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농장 2 - 법의관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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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퍼트리샤 콘웰이라는 작가의 능력을 믿고 책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책만 나왔다 하면 눈이 반짝반짝하여 읽고 있는 스카페타 시리즈. 올해를 시작하면서 읽기 시작한 스카페타 시리즈도 벌써 다섯번째다. 책을 한 권씩 접할 때마다 긴장감있는 재미를 줬던 스카페타 시리즈가 이 책에서는 다소 밋밋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스카페타 시리즈 중에 다소 재미가 없었다는거지 책은 재미있었다.) 이 전에 출간된 <사형수의 지문>과 이 책, 그리고 이 뒤에 나온 <카인의 아들>은 스카페타 시리즈 안에 템플 골트 시리즈로 불리고 있다. 그 때문에 다른 책들에 비해서는 다소 실망했지만 다음 작품인 <카인의 아들>을 기대해보고자 한다.(사실 이 책 속에서 템플 골트는 그다지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우선 책의 제목인 시체 농장. 영 꺼림직하다. CSI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그 속에서 시체 농장을 한 번쯤 본 기억이 있을 거다.(정확히 어떤 몇 편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라스베가스 시리즈였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원래의 제목인 The Body form을 직역한다면 틀린 것도 아니지만 영 어감은 좋지 않다.(나가서 대놓고 보기엔 뭔가 민망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책 속에서 죽은 아이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서는 필요한 작업이었으니 패스.
 
  이 책의 매력이라면 이번에는 마리노 형사와 스카페타 박사, 그리고 웨슬리의 관계였다. 첫 시리즈인 <법의관>에서의 그들의 관계와 이 책 속에서의 관계는 확실히 다르다. 그간에는 서로 돕는 관계였다면 이 책속에서는 조금씩 틀어지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웨슬리와 스카페타가 동료 이상의 관계로 나아가면서 마리노가 질투(?)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고 피해자의 어머니인 데네사 스타이너와 비밀스런 관계를 가지게 된다. 마리노 형사의 이런 행동도 스카페타를 답답하게 하는데, 하필 그의 조카인 루시까지 좋지 않은 일이 생겨 그녀를 더 옥죈다.그것도 모자라 거기에 스카페타의 동생인 도로시까지 기름을 부어댄다.
 
  스카페타 시리즈를 읽으면서 늘 드는 생각이지만, 정말 이렇게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 옥죄어진다면 조만간 스카페타 박사는 미쳐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 그녀는 대체 어디서 안정을 찾는단 말인가. 불쌍한 스카페타 박사. 마음 고생은 이제 그만 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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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8-02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의 운명이죠...

이매지 2005-08-02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불쌍할 뿐이죠 -_ ㅠ
 


 


  개봉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웰컴 투 동막골. 이 영화에 내가 관심을 가진데에는 이 작품이 장진 감독의 연극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동안 장진 감독이라면 실망하지 않았기 때문에 안 그래도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예고편을 보니 보고 싶은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그러던 중 시사회를 통해서 영화를 며칠 먼저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더 없이 기쁜 마음으로 영화를 봤다.

  강원도 산골 깊숙히에 존재하고 있는 동막골. 그 곳에 우연한 기회로 북한 인민군, 국군, 연합군들이 제각각 찾아오게 되고, 그들은 그곳에서 긴장감있는 동거(?)생활을 시작한다.

   동막골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모습과 함께 꾸밈없이 순박한 사람들이 주는 웃음, 그리고 사투리가 주는 재미 때문에 이 영화는 돋보였다. 그리고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음악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의 음악도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줬다. 단순히 재미만 있었느냐. 그건 또 아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재미보다는 감동을 추구하는 듯하다. 동막골을 지키기 위해 함께 뭉쳐서 싸우는 그들의 모습은 짠하게 와닿는다. 그리고 전쟁으로 무고하게 죽어갔을 많은 민간인들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자칫하면 우리(북한과 남한)는 하나. 미군을 무찌르자!로 오해받을 수 있을 듯도 싶지만, 난 따뜻하고 정감있는 영화로 기억할 것 같다.

