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Km -Sound Visual Book - 젊은 아티스트 여섯 명의 여섯 빛깔 여행기
김진표 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품절


여행은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이다-59쪽

사람들은 내게, 왜 그렇게 혼자 여행을 다니냐고 물어본다. 솔직히 그들을 단번에 설득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나는 몰랐던 자아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발견된 나의 여러 모습들은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때로는 약으로, 때로는 독으로, 조금씩 영향을 미친다. 표면적으로는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깨닫기 위해 여행을 다니지만, 정작 여행을 하면 할수록 나 자신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고 돌아오게 된다. -139쪽

세상에 핑계는 너무나 많다. 아파서, 여자라서, 집이 엄해서, 무서워서. 하지만 이런 핑계를 뛰어넘었을 때 진정 여행의 가치가 빛나는 건 아닐까?-139쪽

사랑이라는 맨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은 참으로 빨랐는데 이제는 누군가를 만나면 그것이 맨홀이라는 걸 알기에, 사랑에 빠지기 전에 그와 사랑에 빠지는 것이 내게 적합한 일인지 충분히 생각하게 되는구나.-154쪽

왜 이제서야 깨달았을까 후회하고 있어. 그 사람 때문에 왜 그렇게 많은 걸 포기했을까. 그깟 사랑이 뭐라고 나를 놓았을까. 그깟 남자가 뭐라고 나를 희생하고 눈물 지었을까. 그래도 난 사랑에 대한 기대를 놓고 싶지는 않은 걸. 그 기대마저도 없어진다면 살아 숨쉬는 게 아닐 거야. 왜냐하면 내가 갈구하는 그 마지막 사랑이 말이야......아직 나타나지 않았거든. -154쪽

그에게 내가 마지막이 되려면 나 역시 그에게 소중한 그런 존재여야겠지. 서로 노력하지 않으면 영원은 기약할 수 없겠지.-155쪽

덜 사랑하는 자가 되는 것이 여자에겐 얼마나 힘든 일인가. 권태란 연인겐 무서운 형벌이다. 그저 평온하게 일상을 견딜 수 있는 사랑은 없는 걸까?-162쪽

사랑하고, 사랑받는 느낌이 없으니 마치 죽어 있는 것 같다. 감정이 메말라 있는 내가 무섭고도 낯설다. 아무래도......다시, 또다시 사랑을 해야겠다. 다시, 사랑이 하고 싶어졌다. -170쪽

봄날에 꽃은 다시 피어나고
낙엽이 지면 겨울은 오는데
떠난 사람의 마음은 돌아오지 않아...... -2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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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06-22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구구 떠나 볼까나
 
CmKm -Sound Visual Book - 젊은 아티스트 여섯 명의 여섯 빛깔 여행기
김진표 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서로 다른 cm의 신발을 신고, 서로 다른 km의 도시로 떠나는 거야!'라는 의미의 cmkm은 이미 지난 해, JP(김진표)가 JPHOLE이나 그의 미니홈피에서 이야기하였기 때문에, 참 오랫동안 기다리고 또 기다려온 책이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또 사진을 잘 찍기도 하는 JP의 여행기라. 어떤 느낌일까 하는 마음에 읽기 시작. (다른 5명에게는 솔직히 그다지 관심은 없었다. 미안하다.)

 처음에 시작되는 파트는 <정신과 영수증>을 지은 정신의 도쿄 생활기이다. <정신과 영수증>에 대해서는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좀. 그저 일상이다. 뭔가 그 영수증을 통해서 다른 어떤 것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 오늘은 이거 샀어.'라고 자신의 다이어리에 써도 무방할 것을 이리 써놓았다. 책의 처음에 배열되어 있어서, 참으로 시작부터 실망해버렸다.

 두번째 파트는 내가 바라고 바라던 JP의 동유럽 여행기. 생각보다 사진이 많이 실려있지 않아서, 내심 DVD를 보면 더 많이 볼 수 있는건가 싶어진다. 자신이 직접 차를 운전해서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고, 얽매임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도 한 번 자동차로 동유럽을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면허도 없으면서.) 여행기의 성격과 여행안내서의 성격이 그래도 어느정도 잘 어우러진 파트였다. 여담을 붙이자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JP 참 글쓰느라고 욕봤다. 분량도 젤 많다.

 세번째 파트는 임상효의 파트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감성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이 파트가 가장 괜찮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이게 무슨 여행기이냐?'라고 반론의 여지가 많지만...사랑이 끝난 뒤에 감정에 대해서 감상적으로 써놓은 글에는 고개가 끄덕끄덕. 하지만 마지막에 레스토랑, 쇼핑샵 등에 대해서 소개해놓은 파트에서는 그저 혀를 내두를 뿐. 전적으로 그녀의 취향에 맞는 그런 곳들에 대한 소개. 나는 갈 일 없다.

