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시대, 대형 운수상회 나가사키야의 유일한 후계자 이치타로는 밥만 제대로 먹어주어도 주위 사람들이 안도하는 병약한 소년. 게다가 소년의 주위에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요괴들이 가득하다. 병약한 그의 앞날을 걱정했던 외할아버지는 어린 시절 또래의 소년 둘을 데려와 앞으로 그들이 이치타로를 지켜줄 거라 말한다. 알고 보니 그들은 인간이 아니라 이누가미와 하쿠타쿠라는 무시무시한 요괴들! 대부분의 요괴들이 두려워하는 강력한 요괴인 그들이지만 나가시키야에 온 이래 평범한 인간 행세를 하며 가게 행수와 이치타로의 보모 노릇을 겸하고 있다. 할아버지로부터 부탁을 받았다는 이유로 하나부터 열까지 잔소리를 늘어놓는 요괴들의 과보호 속에 답답한 생활을 보내던 이치타로는, 그들 몰래 외출했던 어느 날 밤 피 냄새를 풍기는 살인자와 마주치며 기이한 연속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 출처 : 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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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변화 - 상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7월
품절


뭐든지 가능한 것은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해. 굳이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하거나 유용해야만 선택하고 행동할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10~1쪽

가난함과 부유함 사이에는 엄청나게 많은 단계가 있어. 그리고 가난한 정도도 얼마나 천차만별인 줄 아니? 너는 풍족하게 살아서, 한 달 수입 사백과 육백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몰라. 한 달 수입 천과 이천 사이에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어. 하지만 나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아. -15~6쪽

그 사람은 성스러운 의무를 수행하듯이 책을 읽었어. 무슨 책이든 일단 읽기 시작하면, 내용이 아무리 지루하거나 짜증스러워도 절대로 중도에서 그만두는 법이 없었지. 그 사람한테 독서는 신성한 일이었어. 사제들이 성서를 대하듯 인쇄된 글을 숭배했고 그림도 마찬가지였어. 그런 마음가짐으로 박물관에 가고 연극을 보고 연주회도 갔어. 그런 모든 것에 순수한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지. 모든 영혼적인 것에 친근감을 가지고 있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내 친근감은 오로지 그 사람만을 향해 있었어.-20쪽

내 남편이 완전한 내 사람인 줄 알았는데, 흔히 말하듯이 남편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까지, 영혼 구석구석의 모든 비밀까지 내 것인 줄만 알았는데, 사실은 전혀 내 사람이 아니라 철저하게 비밀을 간직한 낯선 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지. 마치 남편에게 전과 기록이나 변태적인 정열이 있는 사실을 알게 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그것은 내가 지난 세월 동안 가슴속에 품었던 남편의 이미지와 전혀 맞지 않았어. 남편이 어떤 특정한 점에서는 나와 가까운 사람이지만, 그 밖에는 길에서 우연히 만나 집에 데려온 그 작가처럼 정체를 알 수 없는 낯선 사람이라는 사실을 할게 된 거야.-26쪽

나는 다만 여자일 뿐이야. 그러니까 내가 사랑하는 남자와 관련된 문제에서는 인디언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탐정이고 성녀이고 스파이가 될 수 있어. 그렇다고 부끄러워하지는 않아 -111쪽

정말 비극적인 상황에서 불현듯 고통과 절망을 넘어 이상하게 냉정하고 무심해질 때가 있어. 그래, 거의 즐거워지는 거야, 너도 그런 기분 아니? 이를테면 사랑하는 사람의 장례식에서 '냉장고 문을 깜박 잊고 닫지 않았는데 손님 접대에 쓰려고 준비한 고기를 혹시 개가 먹어치우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별안간 떠오르는 것 같은... 다들 무덤가에 둘러서서 노래를 부르는데, 아주 침착하게 냉장고 문제에 골몰하는 거지. 우리 안에는 그런 면도 존재하기 때문이야. 우리는 그렇게 한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강변 사이에서 살고 있어.-146쪽

내가 지금도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다른 문제야. 누군가를 사랑하는 경우에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거나 얼굴을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기 마련이야. 모든 게 사라지지만 사랑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어. 하지만 그것도 실생활에서는 별로 의미가 없어. -236쪽

