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 이야기 2 - 돌아온 악몽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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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권에 이어지는 십자군들의 이야기. 이번에는 본격적인 십자군 원정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1권에 등장한 은자 피에르와 부시 나귀는 여전히 등장하고 있고, 십자군의 일원인 보에몽이나 레몽백작과 같은 사람들, 패배를 모른다는 이슬람의 영웅 카르부카(볼드모트같이 생겼단다.) 등의 인물들이 등장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1권보다 한층 더 선혈이 낭자한, 그리고 좀 더 사람들이 자기 욕심을 챙기는 이야기들이 2권에서는 진행되고 있다. 또한, 책의 첫 부분에 에필로그 부분에서는 이슬람 이전의 중동에 관해서 설명해주어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중동에 관한 상식도 전달해주고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랄까?

  여전히 김태권은 가벼운 말들로 십자군 전쟁이라는 다소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하지만, 종종 이런 가벼움이 조금은 도를 지나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하기사 그렇게 치면 아예 전문서를 읽는 편이 낫겠지. 어차피 이 책은 십자군에 대해서 일반적인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쓴 책인 것을. 딱딱하지 않은 교양만화이기 때문에 이 책이 일반적인 독자들도 주저없이 집을 수 있는 것이리라.

  이번 책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책의 중간중간에 이 얘기는 3권에. 5권에. 뭐 이런 식으로 아직 나오지도 않은 책과 연결시켜 놓았다는 것이다. 사실 1권을 읽고 시간이 좀 지난 뒤에 2권을 읽었더니 흐름이 좀 끊어지는 느낌마저 있었는데. 아직 나오지도 않은 다음권을 참고하라니. 으음. 나중에 다 나온 다음에 다시 한 번 읽으라는 소리인가?!

  서구의 시각에 입각한 십자군 이야기가 아닌 나름대로 공정한 입장에서 서술을 해주고 있다는 점, 그리고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 그리고 뒤에 참고문헌을 싣고 그에 대한 설명을 곁들여서 다른 책을 통해서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도와준 점, 그리고 전쟁에 참여하는 주체의 입장 뿐만 아니라 전쟁을 통해서 고통을 당해야하는 일반적 사람들의 입장도 보여주고 있다는 점, 십자군 원정을 통해 오늘 날 이라크 전쟁에 대한 이해를 해준다는 점 등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지만 가벼운 말투와 아직 나오지 않은 책에 대한 지시에서 점수를 좀 깎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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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 2005-10-08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세한 나용은 다음 권에.." 이것땜시 복장 터져 죽겠어요^^

이매지 2005-10-08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 전 나중에 다 나오거든 몰아서 읽을까도 생각했습니다 -_ -
 
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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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가끔 괴짜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책 속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고,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게 괴짜들과 만날 때면 참 특이한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사람들 덕분에 세상을 좀 더 유쾌하게 보낼 수 있게 된다. 한 예로, 최근에 노홍철을 보면서 정말 저 사람 괴짜같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이라부는 그보다 몇 수 위다.

  이 책의 등장인물인 이라부는 의사다. 그것도 정신과 의사. 흔히 정신과 의사를 생각하면 환자를 치료하다가 되려 자기가 미쳐버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라부를 보면 이런 의심이 저 밑바닥에서부터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것을 느낀다. 찾아오는 환자에게 툭하면 비타민 주사를 놓아주기 일쑤고, 게다가 간호사가 비타민 주사를 환자에게 놓아줄 때는 눈을 반짝거리면서 지켜보기도 한다. 뾰족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 깍두기 아저씨에게는 치료랍시고 다짜고짜 묶어서 주사를 놔주지를 않나(주사도 뾰족한 물건인지라 이 깍두기 아저씨 어울리지 않게 얼어버린다.), 공중그네 묘기를 어느 날부터 못하게 된 서커스 단원이나 계속해서 악구만 던지게 되는 야구선수가 찾아왔을 때에는 그들에게 공중그네를 가르쳐달라고, 혹은 캐치볼하자고 졸라댄다. 이거 원 누가 환자고 누가 의사인지. 게다가 장인의 가발을 벗기고 싶어서 안달이 난 학교 동창에게는 그렇다면 가발을 벗기면 되잖아? 라고 하며 직접 가발 벗기는 일에 나서기까지 하니 5살짜리 어린아이같다는 책 속의 등장인물의 평이 틀린말만은 아닌 듯 싶다.

  게다가, 비타민 주사를 놓아주는 간호사인 마유미짱은 담배를 물고서 주사를 놓아주기도 하고, 이라부가 공중 그네를 배우러 서커스단에 갔을 때는 표범무늬 옷을 입고는 담배를 물고서는 표범 우리 앞에서 하루종일 서있기도 한다. 게다가 우리가 흔히 간호사라고 생각하면 떠올리는 흰 색의 유니폼도 입지 않고 거대한 가슴의 계곡이 보일만큼 푹 파진 상의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기 일쑤다. 이거 원 의사도 이상하지만 간호사까지도 이상하다.

   이라부를 찾아오는 다섯 명의 환자들. 그들 저마다 남에게 툭 터놓고 말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이라부라는 괴짜같고 어린애같은 의사에게 터놓고 행동으로 그 원인을 제거함으로써 마음의 병을 치유하고 다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간다. 현대인들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사회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지. 우리 사회에서 이라부같은 의사를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한 번쯤 만나서 나의 정신적인 압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싶어졌다.