 네번째 파트에서 장윤주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녀가 만든 Fly away라는 노래에 한동안 빠져있었기에 좋은 감정이 있었지만, 책에 실어놓은 사진도 제법 잘 찍어놓았기에 호감은 플러스. 멤버들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이기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에 혼란스러워하는, 지금의 나와 같은 상태에 공감이 갔다. (하지만 그녀는 모델이라는 직업도 있고, 음악을 하고자 하는 꿈도 있지 않은가.)

 다섯번째 파트는 홍진경의 이야기. 사실 홍진경하면 조금은 가벼워보이는 듯한 이미지였는데, 책에 실린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가난한 글 몇 줄'을 통해서 그녀가 생각보다 깊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느끼게 되었다. 이 역시 예상외의 발견이랄까. 하지만 사진 한 장 없어서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 파트는 나얼의 이야기. 자메이카에 간 그는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여행을 표현했다. 글이라곤 자메이카에 도착한 이야기 약간뿐. 그게 좀 아쉽다. 자메이카는 아무래도 접해보기 어려운 나라이긴 하니까. 하지만 그림만으로도 자메이카를 어느정도 느낄 수는 있었다.

 이 여섯명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생활을 팽개치고, 과감히 떠난다.(이 책을 만들기 위해서 떠났다는 점에서 보면 일을 하러 떠난거라고 볼 수도 있으려나?!)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젊음이 부럽게 느껴졌다. (사실 나도 누가 돈 좀 대줘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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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2월
구판절판


잊는다는 건 슬픈 일이지. 나도 정말 많은 것을 잊어버렸어. 기억이란, 다시 한 번 그 순간을 살아보는 거야. 머릿 속에서 말이지.-22쪽

선생은 여전히, 맺어지지 못한 옛 연인의 자취를 찾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건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나 똑같은 게 아닐까. 가령 몇 십 년 동안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채 살았더라도, 아니 어쩌면 이미 이 별에는 없는 사람이라도, 인간이란 사랑할 수 있는 존재다. 신기하지만 그것이 진실이다. -37쪽

끝과 시작이란 출구와 입구만큼이나 다른 것이다. 입구라는 것은 그 건너편에 분명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다. 분명 멋진 일임에 틀림없다. -141쪽

행복이란 너의 옆자리에 있는 것.-199쪽

"도무지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를 만큼 당신이 좋아요."
 나는 손을 내밀어 그녀를 안았다. 땀이 식어서 그녀의 몸은 서늘해져 있었다.
"나도 그래. 우리는 분명 이렇게 수없이 사랑에 빠질 거야. 만날 때마다 다시 서로에게 푹 빠져서."
"언젠가 어딘가에서 또 다시?"
"그래, 언젠가 어딘가에서 또 다시. 그때도 나를 당신 옆자리에 있게 해줘. 정말 마음이 편안하거든, 당신 옆은." -290쪽

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융통성이라고는 없는 사람이야. 짤막한 내 잣대 하나로밖에는 세상을 재지 못하는 사람이야. 한 번 좋아하게 된 사람을 간단히 잊어버리고, 싫어하고, 그런 건 못해. 나는 평생 단 한 번의 사랑을 하도록, 하느님이 그렇게 만들어놓으셨어. 그래서 나는 여전히 당신을 그리워하며 그 뒤의 나날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어-32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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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양윤옥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이 책은 사실 손이 선뜻 가지 않아서 읽지 않고 있었는데, 군에 간 남자친구가 읽고서는 '이건 쭉 연애소설인거 같다가 마지막에는 무슨 SF 소설도 아니고...'라는 말을 해서 대체 무슨 내용이길래하는 궁금증에 읽기 시작한 책이었다.

 녀석이 말한대로 이 책은 연애소설이다. 아내 미오를 잃은 다쿠미는 아들인 유지와 함께 그야말로 엉망진창으로 살고 있다. 아내 미오는 죽기 전에 다시 비의 계절이 오면 잘 살고 있는지 보러 돌아오겠노라고 약속을 했었고, 그녀의 말대로 다시 비의 계절이 오자 미오는 다시 돌아오고, 그들은 6주간 다시금 기묘한 동거 생활을 한다.

