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라는 끈은 한국과 일본이라는 가깝지만 먼 나라도 묶어주는 힘이 있나보다. 이 영화 <린다 린다 린다>는 우리나라 배우인 배두나가 출연했다는 점만으로 고만고만한 일본영화 중에 비교적 눈에 띌 수 있었다. 한국인 배우를 유학생으로 출연시켜 자칫 잘못하면 민감한 부분을 건들수도 있었을텐데 이 영화는 다행히 음악을 통해 국적을 초월해 우정을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 영화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스윙걸즈>처럼 음악과 여고생들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물론, 다른 점들이 더 많기에 두 영화를 비교한다는 점에 좀 그렇지만 내가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딱 한 가지 점이 있었기에 예로 잠시 <스윙걸즈>를 들어야 할 듯. 그 단 한가지 아쉬움은 바로 크라이막스의 부진함이었다. <스윙걸즈>에서는 우여곡절끝에 스윙걸즈가 연주하는 장면이 좀 더 강렬한 인상을 줬다면 <린다 린다 린다>에서는 그 부분이 다소 부족한 느낌이었다. 물론, <스윙걸즈>도 <린다린다린다>도 엔딩은 모두 공연으로 끝났지만 확 끌어올리는 뭔가가 부족했던 느낌.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풋풋하고 잔잔하게 가끔씩은 키득거릴 수 있게끔 만들어진 영화였고, <스윙걸즈>보다는 좀 더 현실감있는 설정이라 그런지 이해하기도 쉬웠던 것 같다.


  갈수록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켜가는 배두나라는 배우에 대한 관심. (사실 예전에는 '모델 출신이 무슨 연기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자신만의 고집이 있는듯한 배우라 시간이 지날수록 호감형으로 바뀌었다.) 오버하지 않는 영화, 일상의 잔잔함을 나타내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음악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영화. 그리고 배두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봐두는 것도 좋을 듯 싶었다.

  <스윙걸즈>의 재즈밴드는 아니지만 <린다 린다 린다>의 펑크락 밴드도 나쁘지 않았다. 음악과 우정. 이 두가지 소재는 비슷한 모습이라도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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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 반양장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2002년 8월
구판절판


수필은 흥미는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수필의 색깔은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 않고 퇴락하여 추하지 않고, 언제나 온아우미溫雅優美하다. 수필의 빛은 비둘기빛이거나 진주빛이다. 수필이 비단이라면 번쩍거리지 않는 바탕에 약간의 무늬가 있는 것이다. 그 무늬는 읽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한다.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17~8쪽

많은 소설의 주인공들이 성격 파탄자들이라 하여, 또는 신문 3면에는 무서운 사건들이 실린다 하여 나는 너무 상심하지 않는다. 우리들의 대부분이 건전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소설감이 되고 기사 거리가 되는 것이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이 많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더 많다. 이른 아침 정동 거리에는 뺨이 붉은 어린아이들과 하얀 칼라를 한 여학생들로 가득 찬다. 그들은 사람이 귀중하다는 것을 배우러 간다. -21쪽

젊음은 언제나 한결같이 아름답다. 지나간 날의 애인에게서는 환멸을 느껴도 누구나 잃어버린 젊음에는 안타까운 미련을 갖는다.
나이를 먹으면 젊었을 때의 초조와 번뇌를 해탈하고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이 '마음의 안정'이라는 것은 무기력으로부터 오는 모든 사물에 대한 무관심을 말하는 것이다. 무디어진 지성과 둔해진 감수성에 대한 슬픈 위안의 말이다. 늙으면 플라톤도 '허수아비'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높은 지혜도 젊음만은 못하다. -29쪽

녹슨 심장도 피가 용솟음치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물건을 못 사는 사람에게도 찬란한 쇼윈도는 기쁨을 주나니, 나는 비록 청춘을 잃어버렸다 하여도 비잔틴 왕국에 유폐되어 있는 금으로 만든 새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아- 봄이 오고 있다. 순간마다 가까워 오는 봄. -30쪽

