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설탕 두 조각 소년한길 동화 2
미하엘 엔데 지음, 유혜자 옮김 / 한길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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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어리다고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지 않은 부모님. 그런 부모님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렝켄은 요정을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찾아간 요정은 렝켄의 사정을 듣고는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준다. 이 설탕을 먹은 부모님이 렝켄의 말에 반대할 때마다 그들의 키는 절반씩 줄어든다고 하면서. 그리고 정말 요정의 말처럼 그들이 렝켄의 말에 반대할 때마다 절반씩 작아져 결국에는 얼마되지 않아 성냥갑에 들어갈 정도가 되어버린다. "씻고 자라."와 같은 사소한 잔소리를 듣지도 않아서 좋았지만, 그것도 잠시, 렝켄은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후회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요정을 찾아가 부모님은 원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렝켄은 요정과 한 약속때문에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는 아이가 되고. 되려 부모님의 걱정을 낳아 모든 진실을 밝히고 부모와 렝켄 모두 서로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얻게 된다.

 
  흔히 아이와 부모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을 어렵지 않게 풀어가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렝켄을 통해서 누가 뭐라고 해서 올바른 행동을 하게 되는 것보다는 자기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그리고 부모는 마냥 아이의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는 동등한 입장에 있다는 생각도 다시금 하게 됐고. 무조건 어른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 어른의 말에 반항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 렝켄과 무조건 아이에게 명령을 내리거나 반대하는 것도 잘못된 일임을 깨닫게 된 부모. 모두에게 해피엔드 -
 
  내게 마법의 설탕이 생긴다면 나는 어디에 쓰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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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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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군 전쟁. 중세시대를 말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십자군 전쟁이다. 동방과 서방의 충동. 성지인 예루살렘을 되찾겠다는 일념을 앞세워 시작된 십자군 전쟁의 글로건. 단지 그것이 십자군 전쟁의 이유였을까? 이 책은 그 이면에 숨겨져있는 이유들을 보여주면서 최근 부시가 자행하고 있는 전쟁에 대해서도 꼬집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그저 예나 지금이나. 쯧쯧.'

  사실 역사라고 하면 굉장히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나마 한국사라면 중,고등학교때 들은 풍월이 있어서 대~충 큰 줄기정도라도 알고 있지만, 세계사에 대해서는 많이들 모르고 있는게 사실이다. (물론, 세계사에 관심있어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내가 수능을 볼 때만 하더라도 어려운 세계사보다는 사회문화를 많이들 공부했었다.나야 정치를 봤었지만.) 이 책은 그런 세계사의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 읽어도 어렵지 않을 정도로 쉽게 쓰여져있다. 혹, '난 글이 많은 책은 딱 질색이야!' 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만화로 되어 있으니 편하게 읽을 수 있을 듯 싶다. 게다가 군데군데 농담도 던지기때문에 지겹지도 않다. (한 예로, 책 속에 등장하는 은자 피에르가 타고다니는 나귀의 얼굴은 부시이다.)

  그렇다면 과연 십자군 전쟁은 왜 일어나게 된 것일까? 이 책에서는 여러가지 이유가 등장하지만, 봉건 영주들과 기사들에게 수탈당해서 불만이 치솟은 민중들의 관심을 밖으로 돌리기 위해 지배층이 정치적으로 벌였다, 순진한 민중들이 동방을 정복함으로써 한 몫 잡아보겠다는 생각으로 벌어졌다 등등의 이유들이 등장하지만 겉으로 내세운 명분은 결국 종교적인 것. 과연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 신의 계시였을까?

  흔히 왜 역사를 배워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우리는 '역사는 현재를 보는 거울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하지만 거의 천 년전에 있었던 일을 되풀이 하고 있는 부시의 모습은 무엇인가. 그는 거울도 안 보는 사람인가. 설득력없는 명분을 앞세워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가는 전쟁. 그리고 각종 테러들. 역사는 과연 되풀이되는 것인가. 왠지 서글퍼진다.

