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클럽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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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시절 애거사 크리스티 전집을 처음 접했을 때, 그 어린 마음에 가장 좋아했던 단편집 중에 한 권이 바로 이 책이었고, 그 때문에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을 빌려달라는 친구의 부탁에 홀랑 빌려줬다가 까먹고 돌려받지 못하는 바람은 실종되어버린 책. 그 책을 도서관에서 방황하다가 만나고 말았다. 처음으로 읽은게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 때인가, 중학교 1학년때인가 그랬었으니까 읽은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 책. 다시 읽어본 기분은...음. 가볍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화요일에 6명의 사람이 모여서 자신을 답을 알고 있는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를 들은 나머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의 책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은 미스 마플양(미스라고 부르기엔 할머니이긴 하지만...)이다. 책의 초반에서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시(?)를 받던 마플양이 사건을 접하고 해결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편견을 깨부수는 모습은 키득거리면서 웃을 수 있게 해주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단편은 그렇게 무겁지도, 그렇게 뛰어난 트릭이 숨겨진 것도 아닌채 어떻게 보면 조금은 밍밍하게 진행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었지만 말이다. 아, 하지만 늘 사건을 해결하기에 앞서서 "내가 알던 00가 생각이 나는구만..."이라는 식의 해결법의 제시는 뭐 썩 호감이 가지 않았다. (소설 속에서 헨리경도 마플 양의 이런 점을 들어 놀리기도 했지만.)여튼간에 포와로와는 다른 맛을 마플양에게서 느낄 수 있는 점은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책을 보다보니 문득 예전에 읽은 <흑거미 클럽>과 비교가 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요샌 어째 읽는 책마다 이전에 읽었던 책들이 생각이 나는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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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 An Inspector Morse Mystery 1
콜린 덱스터 지음, 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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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여러모로 예전에 읽었던 <진리는 시간의 딸>이라는 책과 닮아있었다. 우연한 계기로 이미 묻혀진 사건의 진상을 밝혀가는 진상이라던지, 그 진상을 밝히는 주인공은 침대에서 추리만 할 뿐, 나머지 모든 자료들을 그를 돕는 조력자에 의해서 얻는 것등이 비슷하다. 사실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은 모스 경감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때문이었는데, 그는 영국인들이 셜록홈즈보다 더 좋아하는 탐정이라는 말에 혹해서 선뜩 잡아들었는데 그 말도 틀린말이 아닌듯한. 너무도 인간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추리에 그에게 매료되어버렸다. 모스경감시리즈가 계속 나오는 모양인데, 과연 학교에서 책을 사줄런지. 끄응.

 여튼간에, 이 책 속에서 모스 경감은 오래전에 옥스퍼드 운하에서 벌어졌던 사건에 대한 책을 우연히 접하게 되고 그 책을 읽어나가면서 마치 크로스워드 퍼즐을 풀듯이 재미삼아 사건에 손을 댄다. 그리고 그가 이윽고 밝혀낸 진실은 아무리 진실이라고 해도 이미 다시 파헤치기엔 너무도 오래된 사건. 그저 그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줬다랄까? 여튼간에 책 속에 <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의 또 한 권의 책의 내용이 등장하는 일명 액자식 구성을 지니고 있는데다가 3인칭과 1인칭의 혼용이라던지 단어의 중의적 의미를 이용한 농담들이 나와서 읽으면서 전혀 지겹지 않았다. 그리고 이야기가 각 장마다 짧게 짧게 제시되어 (총 40장에 에필로그까지 나오지만 책은 200장이 갓 넘을뿐이다.) 오히려 짬짬히 읽을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물론 잠시 읽는 것을 멈춘다면 뒷 장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자연히 계속 읽게 되지만...아. 그리고 각 장의 시작 전에 제시되는 다른 책 속의 말들이 마치 그 장의 내용을 대변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색다른 감정을 느낄 수도 있었다.

 어찌되었건간에 모스 경감과의 첫 만남. 책 속에서 그를 만난 다른 사람들의 반응처럼 나도 그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 싹터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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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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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모>로 익히 알려져 있는 미카엘 엔데의 <자유의 감옥>은 이전에 나왔다가 절판되었다가 다시금 출판된 책이다. 요새 심취해있는 퍼트리샤 콘웰시리즈나 히치하이커 시리즈도 그랬지만, 요새는 어째 묻혀졌던 작품들이 다시금 발간되는게 유행인 것 같은 느낌이...어찌되었건간에 새로나온 판으로 보려고 생각을 했는데, 도서관에는 절판된 책만 있고, 새 책으로 신청해도 받아줄 것 같지도 않아서 그냥 절판된 책으로 읽어버렸다. 보니까 번역한 사람도 같길래...

