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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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박사가 사랑한 수식>덕분에 알게 된 일본 서점 직원들이 선정하는 서점대상을 알게 되었다. 그 상의 1회 수상작이 바로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었던 것. 그 책을 읽으면서 이런 책을 선정할 정도라면 이 상을 믿어도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사실 읽기 전에는 돈을 받고 선정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었지만 정작 작품이 너무 좋아서 믿음으로 마음이 기운 것.) 그런 면에서 2회 수상작인 이 책은 일단 재미가 보장된 셈.

  이 책의 주인공들은 고등학교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쌓고 있는 청소년들이다. 학교의 행사인 보행제가 진행되는 동안에 그들 사이에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 행동의 변화들을 풀어가고 있다. 고등학생들의 행사라고 다소 우습게 보다간 큰코 다칠 정도로 이 학교의 보행제는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밤을 새워 무려 80킬로미터를 걸어야 하는 행사. 모두가 줄지어 그저 걸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 하나의 추억만들기는 충분할 듯 싶다.

  책 속에 등장하는 보행제처럼 뭔가 어마어마한 거리는 아니지만 사실 나도 고등학교 때 비슷한 행사를 경험했었다. 매년 5월이면 학교에서도 먼 과천 서울대공원까지 가서 10킬로미터 마라톤대회를 했던 것. 왜 거기까지 가서 행사를 해야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1학년 때는 나름대로 순위권에 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2학년 때는 나름대로 몸을 사리겠다는 생각으로, 3학년 때는 그저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산책간다는 생각으로 행사에 참가했다. 3학년 때는 아예 뛰지 않겠다고 작정을 하고 간 덕분인지 등수는 뒤에서 세는 게 더 빠를 정도였지만 그 때 10킬로미터를 함께 걸으며 친구들과 노래도 함께 듣고 음식도 나눠먹었던 일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보행제에 참가한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고 나의 기억을 다시금 더듬어볼 수 있었다.

  단순히 길을 걷는 것 이외에 별다른 일이 없었더라면 이야기는 밋밋한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다카노와 도오루는 이복남매이다.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들은 같은 학교에 같은 학년, 게다가 같은 반이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에 대해 벽을 설정해두고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이상한 반응때문에 둘은 사귀는 것이 아니냐는 주위의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하는 친구들에게 둘은 그저 "쟨 나를 싫어할꺼야"라고 얘기할 뿐. 누구에게도 자신들이 이복남매임을 밝히지 않고, 아는 척도 하지 않았던 그 둘의 관계는 보행제를 계기로 바뀌게 된다. 시시각각 변하게 되는 다카노와 도오루의 감정. 그리고 마침내 둘이 각자의 처지를 이해하고 조금 더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80킬로미터를 걸어야만 하는 압박감, 하지만 옆에는 친구가 있기때문에 힘을 내서 걸을 수 있는 아이들. 아무리 다리가 뻐근하고, 발에 물집이 잡혀서 걷기가 힘들어도, 자신의 고통을 함께 경험하는 친구가 옆에 있기때문에 그들은 무사히 보행제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단순히 80킬로미터를 걷는 행사가 아니라 보행제를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해서, 친구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그들은 얻게 된 것. 출발점에서는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하고 걱정하지만 정작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들은 무사히 도착점으로 들어오게 된다. 비단 그런 일들은 보행제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겪을 수 있는 일들이 아닐까. 그들은 보행제를 통해 좀 더 성장하고, 좀 더 생각의 깊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보행제에 대한 추억도, 나의 10킬로미터 마라톤의 추억도 다시 하라고 하면 으음. 그런 경험은 3번만으로 족하다고,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고 소리치고 싶은 마음. 추억은 추억일 때 소중한 것이니까.

  어쨌거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 편의 소설을 건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다음에 소개될 서점대상은 어떤 책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덧)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다소 헷갈리니 옆에 종이에 간략한 사항을 써두고 읽는 센스가 필요할 것 같다. 출판사에서 이런 센스를 발휘해줬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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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13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보셨군요. 그냥 잔잔하죠. 일본 소설 같은 느낌은 안나요.

