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세요
쓰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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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리카에게서 편지가 왔다. 이 편지가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인간이란 기다리는 동물이다. 인간처럼 기다릴 줄 아는 동물은 없다. 인간은 분명 기다리기 위해 태어난 존재일 게다. -**쪽

5월 27일

보내온 편지를 곧바로 열지 않는 것은 그 여운을 되도록 오래 즐기기 위해서. 품에 꼭 안아보고 물끄러미 쳐다보고 때로는 향기까지 맡아본다. 향기를 맡다니. 어쩐지 정상이 아니라고 느껴지긴 하지만 편지에서 떠도는 향기가 말 그대로 누이 그 자체인 것만 같다. 편지니까 이렇게 얼마든지 상상의 나래를 펼 수도 있는 게 아닐까?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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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 - O.S.T.
조영욱 음악감독, 최승현 작곡 / 파고뮤직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이 음반의 첫번째 트랙은 "왜 이렇게 눈만 시뻘겋게 칠하고 다녀?" "친절해 보일까봐."라는 영화 속의 대사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왠지 서글픈 현악기의 선율. (현악기에는 문외한이라 듣고 무슨 악기인지 알 수 있는건 첼로밖에 없다.) 처음 금자씨의 예고편을 봤을 때 흐르던 그 선율이었다.

이 선율로 금자씨를 만났다면 이 후에 등장하는 2번 트랙의 기도하는 금자에서는 제목과 어울리듯이 왠지 경건하게 기도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한 편으로는 내면의 갈등이 잘 드러나고 있는 곡인 듯 싶다. 특히 후반부에 긴장감이 고조되었다가 스르르 풀어지는 듯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다. 소리가 예뻐서 무슨 악기인가 찾아봤더니 쳄발로라는 악기라고 한다.

3번 트랙의 너나 잘하세요는 뭔가 웅장한 혹은 비장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곡으로 뭔가 부족하게 보이는 (들린다고 해야할까?!) 트랙이었다.

4번 트랙의 마녀 이금자는 한 곡 안에서 여러가지 느낌을 느낄 수 있는 곡으로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선율에 빠져듬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5번 트랙의 속죄에서도 쳄발로가 사용되어 신선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6번 트랙의 슬픈 인연은 (확실치는 않지만) 오보에 소리가 인상적인 곡으로, 오보에 외에도 여러 악기가 등장해 듣는 즐거움을 준다.

7번 트랙의 화창한 오후는 제목답게 6번 트랙까지의 약간은 어둡고 긴장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밝고 환한 느낌을 주는 곡이다. 6번트랙까지의 긴장을 이 곡으로 잠시 풀고 지나갈 수 있을 듯 싶다.

8번 트랙의 너무 변했어는 현악기의 흐느끼는 듯한 선율과 튕기는 듯한 음색이 약간은 느릿하게 진행되어 묘한 느낌을 준다.

9번 트랙인 구슬 이야기는 2번 트랙인 기도하는 금자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곡이었다. 선율도 좀 비슷하고.

10번 트랙인 천사가 지나간 자리에서는 피아노 선율이 조용히 이어지면서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듯 싶다.

11번 트랙인 이별에서는 멜로디는 플룻 선율이, 반주는 쳄발로가 맡아 묘한 어울림을 들려준다. 짧고 굵게 34초동안에.

12번 트랙은 제니의 자장가로 지금까지의 트랙에서 사람의 목소리라면 1번 트랙의 대화가 다여서 아쉬웠다면 이 트랙을 통해서 사람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사람의 목소리도 하나의 악기임을 느낄 수 있는 트랙이었다. 금자씨의 딸 제니의 목소리로 제니의 아픔도 이해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3번 트랙인 편지에서는 쳄발로 선율이 마치 오르골처럼 연주되는 기분이 들었다.

14번 트랙인 죄와 벌에서는 비발디의 느낌을 얻을 수 있었는데 비발디의 곡인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여튼 마음에 드는 트랙 중 하나였다.