 죽은 아내가 자신의 아들과 남편이 잘 살고 있는지를 보러 온다는 얘기는 참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인 듯 싶다. 게다가 남편인 다쿠미는 뭔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기 때문에, 내가 미오였다고 하더라도 혼자두고 떠나기에는 너무도 걱정되는 사람이다. 그런 다쿠미에게 미오가 다시 찾아가게 되고, 아무런 기억이 남아있지 않은 미오에게 다쿠미는 그들의 연애사를 이야기해준다. 조금씩 조금씩 진행되어 가는 그런 느린 사랑이야기에 답답함을 느끼기보다는 그들이라면 그럴테지.라는 생각이 들게 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해주었다.

 비단, 미오와 다쿠미, 그리고 그들의 잉글랜드 왕자님이자, 늘 코가 막혀있고 아무 쓸데없는 쓰레기 주워 들이는 게 취미고, 맨날 '그런거야?'라고 하는 유지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농부르 선생과 푸의 이야기도 잘 어울러져서 전체적으로 따뜻한 이야기가 진행된 것 같다.

 미오가 다시 돌아와 다쿠미와 유지가 죽은 미오를 다시 만나 추억을 만들고, 다시 이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얻었고, 이번에는 이별을 좀 더 제대로 고할 수 있었고, 그동안 마음에 묵혀놓은 것에 대해 용서를 빌 수 있었기 때문에 미오가 다시 떠난 뒤에 다쿠미와 유지가 좀 더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책의 표지가 너무 예뻐서 홀딱 반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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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5-06-28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아주 좋았는데 책도 어떤지 모루겠네요.. 나중에 기회되면 봐야겠다ㅎㅎ

이매지 2005-06-28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화는 아직 안 봐서^-^;;
기회가 되면 영화봐보려구요^-^
 
어둠의 저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5월
구판절판


마리 짱. 우리가 서 있는 땅이란 건, 탄탄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사소한 일 하나에도 '꽝'하고 저 밑창까지 꺼져버리거든. 그리고 한 번 꺼지고 나면, 그걸로 끝장이야. 두 번 다시 본래의 상태로는 돌아갈 수 없지. 그 후엔 꺼져버린 땅 밑의 어두컴컴한 세계에서 혼자 살아갈 수밖에 없는 거야. -219~220쪽

시간을 가지고, 자기의 세계 같은 것을 조금씩 만들어왔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런 세계에 혼자 있으면, 어느 정도 안도감이 생기거든요. 하지만 그런 세계를 일부러 만들 수밖에 없다는 것 자체가, 나 자신이 상처받기 쉬운 약한 인간이라는 뜻 아닐까요? 그리고 그 세계란 것도 세상의 눈으로 보면, 아주 작고 보잘 것없는 세계에 불과하잖아요. 골판지 상자로 만든 집처럼,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어딘가로 날아가 버릴 듯한...... -231쪽

앞으로 마리 짱이 어엿하게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때는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지금보다 많이 가질 수 있게 될거야. 어설픈 짓은 하면 안 돼. 세상에는 혼자서만 할 수 있는 일도 있고, 둘이서만 할 수 있는 일도 있어. 그걸 잘 조합시키는 것이 중요해. -232쪽

인간이란 결국 기억을 연료로 해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어. 그 기억이 현실적으로 중요한가 아닌가 하는 것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아무런 상관이 없지. 단지 연료일 뿐이야. 신문의 광고 전단지나, 철학책이나, 에로틱한 잡지 화보나, 만 엔짜리 지폐 다발이나, 불에 태울 때면 모두 똑같은 종이조각일 뿐이지. 불이 '오, 이건 칸트로군'이라든가. '이건 요미우리신문의 석간이군'이라든가, 또는 '야, 이 여자 젖통 하나 멋있네'라든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타고 있는 건 아니잖아. 불의 입장에서 볼 때는 어떤 것이든 모두 종잇조각에 불과해. 그것과 마찬가지야. 중요한 기억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기억도, 전혀 쓸모 없는 기억도, 구별할 수도 차별할 수도 없는 그저 연료일 뿐이지.-235쪽

우리들의 인생은 단순히 밝은가, 어두운가 하는 것으로 쉽게 구분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지. 어둠과 밝음 사이에는 그늘이라는 중간지대가 있잖아. 그 그늘의 단계를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건전한 지성이야. 그리고 건전한 지성을 획득하려면, 그 나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어?-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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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천맘 2005-10-14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윤회를 믿어요 마리처럼 정신이 강하지 못하거든요,,
이 책을 보는내내 마리를 부러워했어요
(특히, 다카하시같은 남자친구를 너무 갖고싶어요!!)

제가 에리언니와 비슷하기 때문에 마리를 부러워 했을꺼예요,,
(에리언니처럼 얼굴이 모델처럼 이쁘지도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지만)
내가 뭘 진정 원하는지 모른채 이 곳에 얽매여 벗어나지 못하는 내가
슬퍼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