이매지 2006-05-13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회 수상작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도 일본소설 느낌 별로 안 나고 따뜻하고 잔잔한 느낌이라 좋았었거든요^^ 이 책도 비슷한 느낌. 혹 <박사가 사랑한 수식> 안 읽어보셨으면 읽어보세요^^

마늘빵 2006-05-13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건 첨들어보는데 찾아봐야겠군요.

아망딘 2006-05-14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매지님..리뷰가 깔끔하고 매끄러와요..저도 이거 읽고 참 좋았었는데..님덕분에 박사가 사랑한 수식 이라는 책도 알게 되었네요 ^^

이매지 2006-05-15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리번 두리번. 아망딘님. 어딜 봐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 버럭! ㅋㅋ
박사가 사랑한 수식. 만족하실꺼예요^^
 

 
책 제목을 보고 얼핏 떠오른 책은 폴 오스터의 <빵굽는 타자기>였다. 책 소개를 보니 비슷하지 않을까싶은 생각이 스멀스멀. 그나저나 이 책 장르가 참 뭐하다. 이름까지 '아멜리 노통브'로 그녀와 같은 주인공이 등장하는 책이라니. 다른 책에서도 그녀의 삶이나 경험이 우러나기도 했지만(사랑의 파괴같은 작품) 이 책은 그보다 더 자전적 색채가 강한 듯. 작가를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가 되어주지 않을까싶다. 아멜리 노통브 특유의 글이나 구성은 다소 이제는 식상해지려고 하는 듯. 근데 왜 못 끊는 건지 통 알 수가 없다. 끄응.




제목에 걸맞게 표지가 너무 예쁘다. 그림이나 글씨 모두 제목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든다. 공지영에 그렇게 열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꽤 영향력있는(혹은 인기있는) 여성작가 중에 한 명이라는 점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듯. 시와 문학에 관한 이야기, 여성으로서 삶과 생에 대한 이야기 등이 담겨져있다고. 장영희의 <문학을 숲을 거닐다>와 전혜린의 에세이의 중간쯤의 느낌이 들 것 같은데, 읽어봐야 알 수 있을 듯.





미하엘 엔데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꼼꼼히 기록하는 메모광이었다고 한다. 그가 여기저기에 남긴 메모들 가운데 어른들을 위한 동화만을 선별해서 엮은 책이라고. 지난 번 <꿈을 낚는 마법사>를 읽으면서도 참 여러 방면의 글을 쓴다고 생각했는데 그가 남긴 메모는 어떤 방식일지 궁금하다. 이번엔 환상과 현실 사이를 또 얼마나 오고갈지.




법의학에 대해서 참 꾸준히 책을 내는 문국진의 책이 새로 나왔다. 그동안 <명화와 의학의 만남>, <명화로 보는 인간의 고통>, <명화로 보는 사건>등의 책을 지은 그가 이번에는 신화와 현대의학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번에 <명화로 보는 사건>을 읽으면서 좀 실망한 감도 없잖았지만 법의학의 관점에서 명화를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이 신선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곧 있으면 본격적으로 뉴토익이 시작된다. 뉴토익을 공부하면서 나뿐만 아니라 모든 토이커들이 그렇겠지만 아직 낯선 개념들때문에 당황스러움을 느끼는 듯 싶다. 실전테스트를 풀어봄으로 누가 더 빨리 적응을 하느냐가 뉴토익 성공의 관건일 듯. 아직 시중에 나온 모의고사 문제집이 많지는 않지만 이 책들을 통해 우선 감을 익히는 게 좋지 않을까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성석제의 산문집. 보통의 산문집은 자신의 경험에 대한, 혹은 생각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 책에서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식사로 적당한 음식, 국수류, 곁다리 음식, 마실거리로 나뉜 4개의 장을 통해 어떤 음식들과 어떤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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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지 2006-05-11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사면 <꿈을 낚는 마법사>를 끼워준데요-

가넷 2006-05-11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두개나 달려 있는 거지..ㅡㅡ;;;
근데 꿈을 낚는 마법사는 이미 가지고 있어서.,; 달려 오면 친구에게 선물이나 해야겠군요..ㅎㅎ