   책을 보면서 하도 키득거렸더니 저절로 내 기분도 업! 된 것 같다. 억지로 웃음을 끌어내기보다는 독자 스스로 웃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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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5 - 술의 나라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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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의 나라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 이번 책에서는 청주, 탁주와 같은 우리의 전통주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 잔의 술을 빚어내기 위해서 술을 빚는 동안 그것에 골몰하고, 정성을 퍼붓는 모습을 보니 기계식으로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술에 대한 회의가 조금은 들었다. 물론, 전통적인 기법으로만 술을 만들어낸다면 서민들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술이 가격적인 면에서 부담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일제 시대 때 많은 전통주들이 사라졌다는 이야기에 우리의 소중한 문화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 가슴 한 켠이 시려왔다.

  이 책 속에서는 술의 효용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땅 값이 올라서 부동산 열풍이 불어닥친 농촌 마을에서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이 마을 사람들 사이가 갈라지지만 성찬은 그 갈라진 틈을 탁주로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나 역시 술은 서먹한 사이를 친근하게 만들어주고, 아픈 마음을 보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단지 술에 관한 이야기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겨울에만 난다는 매생이에 관한 이야기(예전에 티비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 편의 단편 드라마 같았던 '반딧불이'라는 제목의 이야기에서는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고시 공부를 하는 남자를 뒷바라지하다가 사고로 여자가 죽게 되지만, 자신은 며칠이 지난 후 배고픔에 밥을 먹으며 눈물을 리는 식사의 고통이라는 이야기까지.  이번 책에서는 유독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 같다.

   권 수가 쌓이다보니 이번 책에서는 특별히 명대사 명장면을 보여주고 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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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변화 - 하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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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권에 이어서 하권에서는 페터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 유디트로 인하여 삶의 변화를 겪었던 페터. 하지만 그녀가 자신을 속이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자신이 생각했던 그런 사이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유디트와도 헤어진다. 마지막 이야기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유디트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로마의 호텔에서 드럼 연주자인 애인에게 자신의 전 남편(페터)의 이야기와 그의 친구인 작가 라자르에 대한 이야기를 날이 밝도록 이어간다. 페터와의 일들에 있어서 그녀의 진심이나 그녀가 일롱카에게 느꼈던 감정, 그리고 라자르와의 일들, 그리고 러시아로부터 폭격을 당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간다.

  앞 선 일롱카의 이야기와 페터의 이야기가 단순히 그들 사이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었다면, 유디트의 이야기에서는 시대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그리고 하류층의 인물이 상류층으로 갔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와 같은 한 인물의 변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기에 흥미로웠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세 사람은 저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 기대하는 바를 가지고 있었고, 또 이상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한 예로 유디트는 결혼하기 전에는 페터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경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결혼을 한 뒤에 그녀는 자신이 존경을 했던 것이 페터 자체가 아니라 그가 누리는 기득권이나 부였음을 깨닫게 된다. 한 집에서 하녀로 일하면서 그들의 생활을 지켜봤지만 결코 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기 때문에 가졌던 이상적인 모습이었을 뿐이었다. 그녀는 페터에게서 건초냄새가 난다고 했고, 그의 정돈된 생활, 짜여진 일과 등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녀는 페터의 아내로의 역할보다는 여전히 페터의 하녀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비록 그가 그녀가 갖고 싶은 것들을 살 수 있게 재정적인 도움을 주었다고 해도 단지 그런 부분만 달라졌을 뿐 그녀는 어떤 면에서 페터에게서 정신적인 교감은 얻을 수 없었다.

   세 남녀가 풀어나간 저마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주변에서 이들의 모습을 지켜본 두 사람. 페터의 어머니와 친구인 라자르가 과연 이들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궁금해졌다. 스스로 불행한 결혼을 했다고 며느리인 일롱카에게 말한 페터의 어머니. 그리고 이 세 사람의 모든 사건의 중심에 서서 알게 모르게 영향을 끼친 라자르. 과연 이 두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을까? 산도르 마라이의 열정적이고 힘을 조절할 줄 아는 문장들 때문에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몇 년이 지나고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그들이 겪었던 결혼 생활에 대해서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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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의 변화 - 하
산도르 마라이 지음, 김인순 옮김 / 솔출판사 / 2005년 7월
품절


사랑의 시간도 죽음처럼 시계나 달력으로 계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커다란 계획, 중대한 설계가 실패로 돌아가거나 생각했던 대로 맞아떨어지지 않네. 그래서 노여워하거나 아니면 담담하게 서로 헤어지고 다시 처음부터 모든 것을 시작하네. 희망을 품고서 다시 찾아 나서는 걸세.-355~6쪽

우리는 과연 스스로를 위해 무엇을 바랐던가?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을 주었으며 서로에게서 무엇을 받았는가? 이 얼마나 비밀스럽고 두려운 계산인가? 그리고 한 남자가 한 여인에게 마음을 쏟는 경우에 과연 사람 자체가 문제되는 것일까? 그보다는 갈망, 이따금 잠시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갈망이 문제되는 것은 아닐까?-356쪽

질투심은 경멸받아 마땅한 초라한 허영심에 지나지 않아.-358쪽

어른이 되면 외로운 법이고 외로운 사람은 모욕당했다고 느끼고서 좌절하든지, 아니면 세상과 일종의 명랑한 평화조약을 맺기 마련일세. -364쪽

처음 접하는 책은 뭔가 좋은 것이나 행복을 선사하든지 아니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아슬아슬한 상봉, 사람과의 만남과 같았네.-3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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