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음의 닥터 - 전2권 세트 - 법의관 ㅣ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퍼트리샤 콘웰 지음, 허형은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스카페타의 여덟번째 이야기. 그리고 아마도 올해 만나는 스카페타의 마지막 이야기. 지난 번에는 테러에 대응해 싸웠다면, 이번에는 유사 천연두 바이러스에 대응해 싸우는 스카페타의 이야기. 한층 날카로워지고, 한층 짜증스러워지고, 점점 자기의 세계에 고립되어가는듯한.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함인 스카페타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나 웨슬리와의 관계속에서 그녀는 자꾸만 웨슬리를 피하려 한다.)
버지니아 주 쓰레기 매립장에서 머리와 팔다리가 짤린 시체가 하나 발견된다. 8년 전 아일랜드에서 발견된 토막시체들과 유사하지만, 뭔가 좀 다른 느낌. 동일범의 소행이라고 하기엔 뭔가 안 맞는 느낌. 이 살인범은 스카페타의 메일로 살해현장에서의 사진까지 보여주며 대범하게 접근한다. 사건을 추적해가면서, 이것이 단순한 죽음이 아닌 전염병임을 알게 되고, 스카페타는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이번에는 데드닥(dead doc : dead doctor)라는 살인범이 손에 잡힐 듯이 다가와서는 스카페타에게 " 넌 네가 똑똑하다고 생각하겠지?"라는 말을 전하며 '잡아볼테면 잡아봐라.'라는 식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윽고 범인의 정체가 밝혀졌을 때에도 "넌 그래도 나보다 못해."라는 식의 결론으로 독자의 기대치를 이만치 높여놨다가 뚝 떨어뜨리는 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2권 중반부까지는 정말 긴장감있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마지막에 좀 맥이 풀린 듯한 기분이었다랄까.
이번 책에서는 링이라는 아주 짜증스러운 경찰이 등장해서는 스카페타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성질을 벅벅 긁어놓고, 모함에 빠뜨리려하고, 심지어 죄 없는 사람을 잡아서 감옥에 넣기까지 한다. 무시하는 게 상책이겠지만, 이번 책에서는 링때문에 더 히스테릭해진 스카페타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도 역시 사람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어느 때보다 스카페타의 인간적인 면이 돋보인 책인 것 같다. 더불어, 이제는 스카페타가 마크에 대한 감정을 정리하고 웨슬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와의 관계에서 어느 정도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