   책 뒤에 부록으로 달려있는 제노사이드의 심리학이라는 챕터를 통해서 대량학살에 대한 심리적인 고찰을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이제 2권을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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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5-09-06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귀 아니었어요? ㅎㅎ 부시 나귀.. 2권은 1권보다 가벼운 느낌이 들긴 해도 역시나 무지하게 재밌더이다. ^^

이매지 2005-09-0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어쩌자고 전 노새라고 써놨을까요 -_ -a 비몽사몽간에 써서 정신이 없었나 ㅋㅋ
 
이승환 라이브 - 무적전설 - 재발매
이승환 노래 / 티엔터테인먼트/코너스톤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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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무료하다 싶을 때면 한 번씩 꺼내서 듣는 음반이 바로 이승환의 라이브 앨범인 <무적전설>이다. 97년부터 99년까지의 공연이 담긴 이 음반은 눈을 감고 들으면 마치 공연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물씬 느낄 수 있다. 흔히들 이승환을 두고 '어린왕자'라고 하지만, 난 그 호칭보다는 '라이브의 황제'라는 표현이 더 좋다. 이승환하면 라이브고, 이승환의 매력은 라이브를 통해서 100프로 발산되기 때문이다. 우리 승환옹은 TV출연에서는 어째 빛을 발하지 못하시는지. (그 때문에 본인 스스로 TV출연도 별로 좋아하시지 않지만.)

여튼, 이 앨범에 실린 곡들은 그야말로 액기스 중에 액기스이다. 게다가 CD는 3장이나 되니. 97년공연부터 99년 공연까지 약 40곡을 듣고 나면 엄청난 시간을 보낼 수 있고, 게다가 다 들은 후에는 그 기운이 나에게로 전해지는 것 같아서 힘이 불끈 솟아난다.

기존 앨범에 속해있는 노래들은 라이브로 듣는 맛도 있지만, 세월이 가면처럼 리메이크해서 부른 노래도 있고, 라이브 앨범에 속해있긴 하지만, 라이브 곡은 아닌 '끝...'이라는 곡도 좋고. 게다가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인 '덩크슛'을 라이브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덩크슛은 나온지가 워낙 오래되서 원곡을 들으면 좋긴하지만 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기에. ^-^;;

무료한 일상. 나는 다시 무적전설로 으›X으›X! 기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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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9-05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쌰으쌰!
이승환 라이브 공연 한번 못가본게 천추의 한이올시다 ㅡ.ㅡ

이매지 2005-09-05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못 가봤습니다 -_ ㅠ 어릴 때는 승환옹의 공연이 몇달치 용돈이었고, 지금은 가려고 해도 번번이 예매를 놓치고 있는. 흠. 그러고보니 글은 어째 공연 수십번 갔다온 사람마냥 써놓은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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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주제는 '사랑'이 아닐까. 흔히 듣게되는 유행가 가사를 봐도, 영화의 내용을 봐도, 사랑, 사랑. 온통 사랑이 가득하다. (거기엔 이별도 포함.) 게다가 시내에서 길가는 사람을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있는지. 이 책은 그렇게 사랑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여가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 과연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너의 눈때문에 사랑해, 너의 근육때문에 사랑해. 너의 웃는 모습때문에 사랑해. 그렇다면 그게 바뀌게 되면 사랑하지 않는 것인가? "그냥. 으음. 사랑해.(사랑하니까 사랑하는거지.)"라는 극히 빈약한 이유말고는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책 속에서 주인공은 사랑을 통해서 자아를 발견하기도 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지 않은 어떤 점에 대해서 깨닫기도 한다.

