그리고 더불어 매끄러운 번역이 있었기에 작품의 재미가 2배는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초록색 펜으로 쓰여진 글을 받아보고 싶어졌고 영화에서는 이런 내용들을 어떻게 그려갔을지 궁금해진다. (책에 따르면 네루다는 초록색 펜을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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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각본 살인 사건 - 하 - 백탑파白塔派 그 첫 번째 이야기 백탑파 시리즈 1
김탁환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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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소설을 좋아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추리소설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었는데 처음으로 접하게 된 우리나라의 추리소설. 게다가 역사 추리 소설이라니. 최근 워낙 역사 추리 소설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왠지 모를 기대감을 가지고 읽었는데, 글쎄 역사적인 내용으로 바탕으로 하긴 했지만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다. 등장 인물로 나오는 인물들은 이전에 여러 책에서 보아온 인물들이어서 거부감은 들지 않았지만 이야기의 전개 과정에 있어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책의 제목대로 방각본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연쇄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그 자리마다 한 매설가가 쓴 책이 놓여져 있다. 의금부에서는 매설가를 잡아들이고 그에게 자백을 받아내고 그를 능지처참한다. 하지만 그가 죽은 뒤로도 살인은 보란듯이 계속 이어지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금부 도사인 이명방과 백탑파 사람들(특히 화광 김진과 야뇌 백동수가 많은 도움을 준다.)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정조 시대의 정치적 음모를 비롯하여 소설에 가치에 대한 이야기 등등이 전개 된다.

 뭔가 단서를 주고서 독자와 같이 해결하는 방식이 아닌 약간은 쌩뚱맞은 모습으로 범인의 모습을 제시해주고 있는 점이나 굳이 추리소설이라고 하지 않고 그저 역사 소설로 해결될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책의 표지에도 '역사 추리 소설'이라고 씌여있지만 소재와 형식만 추리소설이라는 느낌이다. 백탑파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있었으니 그들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 재미를 부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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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정찬용 지음 / 토스북(TossBooks)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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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 나왔을 때부터 워낙 말이 많았던 책. 책이 처음 나왔던 때와는 영어공부의 흐름이 아무래도 바뀌어 가서 그런지 몰라도 너무도 당연한 소리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5단계를 하나씩 밟아가는 것도 좋은 공부방법일지 모르겠지만, 제목처럼 영어공부를 절대로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니. 리스닝이 부족하다면 저자가 말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리스닝은 많이 듣고 귀가 뚫리는게 왕도니까. 그냥 이런 공부 방법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는 정도의 책. 사서 보는 것보단 그저 훑어보면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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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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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읽었던게 03년도 여름이었으니까 책을 읽은지도 퍽 오래 된 것 같다. 그 해 가을에 영화로도 나왔었지만 영화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실망을 많이 한 편이었고,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건 쥰세이 역할로 나왔던 다케노우치 유타카의 모습과 피렌체의 모습들뿐. 어찌되었건간에, 다시 봐야지하면서도 계속 미뤄오다가 결국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도 다 읽어버렸고, 사놓은지 두어달 된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처음 읽고 나서 나중에 읽을 때는 한 챕터씩 번갈아가면서 읽어야지했던 스스로의 다짐대로 귀찮긴 했지만 한 챕터씩 쥰세이와 아오이의 이야기를 더듬어 갔다.

 20살 아오이의 생일에 했던 둘의 약속. 10년후 생일에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쥰세이와 아오이는 서로 헤어져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늘 마음 한 구석에서는 서로를 생각하고 그때문에 다른 어떤 사랑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시간은 흘러 30번째 아오이의 생일이 다가오고 둘은 약속을 지킨다. 며칠간의 만남으로는 몇 년간의 공백을 채우기는 힘들었지만, 어쨋든 둘은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냉정과 열정 사이. 제목이 의미하는 바는 뭐였을까? 냉정이라는 단어에서는 아오이의 모습이, 열정이라는 단어에서는 메미의 모습이 떠오른다. 쥰세이를 너무도 사랑했지만 가질 수 없었던 메미의 모습이나 아오이를 너무도 사랑했지만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 놓아준 마빈의 모습에서 쥰세이와 아오이의 사랑이 그들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까지도 너무도 큰 아픔으로 남은 것 같아서 왠지 안쓰럽기도 했다. 10년전에 그저 흘리듯 했던 약속. 그 약속을 위해 몇 년이나 기다려 온 두 사람. 과연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 두 사람이 다시 만난다고 해도 각자가 쌓아올린 생활을 받아들이는게 힘들지는 않았을까? 쥰세이와 아오이가 과거 속에서만 사랑을 하는게 아니라 미래에도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미래는 없고 과거만 있는 도시에서...

 어쨋든간에 읽고 나니 잔잔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처음 읽었을 때도 그렇지만 다시 읽었을때에도 rosso보다는 blu가 더 마음에 든다. rosso에서 나오는 심리적인 이야기들보다는 blu에서 나오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더 좋았고, 마빈이라는 캐릭터보단 메미라는 캐릭터가 주는 느낌이 더 강렬했기도 했고...피렌체의 두오모에 오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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