가넷 2006-05-11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 지운다는게 다 지워 버렸군요.....-_-ㆀ
 
지리 교사들, 남미와 만나다
지리교육연구회 지평 지음 / 푸른길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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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지리교과서에서 남미는 팜파스나 열대우림, 플랜테이션 농장과 같은 내용으로 만난다. 하지만 교과서에서는 사진보다는 글로 설명되어있었기때문에 그저 '그런 곳도 있구나'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나도 남미로 한 번 떠나서 그들이 경험한 것들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책의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을 지은 사람들은 지리교사들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뒤흔들, 아이들의 꿈을 채워 줄 한 장의 사진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출발 동기에서 느낄 수 있듯이 그들은 지리적인 탐사를 하기 위함이 아닌 교육을 위해서 그 곳으로 떠난 것이다. 시작에 앞서 그들은 왜 하고많은 지역 중에 남미로 떠났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구의 반대편이 어떤 곳인지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자연환경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잉카문명같은 고대 문명을 보기 위해, 보존과 개발에 대한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기 위해 등의 여러가지 동기를 가지고 그들은 남미로 떠났다.

  책의 구성은 크게 7개로 나뉜다. 타완틴 수요를 찾아서, 중위도의 태평양 연안, 안데스 산지, 팜파스, 브라질 고원, 아마존, 짧은 만남 깊은 울림. 여기에 덧붙여진 3가지 부록까지 그동안 남미엔 뭐가 있는지 궁금했던 독자라면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남미의 유적들과 문화, 그리고 지리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 듯 싶다. 책을 읽으면서 그래도 명색이 '지리교사들'인데 너무 지리적인 내용이 빈약한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만들면서 그들도 생각한 것이겠지만 너무 지리적인 내용을 포함한다면 책은 일반인들이나 학생들이 읽기에 어려워질테고, 그렇다고 남미의 문화나 생활에 집중한다면 지리적인 내용이 빠져 본래의 취지가 흐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인지 일단 본문에서는 최대한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하지만 부록에 실린 '안데스 깊이 알기'를 통해 남미의 지리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으니 적당한 타협점을 찾은게 아닐까 싶다.

  사실 국내에서 남미로 떠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남미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대척점(지구상의 어떤 지점에서 지구의 중심을 지나 반대쪽 표면과 만나는 지점)이기때문에 우리나라와 가장 멀리 떨어져있다는 탓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남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고추, 감자, 고구마, 옥수수, 토마토 등은 안데스로부터 유래된 농작물들이고, 커피도 꽤 많이 생산되고 있다. (책 속에서는 커피농장을 방문해 커피가 어떻게 생산되는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었는데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 신선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구리의 대부분도 칠레에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사실에 대해 별로 알지 못한 채 칠레와의 FTA 협정을 맺었다는 사실만 인식하거나 아니면 그런 인식마저 부족한 상황이다.

  한 예로, 우리가 흔히 '잉카문명'이라고 부르는 문명은 사실 '타완틴수요'라고 해야 맞다고 한다. 타완틴수요는 마추픽추를 건설한 나라로 유럽인들이 침략할 당시에 가장 강력하고 넓은 영토를 형성하고 있었다고 한다. 타완틴은 4, 수요는 방향을 뜻하기때문에 우리말로는 '4방국'정도의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침략 당시 안데스 산지를 중심으로 했던 이 광대한 나라를 잉카제국이라고 불렀다. 잉카는 '왕'을 지칭하므로 잉카제국은 '왕의 제국'이라는 뜻. 유럽인들이 타완틴수요를 잉카제국이라고 부른 것은 타완틴수요를 한 왕실의 나라로 폄하하고자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책에서는 설명하고 있었다. 때문에 우리가 침략자인 유럽인들의 시각이 아닌 남미인의 시각으로 본다면 잉카는 '잉카제국'이 아니고 '타완틴수요'가 되야 할 것이다.

