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나무 관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5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용태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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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 가운데에서도 독특하게 절반 이상의 이야기가 법정에서 이야기된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을 하기로 되어 있고, 병으로 누워있는 고모의 재산을 물려받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는 엘리노어 칼리슬이 있다. 그녀는 어느 날 고모의 곁에서 누군가 알랑거리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익명의 편지를 받고 겸사겸사 고모를 만나기 위해 간다. 헌데, 그 곳에서 그녀의 약혼자인 로더릭 웰먼은 고모를 간호하고 있던 메어리 제어드에게 한눈에 반해버린다. 그녀 때문에 사랑을 잃은 엘리노어 칼리슬. 그녀의 고모는 곧 죽고, 집은 팔기 위해 내놓아진다. 그렇게 끝이 났으면 좋았을 것을 그 곳을 떠났다가 집 정리를 하기 위해 돌아온 엘리노어. 그녀는 메어리를 다시 만나게 되고, 무슨 일인지 메어리는 모르핀때문에 죽게 된다. 동기, 상황 모두 그녀에게 불리하기만 한데. 어떤 관점에서 생각해봐도 그녀는 범인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녀는 무죄라고 한다. 그렇다면 진범은 과연 누구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는 등장 인물 중에 누군가 포와로에게 사건을 빨리 좀 해결해달라고 얘기해서 '정말 더럽게 보채대는구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고,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이건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인 증거는 꽁꽁 숨겨놨다가 나중에서야 밝혀지기 때문이다. 독자는 의심은 할 수 있을지언정 확신은 할 수 없는 그런 상태에 놓이고, 결국은 '사실은 이렇지롱~'이라면서 약올린다. 이런 책을 접하면 무지하게 심술이 난다. 공정한 게임을 좀 하자고!

  독자와의 공정한 게임은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이 책에서 다른 즐거움을 찾아보자. 내가 찾은 즐거움은 마치 체념한 듯이 법정에 앉아 파노라마처럼 엘리노어의 머리를 스쳐가는 지난 일들. 그리고 그녀의 심리상태였다. 자신이 생각해도 메리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웠지만, 자신은 죽인 기억이 없는. 하지만 그걸 변호하려는 마음도 별로 가지고 있지 않은 그녀의 모습은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줬던 것 같다.

  그지만 이 책 날 너무 심술나게 했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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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08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중학교때 참 재밌게 읽었는데 왜 이 시리즈들을 버렸을까 몰라요.

이매지 2005-08-08 2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걸 버렸단 말씀이셔요?
하나씩 빼서 보는 재미가 얼마나 쏠쏠한데요 - ㅋㅋ

panda78 2005-08-08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아주 쏠쏠하죠. ^ㅂ^ 갖고 다니기에도 딱인데...

이매지 2005-08-09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가방에도 쏙 들어가는 착한 사이즈와 적당한 두께! ^-^

마늘빵 2005-08-09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들이 그러니깐 더 아깝잖아요.. ㅠ_ㅠ 흙흙 일부러 그러시는거죠?
 
위치우드 살인사건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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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양에서 경찰으로 활동했던 룩 피츠윌리엄. 그는 경찰을 그만두고 영국으로 돌아오게 되고, 런던으로 가는 기차에서 우연히 노처녀 래비니아 풀러튼을 만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녀는 런던 경치성에 자신의 마을에서 일어나고 있는 살인사건을 막아달라고 가는 길이라고 했고, 런던에 도착한 그들은 각자 갈 길을 가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 신문에는 풀러튼이 뺑소니 사고로 죽었다는 기사가 나오고, 그로부터 얼마 뒤, 그녀가 다음에 죽을 것 같다고 한 험블비 의사가 죽었다는 기사가 나온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호기심에 위치우드로 찾아간 룩 피츠윌리엄. 범인을 잡기 위한 조사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 책이 매력이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번째로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녀의 로맨스가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생판 모르는 젊은 남녀가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알게모르게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두번째로는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탐정인 룩 피츠윌리엄이 좀 어리버리하다는 점이었다. 등장하는 탐정이 영리해서 똑 부러지게 일을 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긴 하지만, 룩 피츠윌리엄처럼 헛다리를 짚기도 하고, 실수를 하기도 하는 것도 매력이 있다. 탐정이라고 해서 특별한 존재는 아니구나 싶으면서 동질감이 느껴진다고 할까? 

