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역사 100장면 - 가람역사 59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11
이강혁 지음 / 가람기획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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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책의 시리즈(한권으로 보는 어쩌고 시리즈)가 그렇듯이 이 책 또한 간단간단하게 전체적인 흐름을 잡기에는 좋은 책이다. 수업의 부교재로 쓰이는 책이라 시험기간이 닥쳐서 읽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흐름을 잡기에는 그럭저럭 도움이 됐다. 물론, 흐름잡기에 좋다는 말은 세부적인 내용은 아쉽다는 것이지만...

 이 책에는 비단 스페인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내용들도 간혹 포함되어 있어 잠시 머리를 식혀갈 수 있게 해주었다.(문화에 관한 것이라고 해도 역사 안에 포함되서 설명되는 거였긴 하지만.)

 스페인의 역사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서 나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역사 속에 등장하는 왕들의 이름이 워낙 비스무레해서, (뒤에 붙은 숫자만 다른 경우가 많아서.) 이걸 외워서 시험을 봐야 하는 나로써는 참 괴롭지만.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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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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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때가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아련한 바나나와의 첫만남. 이 책으로 그녀에게 매력을 느꼈고, 그 때문에 그녀의 작품은 모두 섭렵했다. 비록, 요 근래의 작품들은 왠지 모를 아쉬움을 주긴 했지만, 어쨋든 이 책 키친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는 책 중에 하나였다. 그런 이 책을 몇 년만에 다시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총 3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2개의 이야기는 이어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등장인물이 누구냐로 따지기보다 소재 자체만으로 본다면 이 책 속에 등장인물은 하나의 인물상으로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절친한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그래서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각각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건간에 다들 마음 한 구석에는 가까운이의 죽음이 숨겨져 있다. 겉으로 드러내고 있던, 아니던 간에 말이다. 어쩌면 다소 무거운 소재가 아닌가, 다소 우울한 소재가 아닌가 싶어지기도 하지만, 이 책 속에 등장인물들은 그 상처에 딱지가 앉아 조금씩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잔잔하게 그려지는 모습에 저절로 읽는 이도 왠지 흐뭇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 책은 바나나다운, 바나나틱한 소설이다. 이 책에서 달리 교훈을 찾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읽기보단 소설 속의 주인공들에 감정을 이입해서 읽어보자. 그들이 또 다른 나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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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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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렇게 넓고, 어둠은 이렇게 깊고, 그 한없는 재미와 슬픔을, 나는 요즘 들어서야 비로소 내 이 손으로 이 눈으로 만지고 보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한쪽눈으로만 세상을 보아왔어, 라고 나는 생각한다.-16쪽

사랑을 하게 되면, 항상 전력으로 질주하는 나지만, 구름진 하늘 틈 사이로 보이는 별들처럼, 지금 같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조금씩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42쪽

뭐 다 그렇지. 하지만 인생이란 정말 한번은 절망해봐야 알아. 그래서 정말 버릴 수 없는 게 뭔지를 알지못하면, 재미라는 걸 모르고 어른이 돼버려. 난 그나마 다행이었지.-58쪽

내가 그녀보다 낫다느니 못하다느니, 누구에게 말할 수 있으리. 누구의 위치가 가장 좋은지 따위, 모두 합해보지 않는 한 아무도 모른다. 더구나 그 기준은 이 세상에 없고, 이렇게 추운 밤 속에서는 더욱이 모른다. 전혀 가늠할 수 없다.-106쪽

세상은 딱히 나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까, 나쁜 일이 생길 확률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나 혼자서는 결정할 수 없다. 그러니까 다른 일에는 대범하게, 되는 대로 명랑하게 지내는 편이 좋다.-110쪽

길은 항상 정해져 있다, 그러나 결코 운명론적인 의미는 아니다. 나날의 호흡이, 눈길이,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자연히 정하는 것이다-131쪽

나는 안다. 즐거웠던 시간의 빛나는 결정이, 기억 속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 지금 우리를 떠밀었다. 싱그럽게 불어오는 바람처럼, 향기로웠던 그날의 공기가 내 마음에 되살아나 숨쉰다. -134쪽

