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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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9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얇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크게 2막으로 나뉘어지는 이 책은 두 사람이 고도라는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 생기는 일을 보여주고 있다.

  독자는 책을 끝까지 읽어도 고도는 누구인지 알 수 없다. 그들이 왜 고도를 기다리는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고도를 만나기 위해 매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고도를 기다리고, 같은 시간에 같은 꼬마가 와서 고도는 오늘 못 온다고 내일은 꼭 올거라고 얘기해준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면 그들은 어제의 기억은 잊고 새로운 날을 살아간다. 그들이 살아가는 목표는 오직 고도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그 목적을 빼곤 그들은 아무런 목적의식이 없고, 다른사람과 별다른 관계를 맺지 않는다.

  69년에 노벨상을 수상했다고 하여도, 그때보다 오히려 지금 사회의 모습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화된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일 쳇바퀴같이 돌아가는 일상, 각자가 추구하는 개별적인 목적. 지금도 그들은 고도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도를 기다리며, 언젠가 그를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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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어 납치사건
재스퍼 포드 지음, 송경아 옮김 / 북하우스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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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100권째 책을 잡게 됐으니, 그 이름하여 <제인에어 납치사건>!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과 같이, 이 책은 책에 대한 이야기이다. 책 뒤표지에 써있는 말로는 '움베르토 에코와 해리포터가 만나다!'라고 써있는데, 뭐 그럭저럭 동의할 수 있는 문구가 아닌가 싶다.

  여튼간에 이 책의 내용은 세계에서 세번째로 나쁜놈인 하데스(죽음의 신의 이름이기도 하다)를 잡기 위해 생기는 일이다. 하데스는 스스로 모습을 변하게할 수 있고, 투명하게 될 수도 있으며,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다. 그런 하데스는 처음에 마틴 체즐윗이라는 작품의 원작을 훔치고, 그 책 속에 있는 조연쯤되는 사람을 끄집어 내서 죽인다. 그로 인하여 책의 내용에는 약간의 변화가 생겨난다. 그러나 책으로의 여행을 도와주는 기계를 만든 사람인 마이크로프트(셜록홈즈에 나오는 셜록홈즈의 형의 이름과 같다)가 더이상 하데스가 그 작품을 망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태워버리게 되고, 그로인하여 하데스는 새로운 작품을 찾는데, 그 작품이 바로 제인에어이다. 제인에어를 책 속에서 납치하고, 그렇게 되자 책의 내용은 몇 장안에 끝나버리게 된다. (제인에어는 1인칭 시점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주인공인 서즈데이 넥스트는 제인에서 속으로 들어가고, 이렇게 저렇게 일을 겪어서 결국 하데스를 죽인다는 내용이다.

  <제인에어>를 읽은지가 너무 오래된지라, (기억에 초등학교때 읽었던것 같다-_-;;) 정확한 제인에어의 내용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굉장히 신선했다. 책 두께가 꽤나 두꺼워서(557쪽이나 된다-_-)읽는데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그래도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그리고 꼭 제인에어가 아니라할지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어떤 작품에 대해서 결말이 다르게 나면 어떻게 될까?' 라던지 '그 때 책 속의 그 사람이 다른 행동을 했다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라고 생각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상상을 통해서 태어난 책이다. 나처럼 제인에어를 읽은지 오래된 사람이라고 할 지라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작품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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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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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읽을까 말까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한 책이었다. 이전에 읽었던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를 읽고서 너무 종교적 색채가 강한것 같아서 거부감이 들었기에 왠지 망설여졌기때문이다.

  고민 끝에 읽기 시작한 <연금술사>는 <피에트라..>에 비해서 종교적 색채가 덜 묻어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양치기인 주인공이 보물을 찾기 위해서 자신에게 표적을 쫓아서 이집트까지 가서 전재산을 강도한테 뺏기고, 그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서 크리스탈가게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그리고 돈을 모아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에 그는 자신의 자아를 찾게 되고, 더불어 보물도 찾게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표적을 현재에 얽매여서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 빠지는 이들에게 뭔가 일깨워주는 면이 많은 책이었다. 소설이라기보다 뭔가 교훈을 잔뜩 담고 있는 책처럼 느껴졌고,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보다 훨씬 흥미로웠던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 책이 왜 그렇게 유명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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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등불 동서 미스터리 북스 122
엘러리 퀸 지음, 장백일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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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러리퀸의 두번째 단편 모음집인 신의 등불.(시그마북에서는 앨러리퀸의 마지막 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었다). 이 책은 신의 등불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장편에 비해서 내용의 전개가 빨라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앨러리퀸은 단편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뭐 가끔가다가 읽기에 거슬리는 부분도 등장했지만..(일본인이 나오는 단편에서는, 황인종을 약간 비하하는듯한 분위기가 돌기도 했었다.) 그리고 스포츠를 좋아라하는 앨러리퀸의 새로운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야구, 복싱, 경마, 럭비 등의 다양한 스포츠경기속에서의 앨러리퀸의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

  여튼, 신의 등불을 통해서 앨러리퀸의 글솜씨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장편은 장편대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맛이 있었고, 단편은 단편대로 소재가 독특해서 마음에 들었다. 짧지만 굵은 힘이라고 할까나.. 여튼 앨러리퀸의 소설을 거의 다 읽고 보니 약간 아쉽다. 이제 뭐 고인이니 새로이 작품이 나올리도 없고-_-;; 쩝. 다음은 누구를 건들여볼까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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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토끼
앤디 라일리 지음 / 거름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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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자살을 갖가지 방법으로 시도하는 토끼에 대한 카툰이다. 토스트기에 들어가 있기, 실연당한 여자에게 사랑에 관한 비디오 틀어주기, 외계인의 급소를 쳐서 성질을 나게 해서 죽기 등등. 이 책 속에서는 정말 다양한 방법의 자살 시도가 나온다.

 그렇게까지 죽으려는 토끼의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끼지만 더불어 드는 생각은 왜 저 놈의 토끼는 저렇게까지 죽으려고 하는걸까라는 것일까라는 점. 왜 그 녀석이 죽으려고 기를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튼간에 그 녀석의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삶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대사도 한 마디 없고, 그림으로 이루어진 얇은 책이지만, 실질적인 두께는 그보다 더 두꺼운 것들을 내포하고 있지 않았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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