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있는 호텔리어 리사. 그녀는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휴가를 얻었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이애미행 비행기를 타려고 한다. 하필 비행기는 연착이 되고, 그녀는 공항 로비에서 우연히 잭슨이라는 남자를 알게 되고, 그에게 호감을 가진다. 그리고 탑승한 비행기. 잭슨이라는 남자는 마침 그녀의 옆자리. 엄청난 확률이 아니냐며 좋아했던 것도 잠시. 비행기가 이륙하자 잭슨은 정체를 드러내고. 비행기 안에서 도망갈 곳도 없는 그녀는 그의 위협에 공포를 느끼게 되고, 도움을 요청하려고 해도 잭슨에 의해서 모두 저지된다. 그녀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영화의 첫 시작은 마치 로맨틱 영화의 한 장면 같다. 낯선 두 남녀가 우연한 계기로 호감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란. 하지만, 일단 비행기가 뜨고 난 뒤로는 공포 그 자체다. 유명 인사가 묵게 된 방을 다른 방으로 바꾸지 않으면 그녀의 아버지를 죽이겠다는 잭슨. 그녀에 대해서 일거수 일투족을 그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던 사람. 자신에 대해서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을 도망갈 곳도 없는 장소에서 만난다면 나라도 섬뜩했을 것 같다. 마냥 사람 좋을 것 같은 사람이 표정을 싹 바꿔 나를 위협한다면. 아. 미쳐버릴지도 모른다.

  짧은 러닝타임(85분)이지만 그 동안에 긴장감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지 않나 싶다. 물론, 전체적인 내용은 뻔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사운드가 빵빵한 극장에서 그 긴장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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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룸 2005-09-12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정말 짧군요!! ^^;;;;;;;

이매지 2005-09-12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75분이 아니라 85분이었어요 ㅋ

비연 2005-09-12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나쁘진 않은 모양이군요...흠.

이매지 2005-09-12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소 내용이 빤하긴 한데, 나름대로 긴장감 있어요 -

어룸 2005-09-13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ㅋㅋㅋ85분이었군요...^^a
 
십각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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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제법 유명한 시리즈가 하나 있다. 바로 이 책을 시작으로 하는 관시리즈. 불행히도 내가 이 책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지라 이미 책은 절판되었고, 대체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도 읽을 수 없는 슬픔에 잠겨 있었더랬다. 그러던 중, 이 책이 짜자잔!하고 다시 나오게 되었고, 이 때다 싶어서 주저없이 읽게 되었다.

  이 책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굉장히 유사하다(책 속에서 등장인물들도 몇 번 언급하기도 한다.). 아무도 없는 외딴 섬. 우연한 기회에 그 곳에서 머물게 된 사람들. 그 사람들이 한 사람씩 죽어간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나처럼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미스터리 연구회의 멤버들이었다. 미스터리 연구회답게 그 이름도 유명한 작가의 이름을 따서 엘러리, 카, 아가사, 반, 올치, 포, 르루라 불리는 이들은 미스터리를 좋아하지만 정작 자신들에게 닥친 위협 앞에서는 별 수 없이 범인의 존재 자체에 공포감에 질리게 된다.

  십각관이라는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도 흥미로웠지만(왠지 소년탐정 김전일이 생각이 났었다.), 그보다 육지와 섬을 넘나들며 진행되는 이야기 구조와 처음과 끝에 실린 범인의 글이 더 흥미로웠던 것 같다. 아. 마지막에 그 반전이란 ! 다음 작품인 <시계관의 살인>도 기대해볼만 할 것 같다. 아니, 이왕에 나오는거 관시리즈가 다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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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 - 이문구 전집 8 이문구 전집 8
이문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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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어떤 책에 대해서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생겨버리면 손에 잡기가 굉장히 부담스러워지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왠지 그 느낌만으로도 너무 어려울 것만 같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이라던지, 문학사에서 한 획을 그은 작품 뭐 그런 경우들. 내게 있어서 이 책이 그랬다. 왠지 어려울 것 같아서 읽을까 말까 고민만 하던. 하지만, 명색이 국문학도인데, 국문학 작품들을 너무 안 읽어본 것 같아서 마음을 굳게 먹고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술술 잘 넘어가는 페이지에 놀래버렸다. 이문구의 글솜씨 정말 굉장하다 !

  이문구 스스로의 어린 시절을 쓰거나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가 바탕이 된 이 책 속에는 총 8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다. 일락서산, 화무십일, 행운유수, 녹수청산, 공산토월, 관산추정, 여요주서, 월곡후야와 같이 한자로 된 제목들은 왠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했지만, 그 내용만은 너무도 정답고, 또 때로는 서글픈 우리네 이웃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는 한 때는 우리네 사람들의 다양한 인생사라고 볼 수 있을테고, 작게는 마을에서 한가닥했던 집안 출신인 내가 형편이 바뀌어 고향을 떠나살다가 다시금 들른 고향에서 옛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회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어린 시절 접했던 많은 사람들 중에 시대의 흐름 속에서 오롯이 사대부로의 자세를 유지했던 할아버지와 좌익운동가로 활동했던 아버지, 부엌일을 도맡아 했던 옹점이, 평소 화자의 부친을 따랐던 석공, 이상하게도 자신을 늘 아껴주던 친구인 대복이 등등. 많은 인물들의 삶의 배경 속에는 전쟁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있었고, 그 전쟁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저마다 성격이 변하가기도 하고, 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게도 됐다. 하지만 이문구는 이런 비애, 혹은 절망감을 대놓고 드러내면서 이래서 전쟁은 나쁜 것 !이라는 걸 표현한 것이 아니고 그저 마음씨 좋은 사람들을 보여주며 독자 스스로 전쟁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보게 해줬다.