그 때 운명은 한 단도 헛디딜 수 없는 사다리였다. 단 한 장면을 빼놓아도 끝까지 올라갈 수 없다. 그리고 오히려 헛디디는 편이 쉬웠다. 그럼에도 나를 움직이고 있었던 것은 아마 죽어가는 마음 속의 빛이었으리라. 그런 건 없는 편이 차라리 편히 잠들 수 있다고 여겼던 어둠 속의 빛이었다. -165쪽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 오랜 시간, 강바닥을 헤매는 고통보다는, 손에 쥔 한줌 사금에 마음을 빼앗긴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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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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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공연히 딜레마에 빠질 때가 많아요. 세상에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A가 마땅찮으면 B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지만 그건 옳지 않아요. 아직 남은 알파벳이 얼마든지 있잖아요?-17쪽

우리가 여기 사는 건 문화든 일자리든 간에 이 도시가 주는 뭔가가 필요해서죠. 그리고 이 도시가 우리 친구나 이웃들을 죽일 때 우리는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보죠. 그런 기사를 읽으면 하루나 이틀쯤은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곧 잊어버리는 거예요. 잊어버리지 않으면 그 일에 대해 뭔가를 해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러지 않으려면 이 도시를 떠나야 하는데 떠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250쪽

죽음에 이르는 800만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에는 자기 손으로 목숨을 끊는 방법도 있다. 지하철 자살이 썩 좋은 방법이 아님에도 사람들이 여전히 지하철에 몸을 던진다. 뉴욕에는 끝없이 긴 다리들과 고층 빌딩의 창들이 있다. 또 면도날과 빨랫줄과 약을 파는 가게들이 하루 24시간 문을 연다. 내 방 서랍에는 32구경 권총이 있다. 호텔 방 창문에서 뛰어내리기만 해도 간단히 죽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도 그런 종류의 일을 시도해 본 적은 없다.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으로 보인 적도 없다. 겁이 너무 많거나 불굴의 의지를 가졌거나 둘 중 하나겠지. 그것도 아니라면 나의 지독한 절망이 생각만큼 절실하진 않았던 모양이다. 여하튼 계속해서 살아가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3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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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만 가지 죽는 방법 밀리언셀러 클럽 13
로렌스 블록 지음, 김미옥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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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만 본다면 마치 무슨 자살방법 소개서같은 느낌을 풍기기도 하는 이 책은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이다. 추리소설을 좋아하긴 하지만, 이상하게 하드보일드 작품은 많이 접해보지도 못했었고, 그나마 접해본 작품이라면 챈들러의 <빅슬립>정도. 헌데, 이 책은 내가 이전에 읽었던 <빅슬립>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랄까.

 주인공인 매트 스커더. 그는 무면허 탐정인데다가 알코올 중독자이다. (그는 뭐 스스로 알콜 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그는 창녀 킴으로부터 매춘하는 생활로부터 벗어나고 싶으니 자기 대신 포주인 챈스를 만나서 얘기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당췌 행방을 알 수 없는 챈스를 겨우겨우 찾아서 킴의 얘기를 전해주고, 챈스는 의외로 선선히 킴을 놓아줌으로써 매트의 역할은 끝이 나나 싶었는데, 그 다음 날 킴은 66번이나 정글도에 찔려 죽임을 당한다. 이에 챈스는 그녀를 죽인 범인을 알아봐달라고 매트에게 부탁을 하고, 그는 조사를 시작하는데...

 이 책의 두께는 제법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는 책이다. 그저 두께에 압도당할 뿐, 그 압박만 이겨낸다면 좋은 책 한 권 만났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란 말이다. 그리고 여타의 추리소설처럼 대체 범인이 누구일까하고 머리를 굴리기보단, 한발짝 물러서서 매트라는 인물을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다. 책을 읽다보면 이게 추리소설인지, 매트의 금주 일기쯤 되는지, 영 헷갈린다. 어쨋든 매트는 범인을 알아내지만, 그보다는 주인공인 매트의 인물상이 더 기억에 남는다. 인간적인 냄새가 폴폴 풍기는 매트의 모습은 탐정이라기보단 매일 스치는 동네 아저씨 같은 느낌. 그런 매트의 느낌이 참 좋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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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6-01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매트 아자~

이매지 2005-06-02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트가 나오는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