  여담이지만 시사회를 갔는데 OST까지 주는 경우는 처음 봤다. 오호. OST를 듣고 있는데 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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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02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먼데 오에스티를 줘요...? 와와~ 영화도 공짜로 보고 너무하셔.

이매지 2005-08-02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성사에서 시사회해서 간건데 ost를 같이 주더라구요. 덥썩 받아서 지금 듣고 있는데 전형적인 히사이시 조의 음악. 아프락사스님도 시사회를 이용하셔요! ㅋㅋ

살수검객 2005-08-02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공짜에 ost까지..부럽네요..저도 웰컴투 동막골 너무 보고 싶어요..아마 개봉일 되면 저절로 극장으로 발걸음이 끌려갈수도..^^
 
꿈꾸는 책들의 도시 2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할 때면 늘 이 책의 홍보물이 껴서 왔기에 이 책을 볼까 말까 고민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홍보를 많이 하는 책은 내용면으로 부실하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하지만 책에 관한 이야기라니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쏘냐. 홍보로 부풀어졌다고 할지라도 읽고 후회하자라는 생각으로 집어들게 됐다. 책의 표지에서 나는 묘하게 후각을 자극하던 바닐라 냄새와 함께 이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바닐라 냄새는 대체 왜 난건지 모르겠다.)

  이 책은 린트부름 요새의 젊은 공룡인(77세라는 아주 어린 나이) 미텐메츠는 그의 대부 시인으로부터 엄청나게 훌륭한 원고를 받게되고, 그의 유언에 따라 그 작품을 지은 작가의 흔적을 찾기 위해 부흐하임으로 가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부흐하임은 고서점이 몇 천개나 있고, 각종 작품 낭송회와 같은 행사들도 열리는 그야말로 책들의 도시. 그 곳에서 미텐메츠는 천재적인 작가의 행방을 찾던 중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이 책 속에는 책의 내용과 어울어져 삽화가 등장하고 있다. 그 때문에 다소 상상력이 부족한 독자라 할지라도 책 속에 등장하는 정체불명의 생물체(외눈박이 괴물인 부흘링, 그림자 괴물 등)들에 대해서 상상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듯 싶다. 만약 독자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흐하임으로 가서 그 거리를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될 듯 싶다. 부흐하임이야 말로 그야말로 천국이 아닌가. 책을 위한, 책에 의한 그런 도시니까 말이다. (물론, 그 속을 들여다보면 추악한 면도 존재하고 있지만...)

  책에 대한 비유나 묘사도 뛰어나고, 읽는 재미도 있는 책이었다. 게다가 요 근래들어 쩍쩍 말라버린 내 상상력에 물을 뿌려 싹을 내리게 하는 그 재주에는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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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 2005-08-03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꾸는 책들의 도시1을 지금 주문했는데,, 2편 주문할때 땡스 투 할께요, 즐겨찾는 서재한김에,,,

이매지 2005-08-03 2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 그래 주시면 감사하죠 -_ ㅠ
 





  개봉 이전부터 박찬욱 감독의 복수 시리즈의 세번째 이야기라는 점, 이영애라는 배우의 네임 벨류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던 <친절한 금자씨>가 드디어 관객들에게 찾아왔다.

  친절한 금자씨.라고 불리는 그녀는 과연 누구인가. 그리고 또 그녀는 무엇을 복수하려하는가.라는 물음들은 예고편들을 통해서 제시되었고, 관객은 이 영화를 통해서 그 대답을 찾고자 했다. 그리고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그 대답을 어느정도는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단순히 이 영화를 잔인하기만 한 복수극은 아니었다. 최소한 내 기억 속의 <올드보이>는 어둡고, 슬픈 분위기가 깔려있는 복수극이었다면, 이 영화는 어둡긴 하지만, 묘하게 우습기도 한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박찬욱 감독의 이전 작품들에 나왔던 배우들(강혜정, 송강호, 신하균, 유지태)이 까메오로 출연하여 그들을 바라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상황의 설정이나 종종 웃긴 대사("너나 잘하세요."와 같은 대사들)나 행동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 웃음이 결코 마냥 즐거운 웃음은 아니었더라도.