15번 트랙인 방아쇠를 당겨라에서는 다른 어떤 트랙보다 긴박감이 넘치는 선율을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방아쇠를 당기기전에 고조되는 마음과 함께 방아쇠를 당기고 난 후의 긴장이 풀어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곡이다.

16번 트랙인 세상에서 제일 사악한 케잌에서는 저음의 피아노에서는 둥둥둥둥의 소리와 함께 긴장을 고조시킨다면 멜로디는 뭔가 침착해지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는 곡이다.

17번 트랙인 우울한 파티는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귀를 휘감아들어감을 느낄 수 있었던 트랙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든 트랙이었다.

18번 트랙인 Mareta, mareta no'm faces plorar은 1700년대 알리칸테의 자장가를 조르디 사발이 재해석한 곡으로 조르디 사발의 부인인 몽세라 피구에라스와 딸인 아리안나 사발의 이중창을 통해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한 번에 느낄 수 있는 곡 인듯 싶다,

19번 트랙인 친절한 금자씨 (Another Take)에서는 1번 트랙의 친절한 금자씨를 대사없이, 그리고 조금은 다른 음색으로 느낄 수 있는 곡이다. 1번 트랙과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마지막으로 20번 트랙인 제니의 자장가 (Another Take) 역시 제니의 음색이 들어가지 않아 선율 자체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무척이나 서글퍼지는 느낌이었다.

올드보이때에도 그랬지만, 영화는 둘째치고라도 꼭 갖고 싶은 ost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이번 금자씨 앨범도 기대에 부응하는 앨범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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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크리스마스즈음에 개봉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 이 영화를 여름이 다가고 있음을 알리는 말복 때 보다니. 뒷북도 좀 심한 뒷북이다 싶다.

   평범한 소녀인 소피는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자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소녀이다. 어느 날, 동생을 만나러 가던 소피는 곤경에 처하게 되고, 한 남자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다. 그 날 모자가게에는 황무지 마녀가 찾아오고. 그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오해하여 소피를 할머니로 만들어 버린다. 그에 집을 나오게 된 소피. 황무지에서 헤매다가 무머리 허수아비의 도움으로 젊은 여자의 심장을 먹는다는 소문이 자자한 하울이 사는 성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의 가정부로의 생활은 시작되고...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가슴설레게 했던 이 영화. 본래의 모습과 다른 모습으로 마법에 걸린 것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오즈의 마법사같다는 생각도 들게하고, 또 한편으로는 하늘을 훨훨 날아다닌다닌다거나 (걸어다닌다고 해야 하나?!) 원래의 모습보다 젊은 모습으로 있는 것에서는 피터팬도 얼핏 떠오르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났을 때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든 데에는 우선 스토리의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대표적일 것이다. 왜 전쟁이 시작됐으며, 하울의 성에 살고 있는 꼬마는 어떻게 그 곳으로 들어오게 된 것인지와 같은 점들은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원작 소설이 따로 있다고 알고 있지만, 단순히 영화만 봐서는 책의 전반을 생략하고 중반부터 시작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관객에게 전하려는 메세지가 단순히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가지라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왠지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과연 내면의 진실함을 알리고자 했던 것인지 하울과 소피의 사랑을 중심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전쟁은 나쁜 것이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인지, 자신에게 나쁜 짓을 한 사람이라도 사랑으로 보듬어주라는건지. 이건 너무 이야기를 벌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주인공인 하울은 꽃미남이었고. 영화 속에서 소피의 성격의 변화나 외모의 변화도 흥미로웠고, 화면도 마음에 들었지만 별 다섯개를 안겨주기에는 뭔가 부족한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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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5-08-15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이 보기엔 토토로가 최고 ! ^-^;;
아. 토토로 또 보고 싶어지네요 -_ ㅜ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 홀딱 반해버린 차승원. 그의 바로 전 작품인 <혈의 누>를 봐야지하고 잊고 있다가 이제사 생각이 나 찾아보게 됐다. 영화를 보기 전에, 저번에 시나리오 모니터링하러 갔을 때 들은 얘기도 있고 해서 어떤 영화인지 궁금했는데, 역시나 돈 많이 들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나름대로 신선한 영화라는 생각이 그 다음으로 들었다. 

