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마을 해면
자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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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화장을 시작한지도 얼마되지 않아서 사실 그동안 클렌징 크림을 쓸 일이 별로 없었는데 요새 슬슬 화장을 시작하면서부터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중요하다'는 광고가 틀린 말이 아니다라는 걸 들었어요. 그래서 클렌징크림도 마련하고 집에 있는 화장솜으로 닦기 시작했는데 화장 한 번 닦아내려면 화장솜 하나로는 부족한 것 같고, 또 화장솜이 밀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영 쓰기 불편하더라구요. 사실 또 한 번쓰고 버리기도 아까웠구요. 그러던 중에 해면이 좋다는 얘길 듣고 '조만간에 하나 사야지'하고 있던 찰나에 이 제품이 눈에 띄어서 구매하게 되었어요.

사실 제가 본 해면들은 가격이 이거보다 비쌌던지라 천 원 남짓한 이 제품의 능력이 좀 의심되었던 건 사실이예요. 하지만 정작 받아서 써보니까 저렴하다고 무시할 게 아니더라구요. 일단 처음에 도착하면 비닐 안에 저 해면이 들어있는데 물인지 뭔지가 약간 묻어있어서 한 번 씻어내고 사용해야해요. 포장지에 쓰여있는 사용법대로 미지근한 물에 물을 묻혀서 물기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짜내면 준비 완료. 

그냥 만질 때에도 스폰지처럼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데, 클렌징 크림을 닦으려고 얼굴에 닦아내니 자극없이 닦이더라구요. 해면에 묻어나는 화장잔해들은 좀 지저분해보이는데 그래도 비누로 빨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분홍빛으로 다시 돌아와서 위생적인 느낌. 이거 말고도 팩을 지울 때도 쓰면 좋을 것 같아서 오랜만에 워시오프팩을 바르고 이 제품으로 닦아냈는데 정말 효과 만점. 사실 워시오프팩을 쓰면 얼굴에 바른 걸 씻어내는 데만 한 참 걸려서 요새는 슬리핑팩이나 마스크팩을 사용하곤 했는데 이걸로 얼굴에 문질러주니까 금새 팩들이 해면에 묻어나더라구요. 평소에는 워시오프팩을 하면 세수를 적어도 두 번은 했는데, 이 제품으로 닦아내고 하니까 딱 한 번 세안을 해도 남은 잔여물없이 깨끗하게 팩을 제거할 수 있었어요. 

빨아서 쓰는 제품이고, 티슈처럼 먼지가 묻어난다거나 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생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한 번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니라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괜찮구요. (뭐 가격이 저렴하니까 하나 더 사는 것도 무리가 없다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피부도 해면을 사용하기 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느낌이구요. 다만 좀 아쉬운 점은 고리같은게 있었으면 걸어놓기 좋았을텐데하는 점이었어요. 빨아서 말릴 때 그냥 널부러놓기가 좀 이상했던. 뭐 그래도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있다거나 제품 자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니까 괜찮을 것 같아요. 싼 제품이지만 효과는 만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 이 제품에는 안 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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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가이기도 한 파블로 네루다를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영화는 네루다가 본국인 칠레에서 추방당하고 망명길에 올라 도착하게 된 이탈리아의 작은 섬에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실 보통의 사람들의 관점에서 본다면 네루다의 망명생활이야기를 소재로 삼을 법도 하건만, 이 영화는 네루다에게서 잠시 포커스를 비껴 그에게 우편물을 배달해주는 네루다 전문 우편배달원 마리오에게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어촌에서 생활을 하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는 이 사내는 네루다를 만나고, 베아트리체란 여자와 사랑에 빠져 본격적으로 그의 도움을 받음으로 자신이 그간 발견하지 못한 그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게 된다.

  나같은 경우에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라는 제목의 문학작품으로 이 영화의 내용을 먼저 만나봤기에 영화에서 책의 내용이 어떻게 보여지는가가 궁금했다. 영화를 처음 보고 가장 놀랐던 것은 주인공 우편배달부의 연령이었다. 책에서는 소년으로 등장했지만 영화에서는 그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노총각이었으니 약간 내 상상이 깨지긴했지만 영화의 내용은 그의 연기로 인해 더 살아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시네마 천국>에 출연했던 필립 노와레가 파블로 네루다로 등장했는데 그의 모습은 정말 네루다 그 자체로 다가올 정도로 인상깊었다. 세상만사에 눈을 뜬 시인과 세상사는 커녕 자신에 대해서도 눈을 뜨지 못한 우편배달부가 나누는 우정은 너무도 잔잔하게 내 가슴 속을 파고 들어왔다. 더불어 자신의 모습이나 사회의 모습에 눈을 뜨게 된 마리오가 세상으로 나와 맞서 싸우려는 모습은 그가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같이 느껴졌다랄까. 잔잔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평화로운 어촌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 음악과 화면, 그리고 스토리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 영화였다.

