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부메의 여름>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교고쿠 나츠히코의 대표작 <망량의 상자>가 출간된다. 이번 책에서도 원치 않는 탐정 역할을 떠맡은 고서점 주인 교고쿠도는 늘 시무룩한 얼굴로 어려운 책만 읽고 있다. 삼류 소설가 세키구치, 잡지기자 도리구치, 간판만 탐정인 에노키즈, 멀쩡한 형사 기바 등이 서점에 들러 자신이 겪은 일을 이야기하고 그는 그저 듣는다. 하지만 교고쿠도는 모두가 아는 정보에서 그 이상의 정보를 얻고, 모든 사실을 알아차린다.

그러나 그는 사건의 본질을 친구들에게 쉽게 털어놓지 않는다. 언뜻 사건과는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초능력자와 영능력자와 점술사와 종교가의 차이', '토막 살인을 저지르는 용의자의 심리' 따위의 장광설을 늘어놓을 뿐. 사건이 조금식 풀려나가면서 그들은 알게 된다. 교고쿠도가 어째서 별 상관도 없어 보이는 이야기를 그토록 집요하게 되풀이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1950년대 도쿄. 한밤중의 전철역에서 열차가 서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 열차에 타고 있던 형사 기바 슈타로는 한 소녀가 열차에 치어 중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고 얼떨결에 조사를 돕게 된다. 유일한 목격자인 소녀의 동급생을 신문하지만 그녀는 충격으로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진척되지 않는 조사 중에 다친 소녀의 보호자라며 나타난 여인은 홀연히 자취를 감췄던 은막의 스타 미나미 기누코였다. 그녀의 팬인 기바 형사는 사건에 점점 깊숙히 휘말려드는데...

한편, 기바가 자리를 비운 사이 도쿄서부지역에서는 여자의 잘린 팔다리가 발견되는 엽기 사건이 일어난다. 사건 취재에 나선 삼류 잡지 편집자 도리구치와 소설가 세키구치는 길을 잘못 들어 상자 모양의 기괴한 건물에 도착하는데, 그곳에서 마주친 기바 형사는 남처럼 낯선 얼굴로 세키구치를 쫓아낸다. 세키구치는 이상한 마음에 고서점 교고쿠도를 찾아가 의견을 묻지만, 교고쿠도는 절대 그 상자 건물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또 기바가 위험하다고 말하는데...

[저자 소개]
교고쿠 나츠히코 - 1963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났으며, 소설가 겸 디자이너이다. 요괴소설의 일인자로 불리며,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에서 일본의 괴담문화 성립과 변천에 관한 학술적 연구를 행하고 있다.

디자인 학교를 거쳐 디자인 사무소, 광고대리점에 근무한 후, 친구와 제작 프로덕션을 설립. 계간 <요괴>에서 책임편집을 맡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 <웃는 이에몬>이 영화화되고 <후(後)항간에 떠도는 기이한 이야기>가 애니메이션화되는 등, 교고쿠 나츠히코는 현재 각종 미디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미스터리 작가이다.

1994년, 직접 출판사로 들고 간 원고 <우부메의 여름>이 전격 출판되며 일약 소설가로 데뷔. 96년 <망량의 상자>로 제49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장편부문) 수상. 97년 <웃는 이에몬>으로 제25회 이즈미쿄카문학상 수상. 2003년 <엿보는 고헤이지>로 제16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 2004년 <후(後)항간에 떠도는 기이한 이야기>로 제130회 나오키상 수상하였다.

작품에 <우부메의 여름>으로 시작하는 ‘교고쿠도 시리즈’, <웃는 이에몬>, <백귀야행>, <엿보는 고헤이지>, <루가루(loup-garou)>, <항간에 떠도는 기이한 이야기>, <후(後)항간에 떠도는 기이한 이야기> 등이 있으며, 요괴연구가 다다 가츠미와 함께 <요괴도감>을 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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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털 같은 나날
류진운 지음, 김영철 옮김 / 소나무 / 2004년 2월
구판절판


두 사람 모두 대학을 졸업했고, 둘 다 성취욕도 강했다. 서로 열심히 노력하면서 밤에는 등불을 밝혀 공부했고, 웅대한 이상도 갖고 있었다. 관공서의 처장이나 국장, 또는 사회의 크고 작은 기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자 그들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얼굴을 한 군중의 새까만 대열 속에 빠져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당신도 두부를 사고 출퇴근을 하고, 밥먹고 잠자며, 빨래를 하고 가정부까지 다루고, 아이를 돌보다 보면, 저녁이 되어도 책 한 장 뒤적이고 싶지 않게 되고, 웅장한 꿈이나 이상이라는 것은 개방귀 같은 소리고 철없던 때의 일이 되버리고 만다. 모두들 이렇게 섞여서 한 평생 사는 것이 아닌가? 큰 뜻이 있으면 어쩔 거고, 설사 꿈이 있다면 또 어쩌겠다는 것인가? 그 많던 장군과 재상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모두 황페한 무덤의 풀숲 아래에 있을 뿐이다. -2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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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털 같은 나날
류진운 지음, 김영철 옮김 / 소나무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워낙 책이 좋다는 호평을 들어서 어떤 책인가 싶어서 읽게 된 이 책에는 총 3편의 중편소설이 실려 있다. <닭털 같은 나날>, <관리들 만세>, <1942년을 돌아보다>라는 제목을 가진 이 3편의 이야기들은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어떤 작품이 가장 좋은지를 판단할 수 없게끔 만들어줬다.