 잡소리는 그만두고, 이 책에는 총 8개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긴 여행의 목표'라는 제목을 가진 이야기부터 어떤 공간에 대한 이야기로 묶을 수 있을 법한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교외의 집', '조금 작지만 괜찮아'. 그리고 지하묘지 동굴세계에 사는 그림자들에 대한 이야기인 '미스라임의 동굴', 이상한 하얀 도시에 관한 이야기인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책의 제목이기도 한 '자유의 감옥', 그리고 순수와 믿음에 대한 이야기인 '길잡이의 전설' 이렇게 총 8편의 이야기들은 저마다 내가 최고라고 하면서 뽑낸다하여도 난 어떤 놈이 젤 좋아!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각각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실 뭐 책에 실려있는 내용이 8편정도 되니까 슬슬 한 놈씩 읽어주마!라고 생각했는데, 잡자마자 다 읽어버렸다. 젠장!

 미카엘 엔데는 굉장히 능숙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작가이다. 그의 작품을 읽는 독자는 그의 거짓말을 마치 사실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그는 매우 훌륭한 거짓말 쟁이다. 대체 그가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이리도 환상적인 이야기를 쓴 것일까 싶기도 하지만, 그 얘기를 직접 해줄 미하엘 엔데는 이미 이 세상에 없다. 이 책이 환상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해도, 한 편으로는 뭔가 철학적인 색채 또한 풍기고 있다. 밖으로 나갈 수 있었지만 스스로 나가기를 포기했던 '자유의 감옥' 속의 주인공이라던지 '집'이라는 개념을 찾기 위하여 끝없이 헤메는 '긴 여행의 목표'의 주인공의 모습, 그리고 아무런 인식없이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는 '미스라엘의 동굴'의 많은 그림자들의 모습. 그런 모습들에서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미카엘 엔데같은 작가가 또 나올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지만, 또 이런 작가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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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와 루이 가족 45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미애와 루이 가족 엮음 / 자인 / 2005년 1월
품절


모든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사랑하는 마음. -103쪽

어디로 갈 것인지 혼미해질 때, 내 눈 앞에 보이는 것을 그냥 믿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점점 의심하게 되고, 사방을 둘러보며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봐도 길이 보이지 않아.... 길은, 눈 앞에 보여지는 길은, 마음에 보여지는 길을 미쳐 깨닫기도 전에 마음을 가리고 단지 눈에 보이는 것에만 의존하도록 할 뿐이다.
-119쪽

케냐 사람들은 왠지 모르게 마음의 평화가 있어 보인다. 싸울 때도 서로 주먹질 하며 상처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말로 한다. 화를 내도 도무지 화 난 사람 같지 않다. 그래서 물어보았다. "잠깐만요! 케냐 사름들은 모두 평화로와 보이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입니다. 지금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지금 돈이 없어도 내일이 있기 때문에 늘 희망이 있습니다." 아, 결국 마음의 욕심이 마음의 평화를 밀어내 버리는구나-182~3쪽

구름과 하늘을 사랑한다. 두둥실 떠 있는 흰구름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많은 의미를 마음에 전해준다. 아름답고 신비로운 하늘은 언제나 내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205쪽

네 머리로 보려고 하지 마. 네 눈으로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말하면 되는거야!-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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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3월
구판절판


흔히들 남자는 여자의 눈물에 약하다고 하지. 왜냐하면 남자는, 여자가 흘리는 눈물의 실제 의미를 자신의 그것과 동일시하는 커다란 오류를 범하기 때문이란다. 설사 이 생각이 맞더라도, 여자는 남자와 달리, 그 눈물의 본질적인 차이를 구분할 수 있는 섬세함을 본능적으로 지녔음이 먼저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즉, 여자는 남자와 여자가 흘리는 눈물 사이의 그 미묘한 차이를 느낄 수 있기에, 자신의 운명을 남자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다. 돌처럼 굳어 있는 남자의 얼굴에 눈물이 흐를 때, 어느 여자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는가! -46~7쪽

그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아직 이해할 수 없었으나, 한 가지 사실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 세상 모든 사람들 가운데 단 한 사람, 오직 자신에게만 의미가 있는 메시지라는 점이었다. 수백년이 지나더라도 그것에 합당한 사람은 자신밖에 없을 터였다.-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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