   덧) 이 영화에 마리오로 등장한 배우인 마시모 트로이시는 이탈리아의 국민배우라고 한다. 영화는 그가 감독에게 제안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때문에 감독만 영국인이고 출연자나 제작자들 심지어 대사까지도 모두 이탈리아어로 되어있다.) 마시모 트로이시는 원래 지병때문에 영화에 참여하지 않으려 했으나 감독의 요청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영화를 다 찍고 난 뒤 죽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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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모 신제품 테이프-파스텔 블루
벨기에
절판


원래 이 파스텔톤 테잎은 이런식으로 단품으로 팔지 않았었다. 다이모사에서 새로 선보인 큐티콘과 하늘색 테잎, 연보라색테잎이 세트로 구성되어 판매되었기때문에 그동안 이 하늘색 테잎을 손에 넣고 싶은 나를 안달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큐티콘과 파스텔톤 테잎 모두 단품으로 팔기 시작했으니. 이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얼른 구매하여 버디군에게 테잎을 먹였다.

학원에서 나눠주는 독해프린터물을 따로 정리해두고 있다. before에는 아직 풀지 않은 것을 모아두고 있는데, 파일이 비슷한 색이라 그런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그냥 좀 묻어가는 느낌이랄까.

이건 after 파일. 이 파일은 진한 파란색이 배경이기때문에 하늘색 테잎이 좀 더 눈에 확 띄는 느낌이다. 이거처럼 진한 파란색 위에 파스텔톤 하늘색테잎을 붙이면 눈에도 잘 띌 것 같고, 잘 어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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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i 2006-05-02 2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색 드디어 따로 판매하는군요.

Kitty 2006-05-03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쁘당. 전 파스텔톤 좋아해서 무조건 좋아요 ^^

이매지 2006-05-03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냐오님 / 일반 테잎에 비해서 가격이 좀 더 비싸더라구요. 서울에 사시면 제가 본바로 광화문 교보에서 젤 싸게 파는거 같아요. (2500원)
키티님 / 저두 파스텔톤 좋아해요~분홍색같은건 안 나오려나~ㅠ_ㅠ
 
강산무진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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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은 그야말로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 많은 이들의 마음을 글로 사로잡았다. 장편 소설인 <칼의 노래>, <현의 노래>로 이어지는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와 에세이인 <자전거 여행>을 통해 이어지는 그의 삶의 이야기는 그 대상이나 시대때문에 다른 느낌이 있긴 했지만 군더더기없는 그의 문장은 그의 어느 글에서나 만나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의 그런 문체는 소설을 꽤 빨리 읽어가는 내 습관을 무색하게 만들며 느릿느릿 한 걸음씩 문장과 문장을 읽어가게끔 했기에 왠지 '가까이하기엔 먼 당신'이나 개학을 앞두고 마지못해 해치워야하는 '숙제'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중 김훈의 소설집인 <강산무진>이 출간되었을 때 나의 고민은 이 숙제를 빨리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되도록 미뤄둘 것인가하는 것이었다.(물론, 이 책 속에 실린 작품 가운데 '화장'이나 '언니의 폐경'은 문학상을 수상했기에 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만나볼 수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문학상 수상작품집보다는 작가의 소설집을 좋아하는 관계로 미뤄두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매도 먼저 맞자는 생각으로 그의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처음 이야기인 '배웅'을 읽으면서 난 장편소설이나 에세이에서 접한 것보다는 좀 더 속도감있는 문장을 느낄 수 있었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김훈의 다른 글을 읽을 때보다는 빠르게 읽어갔다. 하지만 책장이 넘어가는 속도는 빨랐을지라도 그 여운이나 슬픔은 되려 오래도록 남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배웅'에서 만난 택시기사, 아내의 죽음도 그저 일상처럼 지나가는 '화장'에 등장하는 남자, '향로표지'에서 만난 등대장, '뼈'에 등장하는 교수, '고향의 그림자'에 등장하는 형사, '언니의 폐경'에 등장하는 슬픔을 가진 자매, '머나먼 속세'에 등장하는 챔피언에 도전하는 권투선수, '강산무진'에 등장하는 암에 걸린 회사원. 그들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 각각의 삶의 슬픔이나 고통, 그것과 대면하는 모습도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책을 읽는 독자의 모습과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두가지의 아픔을 가지고 있기마련이고, 누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 타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만약, 그들이 삶과 타협(혹은 순응)하지 않았더라면 아내의 죽음을 겪으며 화장품 광고에 대한 시안을 결정하는 일은 미뤄버렸을 것이고(화장), 그렇게 큰 의미도 없는 여자의 엉덩이 뼈를 박물관에 전시하는 일을 막았을 것이며(뼈), 담담하게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듯 이혼하자고 하는 남편의 말에 동의하지도 않았을 것이리라(언니의 폐경). 그들은 그저 그렇게 자신의 앞에 닥친 현실에 순응하며 그저 그렇게 해가 뜨고, 달이 뜨고, 바람이 부는 것같은 일반적인 모습으로 삶을 살아간다. 그들의 슬픔은 분출되지 않고 가만히 가슴 한 켠에 놓여져있기에 독자가 보기엔 되려 더 슬프고, 애처롭기만 하다.