  이 책의 원제는 Easy to kill 이다. 그 때문인지 책 속에서도 몇 번 이런 류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혐의만 받지 않는다면 살인처럼 쉬운 것은 없어요." 정말인지 아닌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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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속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3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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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 전, 유명한 화가인 크레일이 독살당한다. 유력한 범인으로 그의 아내가 지목되고 그녀는 가까스로 사형은 면하나 곧 감옥에서 죽고 만다. 그로부터 16년 뒤, 죽은 어머니는 딸에게 편지를 자신이 무죄임을 알리고, 결혼을 앞둔 딸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진실을 알고자 한다. 그리고 16년 전의 그 사건을 포와로에게 의뢰하고, 포와로는 그 사건에 얽힌 5명의 사람들을 찾아가 각각의 기억을 모아 진실을 밝힌다.

   이 책의 결말을 다소 예측하기 쉬운 편이었다.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범인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사람이 범인이었다는 점에서 난 반만 맞춘 셈이었다랄까?

   대개의 포와로가 등장하는 책에서는 포와로의 그 건방짐이 싫은데, (좀 더 겸손하면 좋겠지만 그러면 매력 없을 것 같긴 하다.) 이 책에서는 그런 포와로의 성격이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가 잘난척하면서 행동하는 건 초반에 사건을 의뢰받을 때만 나타나서 오래간만에 포와로의 추리를 편하게 감사할 수 있었다.

   물질적인 증거는 모두 없어진 상황에서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기억을 토대로 범인을 밝혀내는 이야기는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또 한 편으로는 사건을 겪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관점에서 사건을 서술하고 있는다는 점에서 문득 <핑거포스트 1663>이 다시금 생각이 났다. 책을 덮음으로써 범인은 알게 됐지만 다시금 그들의 증언을 살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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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선택함에 있어서 흔히들 보는게 등장하는 배우나 예고편에서 보여진 영상(내용)들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헌데 그런걸 모두 떠나서 단지 감독만 보고 영화를 선택할 때도 있으니 내게 있어 장진 감독이 그러하다. 그만의 재치있는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나로써는 그의 신작 <박수칠 때 떠나라>는 무조건 봐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헌데 우연찮게 시사회를 통해 미리 보게되다니. 아. 운이 좋았다.(미리본 것도 좋았지만 공짜라 좋았다.)

 
  유명한 카피라이터 정유정이 호텔에서 살해되고, 현장에서 휘발유 통을 든 김영훈이 발견된다. 그런 와중에 범죄없는 사회 만들기 캠페인으로 이 수사는 공중파를 통해 방송된다. 일명 특집 생방송 '정유정 살해사건, 누가 그녀를 죽였는가.'라는 이름으로. 사상 유래없는 70프로의 시청율을 자랑하며 전국민의 관심 속에 수사는 낱낱이 공개된다. 수사가 진행될 수록 김영훈은 수사선상에서 제외되어지고, 물 반 고기 반이라서 손을 넣어 물고기를 잡았는데 그 물고기를 놓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 사건은 혼란으로 빠져든다. 그러던 중에 시청율을 의식한 방송사의 주문으로 한바탕 굿까지 하게 되고, 사건은 발견된 증거들에 의해서 서서히 범인을 지목해간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이 영화는 감상도 쓰기 어렵다. 조금만 더 얘기하면 스포일러의 위험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범인이 누구냐가 결말인 영화를 범인을 알고 본다면 재미가 뚝뚝 떨어질테니 을 알면 영화 내용에서 벗어난 감상을 몇 자 적어본다.
 