선물은 뇌물이나 구제품같이 목적이 있어서 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다. 구태여 목적을 찾은다면 받는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선물은 포샤가 말하는 자애와 같이 주는 사람도 기쁘게 한다. 무엇을 줄까 미리부터 생각하는 기쁨, 상점에 가서 물건을 고르는 기쁨, 그리고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것을 바라보는 기쁨, 인편이나 우편으로 보내는 경우에는 받는 사람이 기뻐하는 것을 상상하여 보는 기쁨, 이런 가지가지의 기쁨을 생각할 때 그 물건이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아깝지 않은 것이다. 선물을 받는 순간의 기쁨도 크지마는 선물을 푸는 순간의 기쁨이 있다. -52~3쪽

이 세상에는 책이 너무 많다.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전문 분야의 책만 해도 바로 억압을 느낄 지경이요, 참고 문헌만 보아도 곧 숨이 막힐 것 같다. 수많은 명저, 거기다가 다달이 쏟아져 나오는 시시한 책들, 그리고 잡지와 신문이 홍수같이 밀려온다. 책들의 이름과 저자를 많이 아는 것만을 뽐내는 사람도 있다. 나는 문과 학생들에게 고전만 읽으라고 일러 준다. 그러나 그 고전이 너무 많다. 이대로 내려가면 고전에 파묻힐 것이다. 영문학사를 강의하다가 내가 읽지 못한 책들을 읽은 듯이 이야기 할 때는 무슨 죄를 짓는 것 같다. 그리고 읽어야 될 책을 못 읽어, 늘 빚에 쪼들리는 사람과 같다. 사서삼경이나 읽고 <두시언해>나 들여다보며, 학자님 노릇을 할 수 있었던 시대가 그립다. -58~9쪽

찝찔한 눈물, H2O보다는 약간 복잡하더라도 눈물의 분자식은 다 같을 것이다. 그러나 그 눈물의 다양함이여! 이별의 눈물, 회상의 눈물, 체념의 눈물, 아름다운 것을 바라볼 때의 눈물, 결혼식장에서 딸을 인계하고 나오는 아빠의 눈물, 그 정한이 무엇이든 간에 비 맞은 나무가 청신하게 되듯이 눈물은 마음을 씻어준다. -69쪽

전화가 주는 혜택은 받으면서 전화기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 팬 아메리칸 여객기를 타고 앉아서 기계 문명을 저주하는 바라문 승려와 같은 사람이다. 물론 전화는 성가실 때가 많다. 한밤에 걸려오는 전화, 목욕할 때 걸려오는 전화, 독서삼매에 들어있을 때 걸려오는 전화, 게다가 그것이 잘못 걸려온 전화라면 화가 아니 날 수 없다. 그러나 그 화는 금방 가신다. 불쾌한 상대가 아니라면 잘못 걸려온 전화라도 그다지 짜증나는 일은 아니다. (중략) 전화는 걸지 않더라도 언제나 걸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점에 그 가치가 더 크다. 전화가 있음으로써 내 집과 친구들 집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자못 든든할 때가 있다. 전선이 아니라도 정의 흐름은 언제 어느 데서고 닿을 수 있지마는. -7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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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26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쪽 글귀가 마음을 울려요.^^ 참 좋습니다.

이매지 2007-05-26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다보니 5월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더라구요^^
마침 알지에서 리뷰도서로 받어서 낼름 읽기 시작한^^;
 


노다메 드라마를 보고 만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이런 저런 사정으로(그래봐야 게을러서) 아직 13권까지 밖에 못 봤다. 과연 이번 책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 궁금. 웹서핑을 하다보니 노다메와 치아키의 고뇌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던데. 어떤 식으로 이어질런지.







김영하의 첫 사진집(?)이 되려나. 김영하씨의 미니홈피를 들락거리면서 사진도 제법 감각있게 찍으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만나는 사진들은 어떤 느낌일런지. 신작 단편소설도 기대가 되고. 가벼운 책이 될 것 같지만 그래도 가볍게 읽기에는 좋을 듯. 밑의 사진은 김영하 미니홈피(http://www.cyworld.com/timemuseum)에서 퍼온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환승통로 사진. (다른 사진이긴 하지만. 쩝.)