  이런 역사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문화, 지리적으로도 남미는 흥미로운 나라였다. 사막지대인 리마에서는 비가 오지 않는 기후때문에 지붕없이 담만 있어도 집이 완성되고 2층집을 지을 때는 지진을 대비해서 기둥만 올리고 더이상 짓지 않는다고 한다. 또, 칠레에 있는 세계 최대의 노천 광산인 추키카마타 구리 광산촌은 길이가 5400m, 높이가 3540m, 깊이가 800m에 이르는 규모에 연간 생산량은 65만톤정도라고 하는데 수치만 들어서는 도저히 상상이 되지 않았다. 또, 검은강인 네그루강이 흰 강인 솔리몽에스 강과 만나 서로 섞이지 않은 채 톱니 모양으로 나란히 흘러가는 모습 또한 신기했다. 그 외에 소금으로 된 사막인 우유니,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호수인 티티카카 호 등의 낯선 환경도 흥미로웠다.

  낯선 지역인 남미가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은 더 가까워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회가 있다면 꼭 한 번쯤은 밟아보고 싶은 땅. 부디 내가 그 곳에 갈 때까지 제대로 보존되어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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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양의 두근두근 연애요리
김민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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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새는 블로그나 미니홈피에서 이름을 날린 분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접하는 일들이 빈번해졌다. 이 책을 지은 야옹양도 네이버 블로그에서 꽤 유명하신 분. 블로그를 안하는 나도 종종 놀러가는 블로그 중에 하나이다. 비록 유령손님이지만 구경갈 때마다 맛깔스러운 음식사진과 깔끔한 일상 사진들을 보며 즐거워하곤 했다. 더불어 난 왜 남자친구에게 음식을 해먹이고자하는 마음이 안 드는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어쨌거나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야옹양의 '연애'와 '요리'를 다루고 있다.

  사실 다른 사람들의 연애담을 듣는 것은 꽤 재미있다.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데이트하고, 어떻게 티격태격하고. 그런 얘기들이 재미있는 것은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도 연애를 하면서 한 번쯤은 겪어봄직한 이야기이기때문에 공감할 수 있기때문일 것이다. 연예인들의 거리감드는 연애담보다, 소설이라는 허구가 주는 연애담보다 야옹양이 들려주는 얘기들과 같은 연애담을 100프로 리얼 연애담이라 할 수 있을 듯. 친구의 연애담을 듣는 것처럼 '맞아, 맞아'라고 맞장구도 치고, '에이, 이렇게 하지 그랬어'하고 혼자 충고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우리의 일상과 같은 얘기들이다.

  일상적인 연애담에 곁들여지는 요리 레시피들도 흥미롭다. 좋건 싫건 누구나 하루에 최소한 한끼의 밥을 먹는다. 집에서 먹는 밥이던, 사먹는 음식이던, 사람은 먹어야 산다. 하지만 같은 음식이라도 '정성'과 '사랑'이 담겨있는 음식이라면 더 먹고 싶지 않을까? 야옹양은 그녀의 애인 정군에게 때로는 도시락을 싸서 놀래켜주기도 하고, 서로 마음을 털어놓고 할 얘기가 있을 땐 함께 만두를 빚기도 하고, 생일 때에는 케Ÿ揚?만들어 깜짝 놀래켜주기도 하며 '사랑'과 '정성'이 가득한 음식들을 선사해준다. 나도 애인이 있지만 사실 좀 귀찮기도 하고 요리에 별 소질이 없어서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 준 적이 없다. 기껏해야 계란후라이, 라면정도? 그렇지만 야옹양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뭔가 '정성'과 '사랑'이 담긴 음식을 한 번 해줘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맛이 없어도 맛있다고 해주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가지고. 이 책 가운데서 그에게 해줄 요리를 골라봐야겠다.