   많은 현대인들, 그리고 요즘의 어린 아이들은 점점 더 고향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시골에서 살아보지 못하고 아파트에서 줄곧 살아온 이들에게 이웃간의 정, 친구와의 추억들은 너무도 먼 얘기가 아닐까 싶다. 그런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마음 속의 고향이라도 찾았으면하는 마음이다. 너무도 따뜻하고 푸근함과 정겨움을 주는 사람들. 그 때문에 너무도 마음이 아려왔던 책이었다.

  아. 이 책 뒤에는 어휘 해설이 가나다 순으로 붙어 있어서 몇 몇 이해가 가지 않았던 방언 어휘에 대해서는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냥 등장하는 페이지 밑에 각주를 달아서 표시하거나 괄호 속에 넣어서 설명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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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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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로 먼저 접해본 김훈. 그에 대해서는 앞선 두 작품을 읽을 때에는 다소 어려웠지만, 읽고 나서 마음에 와닿게 읽었기에 참 괜찮다 싶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떠났다는 이야기에 올 여름 계획으로만 잡았던 제주도 자전거 여행이 생각나 아쉬운 마음을 달래볼까하고 읽게 되었다.

  책 머리에서 김훈은 "이 책을 팔아서 자전거 값 할부를 갚으려 한다. 사람들아 책 좀 사가라."라고 하고 있어서 그런지 우선 점수를 따고 들어간 그. 이어지는 그의 글들은 '책 머리에'에서 느끼는 가벼움과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다. 작은 사물에 대해 고찰하는 점들이나, 현학적인 문체, 그리고 IMF로 인하여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애환에 이르기까지. 이 책 한 권에서 여러 작가의 글을 읽는 것처럼 다양한 느낌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이 자전거 여행인지라 자전거 여행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을까 넘겨 짚었었다. 하지만, 책장을 넘겨보니, 그에게 있어서 자전거는 하나의 수단이었을 뿐. 자전거를 타고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길들도 찾아가 그 곳에서 삶의 다양한 모습을 체험한 것이 주내용이다. 물론, 안동 하회마을이나 소쇄원, 부석사 등과 같은 유명한 문화재들에 대한 감정도 드러내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은 사람이 중심에 놓인 것 같다. 마암분교에 아이들의 모습, 섬진강 상류 여우치 마을에서 만난 사람들, 광주 사태 때 아무 이유없이 공격을 당했던 사람들. 그리고 멀게는 이순신에 이르기까지. 잔잔한 감동이 조용히 마음을 울렸다.

   읽기에 그리 쉬운 문장이 아니어서 그런지 읽는데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도 문득 사람을 만나 떠나러 떠나고 싶어졌다. 그리고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도 느껴보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바람이나 쐬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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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2005-09-09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상하게, 김훈 책을 못 읽겠더라고요.
아직 한 권도 못 읽어봤어요. 친구가 책을 선물해주기까지 했는데,
손이 안 가는 거 있죠.. '읽기에 그리 쉬운 문장이 아니'라고 하시니,
앞으로도 제가 손대긴 힘들 것 같아요. ^^
 
꿈을 먹는 요정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34
안네게르트 푹스후버 그림, 미하엘 엔데 글,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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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히 잠은 하루를 마무리한다는 개념만 가진 것이 아니다.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고, 다음 날을 보낼 수 있는 힘을 잠을 통해서 얻는다. 오랜 시간 잠을 자는 것보다 편안한 잠이 더 소중한 것임을 잘 알고 있는 '단잠나라'. 그 곳에서는 잠을 가장 잘 자는 사람이 왕이 된다. 그런데, 단잠나라의 '단꿈'공주는 악몽에 시달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보지만 결국 모두 실패로 돌아간다. 결국, 단잠나라의 왕이 단꿈공주의 악몽을 떨쳐낼 방법을 찾아 떠나고 그는 꿈을 먹는 요정을 만나게 된다.

  어린 시절, 무서운 꿈이라도 꾸는 날이면 다시는 잠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잠에 빠지지 않으려고 아둥바둥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결국은 잠들었다만.) 이 책은 나처럼 무서운 꿈을 꿀까봐 걱정하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아이가 정 무서워한다면 주문을 외우면 될테니까 말이다. 그럼 아이는 요정이 나타날 것을 믿고는 편안하게 잠잘 수 있을 것이다. 생긴 건 고슴도치처럼 생긴 요정이지만, 악몽을 먹어주는 요정이라니. 악몽에 시달릴까 걱정되는 밤이면 한 번쯤 만나보고 싶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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