  우선 이 영화 자체가 연극을 원작으로 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연극적인 색채가 느껴졌다. 연극이라는 것이 배우의 역할에 관객이 몰입해가는 게 중요한 만큼 이 영화도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중요시됐다. 적어도 그런 면에서 있어서 차승원, 신하균 모두 만족스러운 연기를 보여줬다. 다만, 단역이긴 하지만 박정아의 연기는 다른 등장 배우들에 비해서 다소 약하지 않았나 싶다. 그녀로써는 전체 영화에 묻어가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앞으로 계속 연기하고 싶다면 거울 한 번 보고 표정 연습 한 번 더하길 권해주고 싶었다. 
 
  또, 다른 영화에 비해서 이 영화에서 장진식의 유머는 반전에 묻힌 느낌도 없지않아 있다. 하지만 그래도 긴장감있을 때 그 긴장을 풀어주는 장진식 유머(아, 여우같다.)는 어느정도 남아있으니 부족하지만 그걸 즐겨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죽은 정유정의 수첩에 빼곡히 적혀있는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문장. 왜 박수칠 때 떠나라인지는 영화를 통해 답을 얻어보시길.
 
 


  여담이지만 차승원 멋있었다. 더불어 잠깐 등장한 정재영도 좋았다. (장진 사단 출동인가.)

꾸러기로 등장한 정재영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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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s 2005-08-05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재영 언젠가부터 멋있게 보여진,, 웰컴 투 동막골에서 멋있게 나왔던데,,

이매지 2005-08-06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전 아는 여자때부터 호감형으로 바뀌었어요 ㅋㅋ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는 웃겨요 ㅋㅋㅋ
 
지문사냥꾼 - 이적의 몽상적 이야기
이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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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요를 썩 좋아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너무 사랑 타령만 한다는 거다. 드라마를 보던 영화를 보던 사랑 사랑. 이거 원 대한민국은 사랑을 빼고는 대중에게 전달할 얘기가 없는건지. 그런 가운데 나름대로 신선한 가사(내용)로 다가온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이적이었다. 패닉, 카니발, 긱스, 솔로 앨범까지 그는 사회를 비판하기도 하고, 독특한 이야기들을 꾸며내기도 하는 등의 일들을 해왔었다. 그런 그가 책을 냈다니. 제목부터 독특한 <지문 사냥꾼>. 복작대는 버스에서 그의 입담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 책은 12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시작부터 그림책에 실린 그림들이 활자를 먹어버린다는 황당한 내용으로 시작되서(활자를 먹는 그림책) 김영하의 작품에서도 얼핏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음혈인간에 대한 이야기(김영하의 작품에서는 흡혈귀였던 것 같은데...뭐 소재는 비슷하지 않는가.)이구소제사 제불찰씨의 이야기, 공중도덕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게 응징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자백), 표제작인 지문 사냥꾼 등 그리 긴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는 이야기들이 한 아름 실려 있었다.

   물론, 작가를 가수로 보고 '노래하는 사람이 이만큼 글을 썼으면 괜찮게 썼다'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무슨 소리 책을 냈으면 작가로 생각을 해야지.' 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접하는 독자가 이적을 가수로 보던, 신인 작가로 보던간에 분명한 것은 이정도면 괜찮게 썼다는 거다. 아직 그가 글로 밥벌어먹고 살만큼 전문적인 글(짜임새나 구성이 약간은 부족한 듯 느껴진다.)을 쓴 건 아니지만 첫 술에 배부르랴. 이 정도면 갈고 닦으면 앞으로 발전할 것 같은 조짐이 느껴지는데. 이적이 또 다른 책을 낼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혹 다음 책이 나온다면 주저없이 그의 이야기를 다시 읽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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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8-16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