   내가 느낀 이 영화는 문제는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올드보이의 경우에는 짜임새있게 영화가 잘 진행된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영화는 크게는 금자의 복수를 주제로 하고 있다고 해도 개별적인 사건들이 너무 늘어져있는 느낌이다. 금자의 내면의 심리상태를 좀 더 보여주는 편을 택하는게 차라리 좀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랬다면 다소 지루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왠지 배우들이 저마다 물 위에 떠있는 기름처럼 따로이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기에는 좋지만 먹어보면 뭔가 부족한 그런 음식같은 기분. 영상은 볼만했고 음악도 금자의 마음을 대변해준듯 하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떨칠 수 없었다.

 

  친절하긴 하지만, 그 속내를 알 수 없었던 금자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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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7-31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만순이한데 금자씨 보라고 했는데... 슬슬 걱정됩니다 ㅠ.ㅠ;;;

이매지 2005-07-31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는 있는데, 뭔가 좀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전.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이영의 옮김 / 민음사 / 199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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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라는 제목이 붙은 이 책에 대해서 아무런 사전적인 지식없이 접하게 되었기에 조금은 부끄러운 얘기이긴 하지만 이 책이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로 2개의 단편이 함께 있는 책이라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책을 읽다보니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혀있다가 도망친 이반 데니소비치라는 주인공이 간첩이라는 혐의로 10년의 형을 받고 복무하고 있는 수용소에서의 하루를 보여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그리 두껍지 않다. 200페이지 남짓의 이야기. 이반 데니소비치가 10년동안 지내는 수용소에서의 단지 하루만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한 사람의 하루. 너무도 긴. 하지만 너무도 짧은. 우리들 개개인의 하루가 그렇듯이 그의 하루에도 끊어지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일단 책을 펴서 읽게 되면 그가 잠드는 그 순간까지를 한 번에 읽어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생각하게 된다. 슈호프(=이반 데니소비치)의 생활에 대해. 자유와 억압, 권력 등에 대해서. 책의 두께는 그리 두껍지 않지만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무게는 엄청난 것이었다.

  책의 말미에 슈호프는 영창에 가지도 않았고, 추위를 피할 곳 없는 <사회주의 생활단지>로 작업을 나가지도 않았고, 점심과 저녁 때는 운 좋게도 다른 때보다 죽 한 그릇을 더 먹을 수 있었고, 반장이 작업량 조절을 잘 해주어 즐거운 마음으로 벽돌쌓기를 할 수 있었던 것들과 같은 작고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나타난다. 요령껏 권력에 적당히 굴복하고, 자신에게 이익이 될만한 것이 있으면 눈치껏 행동하여 이익을 얻어내며 수용소 생활을 해나가는 그의 모습은 우리의 일상과 별반 차이가 없게 느껴졌다. 다만 그에게는 자유가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을 빼고는. 그는 수용소에 갖혀서 지내지만, 우리는 사회라는 거대한 상자 속에 갖혀서 지내지 않는가. 수용소에서나 사회에서나 자신의 이익을 조금이나마 더 얻어내기위해 요령껏, 눈치껏 생활하는 사람들은 있는것을.

  책 속에서 수감자들은 자신의 생활에 불만을 토로한다거나, 대놓고 사회에 대한 비판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저 지나가는 말로 농담삼아 슬쩍 던질 뿐 자기 앞에 닥친 일(밥을 제대로 먹지 못할까, 담배를 어떻게 얻어필 수 없을까와 같은 일들)에 급급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모습 때문인지 몰라도 책을 읽으면서 보다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과연 누구를 위해 죄없는 평범한 사람을 가두고 노역을 시키는 것인가.

  작가가 직접 노동수용소를 경험했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현실감있게 묘사된 것 같아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수용소 생활과 군대에서의 생활에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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