  우연히 비행기에서 만나 사랑을 하게 되는 두 남녀. 남자는 이 만남이 확률적으로 봤을 때 이건 불가능한 만남이다. 그러니 그녀와의 만남을 운명으로 규정지으려고 하는 남자의 설레임(?)에서부터 사랑의 발전, 그리고 결국은 아무런 힘이 없어진 사랑앞에서의 절망 등의 감정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상적인 사랑을 철학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어쩌면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너무 어려워서 못 읽겠어! "라고 할 정도는 아니니 안심하시길.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분석이 심란한 마음에 불을 지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정곡을 찌른 작가의 말들에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행복했던 그 시절이 생각이 나기도 하고, 설레임도 생각이 나고, 체념에 가까운 감정들이 생기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것도 사랑인가싶기도 하고. 나는 왜 대체, 하필, 그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서 너를 사랑하는 것인가. 그리고 왜 그런 감정을 다 겪고서도 새로운 사랑에 또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것인지. 어차피 같은 반복일 뿐일텐데...

 

  여담이지만, 작가인 알랭 드 보통은 이 책을 25살에 지었다고 한다. 내 나이가 25살이 되더라도 이런 책은 짓지 못할 것 같은데...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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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9-0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25살요? 와~ 놀랍네요. 문장 하나하나 장난 아니던데.

이매지 2005-09-04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뒤에 옮긴이가 쓴 말에 그렇게 쓰여있더라구요 -
게다가 이게 처녀작이랍디다 -_ ㅜ

이리스 2005-09-05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매지님이 아직 25살이 안되었다는데에 크게 놀람.
(으흐흑... ㅠ.ㅜ)

이매지 2005-09-05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흐흐흐흑. -_ ㅠ
생각하신 나이가 25살에서 플러스예요? 마이너스예요?




이리스 2005-09-05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죄송해요.. 늙어서 그만 계산을 실수로..
대학생이면 대부분은 25살이 안되었을것인데.. -_-;; 엉엉엉...

이매지 2005-09-05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근데 서재활동하면서 제 나이로 보시는 분이 없어서 ^-^;;
괜찮아요 !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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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의 연인을 만나는 일이 객관적으로는 우연이고 따라서 가능성이 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하늘에서 천천히 펼쳐지는 두루말이에는 이미 쓰여 있다고, 따라서 시간이 [비록 지금까지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고 해도] 결국 우리의 선택받은 자의 모습을 드러내줄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15~6쪽

사랑이라는 것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의 어떤 독특한 면모와 결부되어 있을 때에는 그런 생각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클로이가 내 삶에서 하게 된 역할을 다른 사람도 똑같이 해낼 수 있다고 어떻게 상상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사랑하는 것은 그녀의 눈이고, 그녀가 담배에 불을 붙이거나 키스를 하는 방식이고, 그녀가 전화를 받거나 머리를 빗는 모습인데.-16~7쪽

중요한 것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녀가 그 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내가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모든 것에서 완벽함을 찾아내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이었다.-21쪽

우리는 선택한 사람 주위에 사랑의 방역선을 쳐놓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은 어떻게 된 일인지 우리가 가진 결함으로부터 자유롭고, 따라서 사랑스럽다고 결정해버린다.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서 우리 내부에서는 빠져나가고 없는 완벽함을 찾으며,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합을 통하여 어떻게 해서든 인간 종에 대한 불확실한 믿음[자기 인식에서 나온 모든 증거에 위배됨에도 불구하고]을 유지하고 싶어한다.-22~3쪽

사랑에 빠지는 일이 이렇게 빨리 일어나는 것은 아마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에 선행하기 때문일 것이다.-24쪽

전화는 전화를 하지 않는 연인의 악마 같은 손에 들어가면 고문도구가 된다. 이야기는 전화를 거는 사람의 손에 놓여 있다. 전화를 받아야 하는 사람은 그 이야기의 전개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다. 따라가기만 할 뿐이다. 전화가 걸려왔을 때 대답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전화는 나를 수동적인 역할로 묶어놓았다.-30쪽

서로 이끌리고 있다는 기호를 찾기 시작하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모든 것은 어떤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내가 기호들을 찾으면 찾을수록, 읽을 수 있는 기호들이 더 많이 나타났다.-34쪽