 첫 번째로 등장한 작품이자, 표제작이기도 한 <닭털 같은 나날>에서는 결코 닭털처럼 가볍지 않은 그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두부를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며 가난뱅이도 더럽게 많다고 투덜투덜대는 모습이나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 도움이 될만한 사람에게 선물을 보내려고 하는 모습이나, 그의 집을 찾아온 은사를 제대로 대접하지도 못하고, 후에 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는 임씨는 전형적인 소시민이다. 대학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그런 생활을 해야함에 자연스레 적응해가는 임씨부부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왠지 가여워보이기도 하고, '그런게 사람 사는거지.'라는 생각도 들게된다. 그래 그런거지 뭐. (참고로 원제인 一地鷄毛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른데, 어떤 사람은 닭을 잡은 뒤에 닭의 피와 털이 난무한 곳을 가리키는 말로 비참한 현실을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하며, 혼란스럽고 골치 아픈 상황을 묘사한 말이라고도 하는데, 허섭쓰레기같은 일상이라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두 번째 작품인 <관리들 만세>에서는 앞의 이야기에서의 소시민의 삶이 아닌 국가 행정 기구의 사무실에 속한 관리들의 삶이 나타나고 있다. 새로이 개편되는 조직의 체계 속에서 각자 자신의 지위를 위협받은 8명의 관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각종 지모와 술수를 쓴다는 이야기이다. 8명의 관리들은 제각각 성격은 다르고, 그들의 이해관계도 다르지만 살아남기 위해서 때로는 손을 잡고, 때로는 등을 돌리며 치열한 생존 게임을 한다. 개개인의 이기적인 모습을 관리들을 통해서 볼 수 있을뿐더러, 각 층마다 청소의 정도를 달리하는(고위층이 있는 층을 가장 깨끗하게 청소하는) 청소부에게서는 삶에 대한 비소와 함께 요령껏 사는 삶, 권력에 순응하는 삶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세 번째 작품인 <1942년을 회상하며>는 소설이라기보다는 르포같은 느낌을 주는 글이다. 1942년에 작가의 고향(하남성)에서 있었던 대기근의 참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50년 뒤에 그 일을 겪은 이들을 찾아가 그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자료를 수집하는 모습을 보인다. 먹을 것이 없어서 사람들끼리 서로 잡아먹는 상황에까지 처했던 1942년의 대기근. 그 일을 보고받고도 가벼이 넘기고, 묵인한 장개석에 대한 비판인 듯 하면서도 비판이지 않은 듯한 이야기는 참으로 담담하게 이어진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굶주림에 허덕이는 가난한 인민들의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답답해지면서 숙연한 느낌까지 갖게 해주었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 지경까지 몰아넣었단 말인가.

 이 세 가지 이야기들은 모두 힘이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갖은 방법으로 그 생활을 벗어나려고 하지만, 마치 우리에 갖힌 동물처럼 벗어나지 못한 채, 그 안에서 모든 것을 감수하며 지낸다. 물론, 그들의 삶 속에서 전환기라고 할 만한 사건이 일어나고는 있지만 그것은 우리 밖으로 벗어나는 것이 아닌, 단지 다른 우리로의 이동일 뿐이다.

 책의 뒷 표지에 쓰인 '류진운, 20세기 20대 중국작가'라는 말이나, '닭털 같은 나날, 20세기 100대 세계 명작>이라는 말이 빈 말이 아님을 이 책을 읽어보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음 한 켠이 아파온다. 나 역시 힘 없는 소시민일뿐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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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페 퓨리파잉 클렌징 폼 - 180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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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코 끝에 각질이 일어나서 폼클렌징을 하나 사야지 사야지 했는데, 화장품을 샀더니 증정으로 이 녀석이 와서 쓰기 시작했다.

아이오페라고 하면 왠지 어른틱한 느낌이 들어서 살짝 고민이 되기도 했는데, (아직 20대 초반인지라.)  냅두면 쓸 사람도 없고해서 쓰기 시작했는데, 다 쓰고 나면 하나 사야겠다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뽀독뽀독한 느낌은 덜하지만, 순하게 닦이는 느낌이라서 더 좋은 것 같다. 뽀독뽀독 씻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좀 답답할지도 모르겠지만. 씻고 나서도 부드러운 느낌이라서 마음에 든다. 그리고 피부가 굉장히 민감한 편인데도 별다른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아 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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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몽드 하이드라 스킨 소프너Ⅱ - 건성에 가까운 복합성 200ml
아모레퍼시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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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가 건성에 가까운 복합성에, 게다가 민감하기까지한, 일명 저주받은 피부인지라, 화장품을 바꿀때에는 아무래도 신경을 많이 쓰게 된다. 그 동안 쓰던 헤르시나를 다 써가면서 한 번 바꿔볼까 하다가 고른게 바로 이 제품이다.

이 제품은 물처럼 주르르 흘러내리는 타입은 아니다. 약간 끈적이는 느낌이랄까? 향도 괜찮은 편이고, 쓴지 1주일쯤 됐는데 아직까지는 피부가 뒤집어지지는 않았으니 어느정도 피부에 맞는 것 같기는 하다. 좀 더 두고봐야 알겠지만 어쨋든 그럭저럭 쓸만한 제품인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거라면 여름에 쓰면 다소 끈적이는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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