  제지업이 주요 산업인 한 섬. 그 섬에서 조정에 바치려고 제지를 실어놓은 수송선이 불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뭍에서 온 수사관들. 그들이 도착한 날 참혹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건을 파헤치다보니 7년 전 천주교도로 몰려 능지처참을 당한 강객주의 이야기가 있었다. 강객주를 천주교도라 고발한 5명의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가고 범인의 정체는 묘연하기만 한데...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이 영화에는 볼거리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제지소의 모습이라던지, 검시 모습과 같은 것들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게다가 내용도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려운 스릴러물이다. 물론,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풀어지는 것이 다소 아쉬운 점이었지만, 이정도면 그럭저럭 볼만했던 것 같다. 다소 잔인한 장면들이 자주 나와서 꼭 저렇게까지 보여줘야했을까 싶은 마음도 없지않아 들긴 하지만...그리고 출연 배우들의 연기도 제법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원규역을 맡은 차승원도 그렇고, 박용우나 지성의 연기도 생각했던 것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다. 

 피비린내가 풍기는 영화.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가를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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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8-13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범인을 알고 있다.

이매지 2005-08-14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고 있습니다 ㅋㅋㅋ
아프락사스님 좋은 영화 모니터 요원이라면서요 ! ㅋㅋ
 
비밀결사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신용태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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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추리소설을 읽을 때면 드는 생각은 '어쩜 이렇게 주인공은 똑똑한 것인가!'라는 점이다.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그들의 모습은 아무리 소설 속의 인물이라고 하더라도 기가 팍 죽어버리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이 책 속에 등장하는 토미와 터펜스라는 젊은이들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뛰어난 머리보다는 일을 물고 늘어지는 끈기가 장점인 이들의 모습을 읽는 재미는 제법 쏠쏠했다.

   어린 시절부터 단짝 친구였던 토미와 터펜스. 그들은 전쟁 이후 마땅한 직장도 없이 일자리를 구하는 그렇고 그런 젊은이들이다. 우연히 다시 만난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 '청년 모험가 회사'를 만들고 우연히 일거리를 얻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영국을 구해내는 일이었다.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루시타니아 호라는 호화 여객선이 침몰된다. 그 배에는 전쟁의 형세를 바꿀만한 힘을 가진 문서를 운반하고 있던 사람이 있었고, 그는 그 문서를 침몰 전에 한 여인에게 맡긴다. 그 문서는 몇 년이 흘러 영국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가진 문서로 등장한다. 그 문서를 찾는 것이 바로 토미와 터펜스의 첫 임무이다. 영국의 운명은 그들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과연 그들은 임무를 성공리에 마칠 수 있을까?

   이 책은 이후 부부 탐정으로 여러 작품에 나오는 토미와 터펜스의 첫 작품이다.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보다는 모험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책은 제목은 은근히 무겁게 느껴져도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등장인물들 간의 유머러스한 대화나 그들이 겪는 모험, 그리고 '브라운'이라는 사람의 정체에 관한 일들은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너무도 평범하지만 유쾌한, 그리고 무모한 젊은이다운 두 젊은이의 모험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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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8-11 1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젤 첨인 줄 알았는데.. ㅎㅎ

여튼 전 N또는 M이 별로라서 토미- 터펜스 그리 안 좋아했는데

운명의 문이 아주 재밌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보게 됐죠. ^^


이매지 2005-08-11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게 첫 작품이예요~^-^ 여기서는 아직 둘이 결혼도 안했다구요 ㅋ
운명의 문은 언제쯤 보게 되려나 -_ -;;;

panda78 2005-08-11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운명의 문이 대망의 80권이죠. ^^

이매지 2005-08-1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흑. 게다가 그게 빠지는 5권 중에 하나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