조건없이 사랑받기 위해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네. 영웅정신은 아니더라도 용기가 필요한 법일세.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영심이 강하고 나약하고 두려움이 많아서 사랑을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다네. 사랑을 주면서 부끄러워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맡기고 비밀을 털어놓으면서는 더욱 부끄러워하지. 인간은 원래 애정을 필요로 하며 애정없이는 살 수 없다는 슬픈 비밀, 나는 이것이 진실이라고 믿네.-257쪽

나는 이 세상 어떤 일에 대해서도 단언하지 않네. 다만 살면서 생각할 뿐일세.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일세. -288쪽

사람들은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살인 광선에 맞먹는 힘으로 서로를 죽이네. 결코 만족할 줄 모르고 자신, 오로지 자신만이 모든 애정을 받아야 하는 줄 아네. 상대방의 모든 감정을 송두리째 받길 원하며,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의 진을 빨아먹고 대지와 어린 생명의 힘과 수분, 향기를 앗아가는 커다란 식물처럼 탐욕스럽게 주변의 생명력을 앗아가려 하네. 사랑은 엄청난 이기심일세. 치명적인 상처를 입지 않고서 사랑의 강압적인 지배를 견디어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 같은가. 자네 주위를 한번 둘러보게나. 창문 너머로 집 안을 들여다보고 사람들의 눈을 직시하고 하소연을 들어보게나. 어디서나 똑같은 절망적인 긴장뿐일 걸세. 그 누구도 주변으로부터 받는 사랑의 요구를 참아내지 못하네. 기껏해야 한동안은 참아내고 타협을 하지만, 그러다 피곤해져서 결국 속병이 생기네. 위염, 당뇨벙, 심장 질환, 죽음.-292~3쪽

여자들은 쉽게 외로움에 시달리고 애정과 위로, 사랑을 그리워하네. -309쪽

고독을 넘어서서 마음과 영혼 속에 아직 기대하는 것이 있는 동안에는 그래도 견딜 만하고 살 만하다네. 썩 행복하거나 인간답지는 않지만 어쨋든 살아 있네. 저녁을 위해 아침에 시계의 태엽을 감는 것에도 의미가 있어. 그러고도 오랫동안 인간은 희망을 잃지 않기 때문일세. 절망, 도지하 견딜 수 없이 절망적으로 혼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는 매우 어렵지. 삶의 외로움에는 해결책이 없다는 인식을 참아내는 사람의 극히 소수에 불과하네. 대부분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서 허둥지둥 이리저리 쫓아다니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으로 도피하지. 그러나 이렇게 도피하듯 맺는 관계에는 순수한 열정이나 헌신적인 마음이 부족하네.-313~4쪽

삶은 뭔가 이루려고 하는 경우에 완벽하게 상황을 연출한다네.-3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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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3 - 소고기 전쟁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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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객 1권과 2권이 개별적인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와 감동적인 이야기를 버물여서 보여줬다면 이 번 3권에서는 제목처럼 오로지 소고기에 대한 이야기만 펼쳐진다. 마마백화점에 소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해 성찬은 우연찮게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 바로 이 책 3권의 중심 내용이다. 지난 2권에 나왔던 성찬의 경쟁자였던 오숙수가 등장하여 또 다시 대결을 하게 된다.

   사실 이 책의 제목인 '소고기 전쟁'은 조금은 부적절한 제목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분명 오숙수과 성찬은 소고기를 가지고 대결을 하긴 하지만 그걸 전쟁으로까지 말을 해야하는 걸까? 뭐 제목은 좀 마음에 들지 않긴 했지만 그래도 책의 내용은 그야말로 알차다. 아롱사태에서부터 대분할 정형이니 예쁘게 소매 상품을 만드는 것까지 그간 알지 못했던 다양한 상식을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더불어 숯에 대한 상식도 얻을 수 있었으니 일석이조.