  이런 등장인물들의 슬픔을 극대화시켜주는 것은 김훈의 문체일 것이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그의 문체는 군더더기가 없고 담담하다. 원래의 기사를 쓰던 그이기때문인지, 아니면 독자들이 그런 점을 떠올려주기를 바랬던 것인지 간혹 읽다보면 기사를 읽는 느낌을 받을 때도 더러 있었다. 등장인물에게 어떤 특정한 감정을 이입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저 글을 써내려가는 그의 문장은 되려 독자에게 등장인물에게 감정이 이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셈. 뭔가 기사같은 냄새가 풍기는데라고 생각한 데는 등장인물들의 직업이 전문성을 띈다는 면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짧은 단편 속에 그 직업의 특성을 녹여내기 위해서 사용하는 직업적인 말이나 행동은 전문적 기사에서 만날 수 있는 용어처럼 느껴졌지만, 되려 그런 면들이 그들의 삶과 결합하여 인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듯 하다.

  전반적으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마음은 '고독'과 '슬픔'으로 이루어져있다. 위태위태하게만 느껴지는 그들의 감정. 하지만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그들의 '일상'자체이다. 그들의 삶은 그런 감정에도 불구하고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계속된다. 내가 그렇듯이, 이 글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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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6-05-01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흠, 담백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리뷰로군요. 추천 한방!

이매지 2006-05-02 1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쓸 말이 머리에 잔뜩 쌓여 있는데 이상하게 글로 안 써져서 고생했어요. 나중에 수정할지도^^;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 대부에서 왕의 남자까지 영화 속 명장면 명대사
이보아.장상용 지음 / 열대림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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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당신의 머릿 속을 스쳐가는 영화가 한 편 있지 않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 책을 볼 자격이 있다. 어떤 영화를 생각할 때 전체적인 줄거리가 떠오르는 경우도 있겠지만 인상깊은 대사 한 구절이 떠오를 때, 특정 장면이 떠오를 때가 더 많다. 그만큼 그 부분이 강렬하게 다가온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기억에 남는 부분은 영화의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어쨌거나 명대사와 명장면을 소재로하고 있는 이 책은 어떤 심각한 영화 해석도 아니고, 그저 명대사와 명장면을 통해 영화의 줄거리를 소개하고 영화 속에 주인공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비슷한 소재의 책이나 영화를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영화들은 최신작인 '왕의 남자'에서 시작되는 영화 나들이는 저 멀리 '로마의 휴일'이나 '애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오래된 영화까지 이른다. 그 많은 영화(총 30편)들을 인간이 가지는 감정인 희, 노, 애, 락, 노, 욕 등과 같은 부분으로 나눠 각각의 영화들을 살펴보고 있다. 다시 영화를 볼 시간이 없다면 그저 그 영화 속에 등장했던 좋은 대사나 장면을 곱씹어보는 것만으로 다시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영상으로 만났을 때보단 감동과 재미가 덜하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냥 영화에 대해서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원하거나, 아니면 그냥 킬링타임용 책을 원한다면 읽을만하겠지만 어떤 깊이있는 이해를 원한다거나 이 책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책장은 가볍게 넘어갈지언정 허무한 마음은 달래기 힘들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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