나는 사랑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상상하고 그 눈을 통하여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나는 그녀에게 누구인가? 였다. 그 질문의 재귀적인 운동 속에서 나의 자아는 점점 배반과 비진정성에 물들게 될 수밖에 없었다. -44쪽

진정한 자아라는 것은 같이 있는 사람에 관계없이 안정된 동일성을 이룰 수 있는 능력을 전제한다.-45쪽

나는 사랑받는 것보다 사랑하는 데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일에 집중을 했던 것은 아마도 사랑을 받는 것보다는 사랑을 하는 것이 언제나 덜 복잡하기 때문일 것이며, 큐피트의 화살을 맞기보다는 쏘는 것이,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쉽기 때문일 것이다.-71~2쪽

자신이 다른 사람의 사랑의 대상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만큼 기쁘면서도 무시무시한 일은 드물다. 스스로 사랑받을 만한 존재라고 확신하지 않을 경우에는 타인의 애정을 받을 때 무슨 일을 했는지도 모르면서 훈장을 받는 느낌이기 때문이다.-72쪽

보답받지 못하는 사랑은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안전하게 고통스럽다. 자신 외에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 자초한 달콤씁쓸하고 사적인 고통이다. 그러나 사랑이 보답을 받는 순간 상처를 받는다는 수동적 태도는 버려야 하며, 스스로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책임을 떠안을 각오를 해야 한다.-74쪽

누군가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둘 다 똑같은 의존적 요구들을 공유하고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애초에 우리는 그 요구 때문에 상대에게 끌렸다. 우리 내부에 부족한 것이 없다면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상대에게 비슷한 부족상태가 존재하는 것을 보면 기분이 나쁘다. 답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우리 자신의 문제의 복제품만 발견하게 되었으니까.-80쪽

나는 사랑 문제에 전문가가 아니지만 한 가지는 말해두겠네. 결국 누구와 결혼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가 않네. 처음에 좋아한다고 해도 끝에 가서는 좋아하지 않을 수 있네. 처음에는 미워하다가, 결국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도 있지.-96쪽

아름다움이란 결국 다른 사람에게 설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결론을 보여줄 수 있는 수학공식하고는 다르다. 남자와 여자의 매력을 둘러싼 논란은 어떤 그림이 낫다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예술사가들 사이의 논쟁과 비슷하다.-114쪽

사람이란 절대 그 자체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다. 이것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나 미워하는 바탕에는 주관적이고, 또 어쩌면 환상적인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138쪽

어쩌면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아주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하는 말을 이해하는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 우리는 제대로 말을 할 수없다는 것도. 본질적으로 우리는 사랑을 받기 전에는 온전하게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161쪽

어떤 사람을 사랑하면서도 헤어져서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 집을 꾸미는 일을 상상한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불가능하다. 함께 늙어가며 바닷가의 방갈로에서 틀니를 끼고 살아가는 것이 어떤 것일까를 생각하는 것은 우리에게 불가결한 일이었다.-192쪽

사랑의 비극은 그것이 시간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현재의 애인과 함께 있을 때 과거의 사랑을 대하는 무관심에는 특별히 잔인한 면이 있다. 오늘은 이 사람을 위해서 무엇이라도 희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몇 달 후에는 그 사람을 피하기 위해서 일부러 길[또는 서점]을 건넌다는 것은 무시무시하지 않는가. 나는 클로이에 대한 내 사랑이 그 순간의 나의 자아의 본질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녀에 대한 내 사랑이 끝난다는 것은 다름 아닌 내 일부의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달았다.-193쪽

사랑의 가장 큰 결점 가운데 하나는 그것이 비록 잠시라고 해도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195쪽

삐친 사람은 복잡한 존재로서, 아주 깊은 양면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도움과 관심을 달라고 울지만, 막상 그것을 주면 거부해버린다. 말없이 이해받기를 원한다.-2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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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09-04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 보셨군요. ^^ 재밌죠?

이매지 2005-09-04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읽으면서 우울해져버렸어요 -_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