 

덧) 책 속에 등장하는 음식 사진들은 사실 요리책치곤 좀 작은 감이 없잖다. 때문에 좀 더 자세한 과정샷이나 요리 사진을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야옹양의 블로그(http://blog.naver.com/oz29oz)에 가서 구경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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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다 빈치 코드>의 제작 과정을 담은 공식 가이드북
세계 최고의 영화 제작팀이 2년에 걸친 완벽한 준비를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 <다 빈치 코드>의 모든 것을 담은 공식 가이드북. 철저한 비밀 유지와 보안 속에 영화 개봉일과 맞춰 전 세계 35개국에서 동시에 출간된 ≪다 빈치 코드-팬북≫에는 오리지널 시나리오 및 스크린 보드, 275장의 풍성한 스틸 사진이 들어 있다. 프랑스와 영국, 지중해 몰타섬을 배경으로 1억 3천만 불 이상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여된 영화 <다 빈치 코드>의 모든 것을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영화팬이라면 꼭 소장하고 싶을 것이다. 이 팬북만 보더라도 영화가 고스란히 머릿속에서 재현될 정도. 게다가 론 하워드 감독의 친필 스크린 보드는 소장 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이다.
이 작품의 원저자인 댄 브라운은 서문을 통해 “출판계엔 ‘작가가 할리우드에서 바랄 수 있는 최선은 실망하는 것뿐’이라는 오래 된 농담이 있다.”며 자신이 시나리오를 직접 쓰겠노라 마음 먹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그의 자신감은 몇 주 동안 계속 된 시도 끝에 큰 상처(?)를 입었고, 결국 백기를 든 댄 브라운은 마침내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행히 대본은 영화 <뷰티풀 마인드>로 오스카 상을 수상한 명각본가 아키바 골드만에게 맡겨졌고, 거장 론 하워드 감독이 메가폰을 잡게 되었다. 아키바 골드만과 론 하워드 감독의 작업에 진심으로 만족한 댄은 이 일을 두고 서문에 “내가 감히 대본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 농담 역시 ‘틀렸다’고 말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밝혀두었다.
이 책은 단순히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룬 책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 시스템을 엿보고 이해하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다. 원작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 작업 및 배우 캐스팅, 그리고 로케이션에 이르기까지 영화 제작의 디테일한 면이 어떻게 거대한 산업으로 발전해 가는지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책의 특징
▶ 영화 <다 빈치 코드>의 오리지널 시나리오 및 스토리 보드
영화 <다 빈치 코드>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원작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영화 자체의 컨텍스트에 맞게 재창조되었다.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가 장래 시나리오 작가나 영화감독을 꿈꾸는 영화학도가 아니더라도- 이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또한 영화화 되기 전의 밑그림이라 할 수 있는 스토리 보드(영화의 주요 장면을 간단히 그린 일련의 그림을 붙인 패널)가 다량 포함되어 있는데, 영화 한 신, 한 신을 지정한 스토리 보드의 방대함과 꼼꼼함에는 두 손을 들 지경이다. 아울러 론 하워드 감독의 친필 대본은 소장 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이다.

▶ 톰 행크스와 오드리 토투, 현장 스탭의 모습이 담긴 275장의 스틸 사진
올 칼라에 고급스러운 양장으로 제작된 《다 빈치 코드-팬북》에는 촬영 현장의 제작진과 감독, 배우들의 현장감 넘치는 사진들과 함께 밀도 높은 영화 속 장면이 무려 275장이나 담겨 있다. 주연인 로버트 랭던 역의 톰 행크스를 비롯해 소피 느뵈 역의 오드리 토투, 브쥐 파슈 반장의 장 르노, 그리고 리 티빙 경의 이안 맥켈런과 색소 결핍증의 실라 역의 폴 베타니에 이르기까지 쟁쟁한 배우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담긴 스틸 사진은 영화의 감동을 영원히 간직하게 만들어준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의상 디자이너의 원안 의상 스케치도 볼거리다.