예전에 모 인터뷰에서 성석제의 독서 취향을 살펴보곤 꽤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야말로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읽는 잡식적인 독서 취향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 성석제는 이 책을 통해서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아까운 이야기, 모두 다 알고 있지만 나만 몰랐던 어떤 것, 보고 들으면 유쾌하고 흥미로우며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어지는 생각과 느낌을 담으려고 했다고. 잡학다식한 이야기들을 성석제 특유의 입담으로 어떻게 풀어갔을지 궁금해진다.

 



요새 숀 호머의 <라캉 읽기>를 읽고 있는데 그렇게 어렵다고 느껴지지 않지만 술술 넘어가지 않는 뭔가가 있다. 게다가 읽으면서 좀 더 깊이있는 내용을 건들고 싶다는 욕심도 나고. 그러던 중에 새로나온 요 책을 알게 됐다. 라캉 정신분석학의 전도사로 자처하는 슬라보예 지젝이 쓴 책으로 라캉에 대한 입문서로 괜찮을 듯.




프로이트 또한 요새 관심을 갖게 된. <꿈의 해석>을 빌려놓기는 했는데 다른 책에 밀려 계속 미루고 있는. 프로이트에 대한 이론은 워낙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것은 많은데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서 한 번쯤 훑고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갔으면 하는. 이 책을 먼저 읽고 관심이 가는 챕터에 대해서는 단행본을 따로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오랜만에 찾아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히가시노 게이고의 팬 페이지에서 작품 인기투표를 했을 때 5위에 랭크됐다니 괜찮은 작품일 듯. (참고로 1위는 백야행, 2위는 비밀, 3위는 편지, 4위는 용의자 x의 헌신이었다. 38위까지 있었는데 5위면 꽤 높은 순위) 드라마로도 나와 있다고 하는데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는 재미도 괜찮을 듯.




얼마 전 읽었던 김탁환의 <리심>과 동일인물을 다룬 소설이 '리진 푸른 눈물'이 조선일보에 연재된 적이 있었다. 평소 김탁환의 글을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도 소재의 독특함에도 불구하고 썩 재미있지 않아서 신경숙의 리진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김탁환의 <리심>이 3권으로 나왔으면 <리진>은 2권으로 1권에서는 프랑스 외교관과 궁녀의 사랑 이야기로, 2권에서는 파리로 무대를 옮겨 생활하는 이야기가 등장한다고.

 

 


<중력 삐에로>, <사신 치바>를 재미있게 보고 요새 한참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들을 읽고 있는데 또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 작가의 이름은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국내에 나온 작품들은 꽤 많은듯. 이사카 코타로의 첫 단편집으로 데뷔 직후에 쓴 단편에서 2007년에 쓴 작품까지 4편의 중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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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7-05-25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캉 살짝 봤는데, 재미있더라구요. 좀 더 쉬울듯..^^;

이매지 2007-05-26 0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점에서 살짝 봤는데 괜찮을 것 같았어요^^

미우 2007-06-14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다메 17권 나왔었군요! 흐흐..
정보 감사합니다.
 
모독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코끼리
랠프 헬퍼 지음, 김석희 옮김 / 동아시아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모독'이라는 제목과 수채화풍의 그림이 왠지 언발란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작 책장을 넘기다보니 이 책의 제목인 '모독'은 내가 생각하던 모욕한다는 의미가 아닌, 주인공인 코끼리의 이름이었다. 모독은 코끼리 1만 마리 가운데 특별한 한 마리, 조련사 없이도 처음부터 끝까지 복잡하고 정교한 묘기를 부릴 수 있었던, 세상에서 가장 큰 인도코끼리의 이름이었다. 그 코끼리의 이름을 딴 모독 또한 모독다운 삶을 보내게 된다.