   다른 두 권의 책보다 좀 더 드라마틱한 내용때문에 흥미진진했고, 그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 소고기에 대한 지식을 쉽게 풀어썼다는 점에서 작가의 수고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책 속에서 등장하는 장인의 모습에서는 정말 대단하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읽으면 읽을수록 만화란 이래서 힘을 가지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시리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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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2 - 진수성찬을 차려라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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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객 두번째 이야기. 이 책에는 부대찌개와 시집와서 처음 김치를 담군 며느리의 이야기, 대령숙수, 고구마라는 소재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1편에서보다 좀 더 감동을 주려고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뭐 그 감동보다는 재미가 더 컸던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은 '진수성찬을 차려라.'이다. 단순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맛있는 음식을 지칭하는 진수성찬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인 성찬과 그가 쫓아다니는 기자인 진수를 지창하는 것도 같아서 왠지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찬은 진수에게 우리 둘이 만나면 진수성찬이니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한다. 내심 귀엽더라.)

   이번 책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는 음식은 사랑과 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머니의 손 맛. 한 예로 아버지의 식당을 이어받겠다는 아들이 정확하게 계량을 해서 음식을 하려고 하고 아버지는 그것에 대해서 반대를 한다. 이에 아들은 집을 나가 요리를 배우게 되는데 그렇게 나가서 요리를 배우면서 요리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손맛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다시금 돌아온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처럼 규격화된 음식보다는 정성이 담긴 어머니의 음식이 더 맛있다는 이야기. 당연한 이치다.

    이 시리즈를 한 권씩 읽을 때마다 하나씩 새로운 상식을 얻게 되는 것 같은데 이번 책에서는 대령숙수라는 것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궁중에서 음식을 해 임금께 바쳤지만 이제는 대가 끊겨버린 그들. 나중에는 요정에서 요리를 해야했던 그들의 삶이 왠지 안타깝게 느껴졌다.

   점점 책을 읽을수록 재미도 있지만 상식면에서도 괜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부대찌개도 참 좋아하는데, 기회가 닿으면 소개된 집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과연 내가 귀차니즘을 이기고 의정부까지 갈지는 알 수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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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 - 맛의 시작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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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도서관을 얼쩡이다가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책을 고르는 경우가 있다. 오래두고 읽을 건 아니고 그저 학교와 집을 오가는 버스 안에서 읽을만한 책. 그런 책들은 대개 에세이류가 되곤 하는데 최근에 고우영의 <삼국지>를 읽고서 <열국지>나 <수호지>도 읽어볼까하고 그 쪽으로 갔다가 우연찮게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책 <식객>이다.

  혹자는 이 책이 <맛의 달인>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로써는 <맛의 달인>이니 <미스터 초밥왕>이니 그런 만화들을 보지 않았기에 그 책들과는 비교할 기회는 갖지 못했다. 이 책 자체로만 생각해봤을 때 어쨋든 이 책은 재미있다.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만화가 아닌 올게쌀이라는 쌀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해주고 그러면서 쌀의 종류나 왜 벼농사가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쉽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고추장 굴비라는 음식도 처음 알게 되었고, 또 가을 전어가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데 이제 가을이고 하니 전어가 먹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고...(전어는 먹어본 기억이 없다.) 하동관에 가서 곰탕 한 그릇 먹었으면 싶어지기도 하고...솔직히 흑백의 만화를 통해서 접하니 식욕이 확 당긴다는 느낌은 없지만 그래도 뭔가 끌리는 기분이랄까?

   우리 집은 시골에 땅이 있어서 그 땅에서 큰아버지가 농사를 짓기 때문에 나름 맛있는 쌀을 먹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밥맛도 괜찮은 편이었고. 근데 이 쌀에 계속 벌레가 생기니까 엄마가 냉장고에 쌀을 넣어버렸다. 그리고 밥을 해먹으니 영 밥 맛이 시덥잖은게 그 이후로 밥먹기가 싫어졌었다. 이 책의 마지막 이야기인 '밥상의 주인'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수백가지 반찬보다 제대로 한 밥이 최고라는 것. 오늘따라 김이 모락모락나는 밥이 먹고 싶어진다.

   만화의 끝에 붙어있는 요리법들은 갈무리해두고 한 번쯤 해먹으면 좋을 것 같다. 게을러서 과연 실행에 옮길지는 모르겠지만...어쨋든 흑백으로 접한다는 게 아쉽긴 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책인 것 같다. 당분간은 버스에서 이 책을 주로 읽게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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