▶ 링컨 성당이 감쪽같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변신한 사연
제작진은 파리, 런던, 스코틀랜드, 지중해 말타까지 쫓아다니며 유럽의 풍광들을 세밀하게 담아냈지만 문제는 정작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벌어졌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촬영 허락을 내주지 않은 것이다. 고심을 하던 제작진은 이에 링컨셔의 링컨 성당을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감쪽같이 변신시키기로 했다. 팬북에 등장하는 이 내용을 읽기 전에는 누구도 화면에 드러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진짜가 아니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 소설 속에는 없다! 오직 영화에만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
소설과 달리 영화는 3차원적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며 상상했던 것들이 내 눈앞에 고스란히 재현되는 즐거움은 영화에서만 누려볼 수 있는 기쁨이다. 영화 속, 다리가 불편한 티빙 경이 짚고 다니는 지팡이부터, 비밀의 내용이 적힌 양피지 서류를 보호하는 크립텍스까지 모두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한편, 영화 속 서두에 등장하는 로버트 랭던의 기호학 강연 장면은 소설 속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여러 번의 회상 장면이나 랭던의 머릿속에서만 반추되는 기호학의 중요성과 역사를 이해시키기 위해 특별히 강연 장면을 촬영했다고 한다. 여기에 사용된 상징과 영상 자료는 모두 이 장면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상징이나 기호는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 세트 안에 지어진‘또 하나의 루브르’와 고스란히 재현된 거장들의 120점 명화
루브르 박물관에서 악소가 42번지 취리히 안전금고, 베르사유 근방의 빌레트 성에서 영국 켄트의 비긴힐 비행장과 템플 교회,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로슬린 교회로 이어지는 장대한 여정. 소설 속에서 구체적으로 묘사, 언급된 실재하는 공간들을 어떻게 촬영했는가는 이 영화의 주된 관심거리 중 하나다. 사상 최초로 루브르 박물관의 촬영 허가를 받아 로케이션을 하긴 했지만, 심야를 이용해 외부 촬영한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즉 영화 속 실감나게 펼쳐지는 추격전의 무대인 대화랑을 포함한 내부는 실제 미술품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400평방 피트 규모의 어마어마한 스튜디오에서 재현된 것이다. 제임스 제밀의 미술담당팀은 이 대화랑에 걸려 있는 카라바조의 그림을 포함한 120점의 유화 걸작은 물론, 건축적인 세부 사항까지 정확한 고증으로 재현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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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책인 다빈치코드의 개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뚜껑을 열어봐야알겠지만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해냈을지 궁금하다.
출연배우나 감독은 빵빵한데.
나름대로 기대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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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09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 다빈치코드 반에반에반만이라도 다른 추리소설좀 봐줬으면 좋겠어요.

이매지 2006-05-09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정말 다빈치코드보다 괜찮은 추리소설들도 엄청 많은데말예요.
개인적으로 댄 브라운을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가 -_ -a

마늘빵 2006-05-09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다빈치코드> 하나로 엄청나게 우려먹네요. 정말 오래가는 건전지. ㅋㅋ
우려먹으면서도 괜찮은 작품들을 내놓는. 댄 브라운은 정말 돈방석에 오르겠군요.

이매지 2006-05-09 1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러스트판에 팬북에 게다가 다빈치코드의 진실류의 책들까지하면 10권은 족히 넘지 않나요? 그놈의 약발 너무 오래갑니다 ㅋㅋ

비로그인 2006-05-09 1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오히려 다빈치코드보단 디지털포트리스가 좋던데.. 이게 오ㅐ일케 인기인가 모르겠어요.. 주제가 모든사람의 관심을 살 만해서 그런가?? 사실 그 주제도 이곳 저곳에서 다 주워들은거던데^^;;

짱구아빠 2006-05-0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댄 브라운의 소설은 <다빈치코드>와 <디지털 포트리스> 이렇게 두권만 보았는데요,이 양반은 소설을 쓸때 영화화를 전제로 소설을 쓰는 듯한 느낌을 주더군요...

Koni 2006-05-0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빈치코드>가 워낙 베스트셀러니 그걸 읽고 추리쪽에 흥미를 갖게 되는 사람도 많겠죠.^^ 읽던 사람들이야 비교가 가능해도, 전 오히려 베스트셀러의 역할은 '안 읽던 사람이 뭔가 읽게 된다' 쪽이라고 생각해요.^^

마늘빵 2006-05-09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사와 악마>를 <다빈치코드> 2탄으로 영화화 해도 될거 같아요. 비슷한 배경과 주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