  이 책의 중심에 놓이는 것은 코끼리 모독과 그의 조련사이자 친구인 브람이다. 같은 날 태어난 둘은 비록 인간과 코끼리라는 종의 차이는 있었지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우정을 나눈다. 불안한 마음은 있었지만 가족과 같은 서커스 단원들과 생활했던 순간부터, 서커스단이 해체되어 모독이 미국에 가게 되어 브람이 밀항을 시도하고, 그 배가 난파되어 인도양에서 모독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되는 순간, 인도에서 모독의 주인인 서커스 단장의 추격을 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둘이 함께 늙어가는 과정이 이 책에는 그려져있다.

  브람과 모독의 삶을 모두 꿰뚫고 있기 때문인지 이 책은 이런 류들의 다른 책들보다 조금 두꺼운 편이었다. 하지만 70여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모독과 브람이 겪은 일을 생각한다면 이 지면도 부족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변해가는 세월을 더듬고 있자면 종종 대체 브람과 모독은 몇 살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략의 연령대라도 알려줬더라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욕심에 의해 재주를 부리도록 훈련받는 동물들. 낯선 환경 속에서 그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분명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조련사들이 브람처럼 인간적으로 동물을 대하지 않을 것이다. 때문에 동물들은 겉으로나, 마음으로나 상처받고 재주를 부리는 기계가 될 뿐이 아닐까 싶었다.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우며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라면 어쩌면 모독과 브람의 우정에 더 공감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책이 아닐까 싶었다.

  단순히 브람과 모독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브람과 모독의 험난하고 극적인 인생사가 있기에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특히나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서로 함께 있을 때도 떨어져 있을 때도 서로가 연결되어 있었던 브람과 모독. 그들의 우정을 반만이라도 따라갈 수 있는 인연이 내게는 왜 없을까라는 아쉬움과 질투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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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독 -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코끼리
랠프 헬퍼 지음, 김석희 옮김 / 동아시아 / 2007년 3월
품절


나무는 사람과 마찬가지란다. 인간이 나아갈 길에 대해 해답을 주지. 나무는 꼭대기에서 아래쪽으로 자라. 아이들은 나무 꼭대기처럼 젊음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고, 밑에 있는 어른들보다 많이 흔들리지. 아이들은 자연력에 더 영향을 받기 쉽고, 인생의 거친 비바람과 혹독한 추위와 뜨거운 태양을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는지를 시험당하고 끊임없이 도전당하지. 어느 정도 자라면 아이들은 나무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가족을 강화하여, 언젠가는 크고 튼튼한 가지가 돼. 세월의 풍파를 이겨내고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 아래쪽에 도달한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위에서 압박을 받지 않고 노년의 느긋한 평온에 잠기지. 나무 밑동은 언제나 더 따뜻하고 안전해. 밑동은 나무 전체의 무게를 견디고 떠받치기 때문에 보호받고 튼튼하지. -55~6쪽

"브람, 모든 생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너와 나는 알고 있어. 우리를 묶어주는 것은 생명의 연결 고리야. 그 살아 있는 고리는 너무 튼튼해서 절대로 끊어질 수 없어."요제프는 아들에게 미소를 지었다. "모독은 반드시 네 옆에 있지 않아도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 네가 이 방에서 자고 있을 때 모독은 다른 곳에 있었지만, 너희의 친밀한 관계는 조금도 멀어지지 않았잖니. 둘 사이를 갈라놓는 것은 지리적인 거리가 아니라 마음과 가슴이야. 모독을 잊어버려라. 그래야 네 마음에 평화가 찾아올 거야." -73~4쪽

때로는 도움도 받지 않고 결과를 감수하는 것보다 도움을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 스스로 만들어낸 자존심 때문에 고통을 받는 것은 인간뿐이지. 조물주가 동물에게는 그런 부담을 주지 않았다. 자존심은 거의 쓸모가 없지만, 조물주는 우리가 그걸 극복할 수 있는지보려고 우리를 시험한 게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일생은 내세에 이르는 징검돌 위에 세워지지. 징검돌이 없으면 우리는 절대로 목표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징검돌을 이용해라. 너는 이미 징검돌을 얻었다. 그건 네 것이다. -238쪽

훌륭한 스승은 남에게 배운 것을 가르치지만, 현명한 스승은 스스로 터득한 것을 가르치지. -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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